(리뷰) 우아한 세계 (The Show Must Go On, 2007) Movie_Review

정말 짠한 영화다.
나이어린 남자들은 아직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이가 어느 정도 되고 누군가를 보살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삶의 무게가 느껴지기 시작하면 이 영화에 나오는 상황과 장면들이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다만, 영화 속 주인공은 일반 직장인이 아니라 건달이라는 차이점.
남자 주인공을 조직폭력배로 표현한 것이 약간의 비약 일지도 모른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남자들은 ‘아버지’ 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  당한다.
물론, 어머니들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이 사는 사회에서는 부모가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사회와 아이들은 부모들의 희생을 당연히 그들이 해야 하는 의무로 규정하고 당연하게 여겨 고마움을 잘 느끼지 못한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글쎄, 주인공 ‘강인구’(송강호)는 술도 마음껏 먹고 룸살롱도 마음껏 다니며 즐기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영화상에서 묘사된 ‘강인구’가 정말 원하는 것은 따뜻한 가정이다.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 같은 자식새끼들이, 자신이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인정해주기를 바라고 그를 남편으로 아빠로 따뜻하게 맞아주기를 바라지만, 아내와 아이들은 그의 속마음을 전혀 알아주지 않는다.
딸은 아버지가 창피하다며(아마 아빠가 건달이기 때문에)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일기나 쓴다고 한다.
조직의 큰형님과 큰 형님의 동생에게 돈을 상납하느라 변변히 벌어놓은 돈도 없는 불쌍한 강인구.
이번에 큰 건 하나 잡아서, 커다란 집을 사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아 보려는 꿈을 가져보지만, 왜 이렇게 다리를 걸치는 사람들이 많은지, 결국 모두 뺏기게 생겼다.
그래도 가족들 생각해서 성질 좀 죽이고 열심히 살아야 되겠다고 생각하는데,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칼잡이들을 간신히 따돌린 후 집에 돌아와 보니, 인구의 건달 질을 참다못한 부인은 고향으로 내려가 버렸다.
‘내가 왜 이렇게 사는데…’ 라고 울먹거리며 매달려 보지만, 부인은 눈도 깜짝 안한다.
결국, 새로 장만하려던 집 보증금만 날아가고, 상대 조직에 있는 친구가 알려준 정보에 의하면 자신의 목숨을 노린 녀석들을 보낸 것이 큰형님의 동생으로 밝혀지고, 이쯤에서 조용하게 타협보고 건달생활 청산하려고 찾아간 병원에서 결국 사고를 치고 만다.
자신을 칼로 찌른 큰 형님의 동생을 트렁크에 싣고 도주하던 중 따라오던 녀석들을 피하다 가 교통사고가 나서 트렁크에 있던 녀석이 죽어버린 것이다.
친동생보다도 더 자신을 아껴주던 큰형님 이었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결국 피는 못 속이는 것일까.
트렁크에서 죽어나간 시신을 본 큰형님이 자신에게 총을 쏘자 총을 빼앗아 큰형님마저 죽이고 만다.
결국, 정당방위로 교도소에 가게 된 강인구.
딸과의 관계도 회복되고, 이제 사람 좀 되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다.
여전히 ‘강인구’에겐 돌봐야 할 가족들이 있지 않은가?
번듯한 집에 아들 녀석 유학도 계속 시켜야 하고.
결국, 상대조직에 있던 친구와 손을 잡고 다시 생계형(?) 건달이 된다.
번듯한 집도 장만하고, 이제 좀 살만해 졌나 싶은데, 부인과 딸은 아들 녀석이 있는 캐나다로 함께 떠난 댄다.
졸지에 ‘기러기 아빠’가 되어버린 것이다.
라면을 끓여 먹으며, 캐나다에서 보내온 부인과 아들, 딸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결국 울음을 터트린다.

‘강인구’가 캐나다에서 보낸 비디오를 보다가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에 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다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는 장면이고 연기하기에 까다로운 장면인데, ‘송강호’ 이기에 연기가 무척이나 깊이가 있게 느껴졌다.
자기만 빼놓고 캐나다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에 화가 나서였을까?
그들을 위해 이렇게 건달 짓을 하는 자신을 창피하다며 몰아세우고 이해해주지 않아서일까?
혹자의 말처럼, 자신이 개같이 번 돈으로 가족들이 우아한 세상을 누리고 있어서?
알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완벽하게 녹아나는 장면인 것 같다.
역시, 송강호의 연기는 이런 영화에서 가장 무게감 있고 인상적으로 나타난다.
서두에 말했듯이, ‘강인구’(송강호)의 직업이 건달인 것은 약간의 비약일 수 있다.
‘강인구’의 직업이 건달이 아닌 다른 부류의 직업이라고 가정해보자.
가족들에게서 느끼는 소외감과 가장으로써의 의무감이 달라졌을까?

영화상에서는, 부인과 딸은 강인구의 직업이 건달인 것을 무척이나 싫어해서 그를 미워하지만, 이 시대의 많은 아빠들은 오직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 다양한 직업을 가지게 된다. ‘조직폭력배’ 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듣거나 지저분하거나 힘든 직업들이 많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실상 남편의 직업을 부끄러워하는 아내, 아빠의 직업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아이들은 많을 것이다.
번듯한 직장을 갖고 있다 해도, 남편들 아빠들이 완벽할 순 없다.
애정표현이 부족하여 무뚝뚝하기도 하고, 너무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출장이 잦을 수도 있고, 혹은 술을 좋아해서 매일 술에 취해 귀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족의 사랑을 간절히 바라고,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는 남편과 아빠들이 이 영화에서 묘사한 것처럼 가족들에게 소외받고 있지는 않은지.

영화가 끝난 후 그 끝이 말끔하지 않고 불편한 느낌이지만, 한번 볼만한 영화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99763
4575
11053903

google_myblogSearch_side

▷검색어

Flag Counter styl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