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기 드물게 영화 제목이 상당히 길다.
킬링타임 용 영화. 그러나 누구 말마따나 웰메이드 코믹멜로물이다.
분명 킬링타임 용 영화이고, 주연 배우인 ‘엄정화’와 ‘김주혁’ 커플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만큼 신선하다거나 예뻐 보이거나 매력적인 영화는 아니지만, 분명 ‘김주혁’의 매력에 빠지기에 충분하고, ‘김가연(간호사 미선 역)’의 코믹연기도 귀엽게 봐줄만하다.
‘엄정화’ 역시 노련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엄정화에 대한 호감도가 크지 않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 만큼은 그녀의 노련한 연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김주혁’의 재발견이랄까.
사실 등장인물 ‘홍반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말 별 볼일 없는 남자일지도 모르지만, 자취를 감췄던 3년간 별의별 기술들을 다 배운 모양이다.
어울리지 않게 골프 실력이 선수 수준이고, 바둑, 기계 수리, 말도 잘하는 등 못하는 것이 없다.
동네에 들어와 행패를 부리는 건달들과 17대 1로 맞장을 뜨고, 처음 보는 그녀에게 능청스럽게 반말도 하고, 매일 사고치고 다니는 그녀의 뒤처리도 깔끔하게 해내고, 언제 취득했는지 알 수 없는 공인중개사 자격증까지 소유하고 있다.
능력은 대단하고 큰 그릇이지만, 배경은 볼품없고, 뚜렷이 하는 일이 없는 동네일꾼(!) 홍 반장.
별 볼일 없는 평범한 남자인 줄 알았는데, 알수록 매력이 넘치고 의지가 되는 남자 홍 반장이 콧대 높은 노처녀 치과의사 ‘윤혜진(엄정화)’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알고 보니 ‘윤혜진’은 재벌집의 딸이다.
엄청 엄할 것 같은 ‘윤혜진’ 아버지 앞에서 남자친구 노릇으로 하고 일당을 받는 것을 보면 홍 반장 역시 대범하기가 만만찮다.
재벌회장님에게 기가 죽기는커녕, 오히려 바둑을 해서 이긴다.
남자인 내가 봐도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김주혁’의 능글맞은 연기가 홍 반장 역할에 아주 잘 들어맞는다.
‘김주혁’이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된 영화.
엄정화의 연기도 꽤 자연스럽고 봐줄만한데, 원래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없었다면 그녀의 매력에도 빠질 만큼 매력이 있다.
능청스런 간호사 ‘미선’을 연기한 ‘김가연’의 연기와 ‘윤혜진’의 싸가지 없는 친구 ‘지수’를 연기한 ‘이주리’가 인상적이었다.
사실 ‘이주리’라는 배우가 낯이 선데, 영화상에서 새침데기에 허영심이 많은 캐릭터로 나오기 때문에 그다지 호감형도 아니고 눈에 확 띄거나 스타가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이지만, 목소리가 상당히 허스키해서 기억에 남는다.
깔끔하게 빗어 넘긴 전문직 스타일의 머리, 조신하고 나지막하게 흘러나오는 그녀의 새침데기 같은 대사들 속에 가끔씩 옥타브를 넘나드는 허스키 보이스.
글쎄, 내가 소리에 민감해서 그렇게 들리는 것인지 아니면 그녀가 감기에 들렸는데 촬영을 강행한 것인지는 알 수 없는데, 해외 유학파들이 영어 억양 때문에 목소리가 굵고 허스키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일부러 목소리를 얇게 내려고 하다 보니 나온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목소리가 상당히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다.
물론, 현실에서 이런 캐릭터의 여자를 만났다면 ‘대X리에 똥만 가득 찬 된장녀’라며 욕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김주혁’과 ‘엄정화’, ‘김가연’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는 나름 웰메이드 코믹멜로.
독특한 제목 때문에 개봉 당시에 나름 이슈가 되기는 했지만, 흥행에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던 영화다.
‘웰메이드’라지만 기억에 별로 남는 것은 없는 킬링타임 용 영화.
이주리의 사진 몇 장.




네이버 영화정보 줄거리 스크랩-------------------------
일 없는 동네 아줌마나 탐낼 만 한 직업, 동네 반장을 하고 있는 남자. 훤칠한 키에, 수려한 용모, 모르는 일도 없고 못하는 일도 없는 30살의 남자 홍두식, 홍반장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특히 그의 군 제대 후 3년의 공백은 그를 더욱 미스터리하게 만든다. 그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동시 통역관이었다는 사람도 있고 유명 가수의 보디가드였다, 단신으로 수영해서 대서양을 건넜다는(!)소리도 있다. 귀신도 울고 간다는 이 남자 홍반장에게 일생일대의 태클이 들어왔다!!
윤혜진, 협박용으로 내민 사표가 그 자리에 수리된 비운의 치과의사! 정의로운 완벽 주의자, 치과의사 혜진. 평의사의 인권을 위해 시위하며 내민 사표가 즉석에서 수리된 바람에 직장을 잃은 여자. 자신의 철두철미한 의료행위가 결벽증에 또라이라고 폄하되어도 굴하지 않는 여자. 천만 운전자를 대변하기도 하고, 수백만 성범죄 피해자들을 대변하기도 하는 그녀, 결국 취업을 거부당하고 작은 도시에 정착, 개업을 한다.
개업 선물로 진로 달력을 주질 않나, 자고있는데 들이닥쳐 동네 청소를 하라고 하질 않나, 자장면 한 그릇을 배달시켰다고 도로 가져가질 않나, 무슨 일을 하든 어김없이 나타나서 시비를 건다. 그러는 홍반장은 퍽도 대단한 일을 한다. 자장면 배달에,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분식집, 라이브 카페 등, 허접한 일들은 도맡아서 하고 다닌다. 어딜 가든 보이는 그 남자의 얼굴에 치가 다 떨린다.
동네반장 경력 6년에 이렇게 사고치는 여자는 처음 본다. 동네 수퍼에서 남자 목뼈에 금을 그어놓고 치과를 줘도 모자랄 것 같은 외제차를 부셔 놨다. 그래 놓고도 뭐가 그리 당당한지 경찰차에 잡혀가면서도 큰소리다. 자기와 나와는 소셜 포지션(SOCIAL POSITION)이 다르다나? 살다 살다 이렇게 재수없는 여자는 처음이다. 그런데, 자꾸 눈에 걸린다. 일단, 이 남자 싸움을 잘한다. 거의 매트릭스에 가깝다. 본의 아니게 혜진을 구해주는 홍반장, 이런 남자, 여자는 그냥 지나치진 못한다.
그리고 이남자, 따뜻하다. 뭔가 다른 세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자꾸자꾸 눈이 간다. 이 여자 장난 아니게 떠들어 댄다. 시끄럽고 짜증나지만, 마치 운율이 있는 것처럼, 새가 노래 부르는 것처럼.. 밤에 어둠이 깔리듯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처음으로 내가 가진 것이 없는 것이 속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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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협박용으로 내민 사표가 그 자리에 수리된 비운의 치과의사! 정의로운 완벽 주의자, 치과의사 혜진. 평의사의 인권을 위해 시위하며 내민 사표가 즉석에서 수리된 바람에 직장을 잃은 여자. 자신의 철두철미한 의료행위가 결벽증에 또라이라고 폄하되어도 굴하지 않는 여자. 천만 운전자를 대변하기도 하고, 수백만 성범죄 피해자들을 대변하기도 하는 그녀, 결국 취업을 거부당하고 작은 도시에 정착, 개업을 한다.
개업 선물로 진로 달력을 주질 않나, 자고있는데 들이닥쳐 동네 청소를 하라고 하질 않나, 자장면 한 그릇을 배달시켰다고 도로 가져가질 않나, 무슨 일을 하든 어김없이 나타나서 시비를 건다. 그러는 홍반장은 퍽도 대단한 일을 한다. 자장면 배달에,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분식집, 라이브 카페 등, 허접한 일들은 도맡아서 하고 다닌다. 어딜 가든 보이는 그 남자의 얼굴에 치가 다 떨린다.
동네반장 경력 6년에 이렇게 사고치는 여자는 처음 본다. 동네 수퍼에서 남자 목뼈에 금을 그어놓고 치과를 줘도 모자랄 것 같은 외제차를 부셔 놨다. 그래 놓고도 뭐가 그리 당당한지 경찰차에 잡혀가면서도 큰소리다. 자기와 나와는 소셜 포지션(SOCIAL POSITION)이 다르다나? 살다 살다 이렇게 재수없는 여자는 처음이다. 그런데, 자꾸 눈에 걸린다. 일단, 이 남자 싸움을 잘한다. 거의 매트릭스에 가깝다. 본의 아니게 혜진을 구해주는 홍반장, 이런 남자, 여자는 그냥 지나치진 못한다.
그리고 이남자, 따뜻하다. 뭔가 다른 세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자꾸자꾸 눈이 간다. 이 여자 장난 아니게 떠들어 댄다. 시끄럽고 짜증나지만, 마치 운율이 있는 것처럼, 새가 노래 부르는 것처럼.. 밤에 어둠이 깔리듯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처음으로 내가 가진 것이 없는 것이 속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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