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알고리즘 Essay

대답 알고리즘.

내가 만나는 어떤 사람들은 어떤 질문을 했을 때 항상 같은 대답을 한다.
마치 정해진 답안(알고리즘)이 있는 것처럼, 유사한 주제로 질문을 던지면 꼭 그 답변이 돌아오는 것이다.
이는 내가 예전과 동일한 어떤 주제를 던졌을 때, 그 사람은 그것과 연상되는 동일한 기억이 떠올라 그것에 의해 마치 정해진 것처럼 동일한 답변을 하는 것이다.

대체로, 학식이 부족해서 아는 것이 많지 않거나, 경험이 많지 않거나,
같은 주제에 대해서 비틀어 생각하려는 습관이 없거나,
자신이 생각하는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거나,
그런 주제에는 그 답변을 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이 항상 그런 주제의 질문에 동일한 답변을 한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자각하면서도 달리 떠오르는 생각이 없어 결국 그 답변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그렇게 매번 같은 답변을 들으면 짜증이 난다. 새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는 답변이기에 새로울 것이 없고, 내가 원하는 그 어떤 정확한 것에 조금 더 나아가지 못한 틀에 박힌 대답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주제로 대화를 하다가 예전과 동일한 답변을 듣고, 그것을 며칠 혹은 몇 년 후에 또 듣고, 또 몇 년이 지나도 또 듣는다.
굳이 예를 들면(답변이 아니라 질문이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척이 너 결혼은 안하니? 혹은 애는 안 낳니?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듣는 것과 같다.
이렇게 틀에 박힌 질문을 하면, 결국 또 틀에 박힌 동일한 대답을 한다.
이 경우에는 질문과 대답이 무한히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띠에 갇힌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마치 뇌의 뉴런이 알고리즘처럼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배치가 되어, 동일한 주제에 대해 자극이 들어왔을 때 그 뉴런들이 다시 활성화 되어 동일한 기억을 연상시키고, 그 동일한 기억 때문에 결국 동일한 답을 내놓는 것과 같다.

이렇게 항상 동일한 답을 내놓는 이유를 추정하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주제에 대한 새로운 경험이 없거나 혹은 새롭게 생각하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답이 도출되지 않는 것.
결국, 이런 동일한 대화의 반복은 정해진 수학공식처럼 고착화 되어서,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거부하게 되면(또는 귀찮아지면) 고정관념이 된다.
편견과 고정관념이 생기는 원리도 이런 것과 비슷할 것 같다.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일 수도 있다는 개방적인 태도, 내가 아는 것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으면, 같은 질문에 항상 같은 답이 나올 수밖에 없고, 스스로 더 나은 존재가 되지 못하고 같은 일을 반복하는 기계처럼 되어버린다.
항상 새로운 경험을 느끼려고 하고,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것의 새로운 면을 보려는 노력을 하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결국 기계의 부속품처럼 고정이 되어버리고, 용도가 제한된 그 부속품으로써의 역할 밖에는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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