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 콘텐츠가 위험한 이유.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
다만, 그 단점이 너무 크고 치명적이라면 그 장점으로 옹호할 수 없다.
소위 ‘국뽕’은 그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을 키워주기 때문에 개인의 자존심은 물론 국가적인 측면에서 이로운 점이 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정보의 편협성과 객관성의 부족이다.
일부의 편협한 정보만을 발췌해 그것을 확대 재생산해서 현실을 왜곡시키는 것이 가장 문제라 볼 수 있다.
그것이 거짓말은 아닐지라도 일부의 정보 또는 일부의 의견을 마치 전체의 의견이거나 객관적 사실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결국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게 현실을 왜곡한다.
직접적인 거짓말은 아니지만 결국 거짓말인 것이다.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어보자.
외국인들이 한국의 ‘이것’에 열광해요. 역시 ‘이것’에 있어서는 한국이 최고이고, 외국인들은 한국을 부러워해요.
자연스러운 전개인 것 같지만, 논리의 비약이 있다.
모든 외국인이 아니라 일부 외국인의 의견이고, 일부 외국인이 좋아한 것이며, 따라서 모든 외국인이 한국을 부러워하거나 존경하거나 두려워하거나 하는 감정을 모두 가지는 것은 아니다.
즉, 일부 사실(가끔은 거짓말, 조작)을 가지고 보편적인 현상인 것처럼 확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국뽕’을 불러일으키는 결론으로 유도한다.
이런 방식의 콘텐츠가 위험한 이유.
위에서 언급했듯이 현실을 왜곡하기 때문이다.(거짓말과 조작을 하는 경우라면 더 악질)
요즘 이슈가 되는 내용 중에는 한국의 방산, 손흥민, 문화 수출 같은 것이 있는데, 한국의 방산 무기 수출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가격대비 성능이나 제조 능력 등이 좋게 평가받으면서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 지정학적 위치, 산업구조 등 다양한 요소들이 겹쳐 일어난 일이며, 그것 자체로 칭찬을 받을만한 일이 맞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당장 세계 어떤 나라의 무기와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고 다른 국가들의 방산 능력이 우리에 비해 터무니없는 열세에 있다는 오판을 하면 자칫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언급하며 50~70년 만의 급속한 경제 성장이 마치 한국만의 대단한 업적인 것처럼 말하지만, 중국 역시 개방 이후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뤄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
바꿔 말하면, 중국은 오히려 한국 보다 더 빨리 더 높은 위치까지 올라 선 것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의 자부심이 대단하고 서양인들이나 한국인들을 얕잡아 보기 시작했다.
(중국의 ‘국뽕’ 역시 대단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
중국의 ‘대국굴기’는 바로 여기서 오는데, 중국의 지도자들은 그동안 중국이 충분히 숨죽이고 있을 만큼 있었고, 이제는 굴기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여 미국에 대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현실은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있어 미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 현실을 간과한 것이 실수였다.
물론 그 바탕에 ‘국뽕’의 부추김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정작 문제는, 중국 인민들에게 ‘국뽕’을 이용해 부추기면서 스스로도 ‘리플리 증후군’에 빠진 것처럼 착각하기 시작한 것.
‘하룻강아지’가 세상모르고 날뛰거나 ‘리플리 증후군’에 빠져 자신의 능력을 과대하고 착각하고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현실을 오판하여 위험한 일을 벌이면 결국 피해는 국민들이 입게 되고, 그 뒤처리도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국뽕’ 콘텐츠를 경계해야 한다.
현실을 왜곡하고 객관적 사실을 모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말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한다면, 우리의 상황과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그에 따라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국뽕’ 콘텐츠는 그저 돈을 벌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들의 저품질 ‘쇼’에 지나지 않는다.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