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더기타 수리, 바닥 본드 제거하고 에폭시로 마무리 후 테스트, 검은색 바디로 교체 Music_Story

1월 4일. 바닥 에폭시 작업 2시간 5분 소요.
바닥에 생긴 흠집 메우기 위해 본드를 다량 바르고 테스트를 했으나 오히려 소리가 먹고 둔한 소리가 나서 실패하여 그냥 그 상태로 그만둘까 하다가, 마지막으로 손상된 부분을 보수할 겸 에폭시를 발라서 소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바닥에 잔뜩 바른 본드를 제거하는데, 아직 본드가 다 굳지 않아서 말랑말랑 하다.
말랑말랑한 상태이니 소리가 제대로 울리지 못하고 먹는 느낌이 나는 것.
어쩌면 본드가 완전히 굳은 다음에 소리를 들었더라면 소리가 먹지 않고 단단한 소리가 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되기는 하지만, 이 본드의 특성 상 단단히 굳는 데에 일주일에서 10일 이상 걸릴 수도 있고, 다 굳은 상태에서도 약간 말랑말랑한 특성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도 있다.
에폭시는 하루에 다 굳고, 굳었을 때 단단한 느낌이 나는 재료이니 마지막으로 에폭시를 발라보고 끝내기로 결정했다.
제거하지 않았던 나무 핀을 잘라내고 본드를 제거하는데, 본드가 나무에 스며들어서 상당히 넓고 깊게 침투해 있다.
본드를 완벽히 제거하려다 보니 나무를 상당히 넓고 깊게 깎아내야 했다.
말랑말랑하게 느껴졌던 부분 중에는 원래 바닥에 발라져 있던 우레탄 재질의 피복이었던 부분도 있다.
본드를 깔끔하게 제거하고 석재용 에폭시를 바르려는데, 겨울이라서 흰색 주재료가 굉장히 뻑뻑해져서 사용이 곤란하다.
헤어드라이어로 잠깐 뜨거운 바람을 불어주니 약간 흐물흐물해진다.
석재용 에폭시는 주재료(흰색)와 응고제(검은색)를 섞어서 사용하는데, 주재료를 더 많이 사용하고 응고제를 좀 덜 섞으면 훨씬 빨리 굳는다. 비율이 흰색 50%에 검은색 30% 정도 비율로 섞으니 금방 굳어서 좋은데, 대신 금방 굳기 시작하기 때문에 빨리 작업해야 한다.
많이 파낸 바닥을 먼저 작업하고 다른 곳에 바르는데 벌써 굳기 시작해서 작업이 쉽지 않았다.

반나절 정도 지난 뒤 에폭시 바른 곳을 사포로 문질러서 거친 부분만 제거하고 기타를 조립하여 소리를 들어봤다.
본드를 발라 마무리 했던 상태의 소리에서 이상했던 소리가 없어지고 상당히 복구가 되었다.
이어폰으로 들을 때 뭔가 좀 딱딱하고 중음역대의 나무 울림소리가 부족하다.
뉘앙스는 원래 펜더 소리가 잘 나오지만, 뭔가 좀 소리가 빠진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특히 저음 현(4~6번 줄)의 울림이 둔탁하고 날카로움이 없다.
녹음해서 들어보니 이어폰으로 들으며 연주할 때보다 소리는 나쁘지 않아서 녹음에 사용해도 무난한 정도로 복구가 되었는데, 연주할 때 연주 감이 좋지 않고 뭔가 소리가 많이 빠진 것 같아서 검은색 바디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빨간색 바디에서 검은색 바디로 교체하는 데에 1시간 20분 정도 소요.
납땜을 하지 않아도 되게 개조를 많이 해놨기 때문에, 사진 찍지 않고 잡스럽게 하는 부수적인 작업이 없으면 30~40분이면 교체가 가능하겠다.
줄을 푸는데 조심했음에도 1번 줄이 끊어져서 시간이 약간 더 지체되었다.

조립을 마친 후 녹음을 해서 소리를 들어봤다.(‘POD-X3’ 에서 같은 세팅으로 된 톤을 사용)
녹음한 것 소리만 비교하면 그렇게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꽤 비슷한 소리가 난다.
하지만, 연주라는 연주자가 실제 연주할 때의 연주 감이 연주에 꽤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연주하고 싶은 소리여야 좋은 연주가 나온다.
사실, 검은색 바디의 소리도 예전에 말했듯이 내 마음에 드는 소리는 아니라서 딱 마음에 들지 않고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빨간색 바디로 연주했을 때보다 검은색 바디로 바꾼 후 연주했을 때 훨씬 더 펜더 기타의 소리에 가깝게 들리고 검은색 바디에서 나오지 않던 소리가 있기 때문에 더 좋다는 느낌은 있다.
빨간색 바디를 그대로 사용하여 ‘POD-X3’ 에서 중음역대를 인위적으로 보강하면 녹음에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이 무난할 것 같지만, 인위적으로 ‘Parametric EQ’를 조정하여 소리를 왜곡해서 사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귀에 잘 들리지 않는 소리라도 그런 소리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듣는 이에게 미묘한 느낌 차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꽤 중요한 문제다.
부족해진 중음역대의 나무울림 소리는 이전에 했던 수리작업에서 처럼 바닥에 얇은 원목 나무를 붙여서 어느 정도 보충할 수 있겠고, 1~3번 줄 소리의 맥이 빠지고 얇고 댐핑 떨어지는 소리는 바닥 모서리에 나무를 빼낸 부분에 작은 대나무를 끼우거나 혹은 예전처럼 테일피스 옆에 구멍을 뚫어 대나무 핀을 박아 넣어 보강을 해볼 수 있겠는데, 굳이 그렇게 까지 해서 수고롭게 소리를 복원할 필요가 있나 싶고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소리가 만들어지지도 않을 것 같다.
어차피 빨간색 바디 보다 검은색 바디가 더 마음에 들기도 하고, 원형 그대로의 바디를 사용하여 새로 톤을 잘 만들어서 사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낫겠다 싶다.
리어 픽업(던컨 59B)의 위치가 약간 더 내려온 상태의 소리가 좋다고 여겼으나 여러 테스트를 거치면서 소리를 들어보니, 예전의 그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여러 상황을 종합했을 때, 억지로 라도 빨간색 바디를 그대로 계속 사용할 수도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 없이 검은색 바디를 사용하기로 결정.

아래에 각각의 바디를 결합한 상태에서 녹음한 두 소리를 들어볼 텐데, 두 소리가 거의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 있다.
검은색 바디의 소리가 약간 더 걸걸하고 중음역대에 나무 울림소리가 더 풍부하게 나서 따뜻한 느낌이 있다.
반면, 빨간색 바디는 소리의 성향이나 뉘앙스는 거의 같지만 중음역대의 나무 울림소리가 부족해서 좀 비어있게 들리고, 고음역대의 소리에 걸걸함이 부족하고 예쁘게 소리가 나는 것 같다.
그래도 녹음한 소리에서는 두 소리가 상당히 비슷하게 들린다는 것이 오히려 더 신기하다.
다만, 리어(브리지) 픽업(던컨 59B)의 소리는 단순 비교할 수 없는 것이, 빨간색 바디는 리어 픽업이 약간 더 뒤쪽으로 이동해서 브리지에 가깝고, 검은색 바디는 테일피스 앞의 나무가 두꺼워서 픽업이 바깥으로 이동하여 넥 쪽에 가깝기 때문에 위치가 다르다.
아무튼, 바디 수리 때문에 계속 시간 낭비하지 말고 기타 연주에 더 집중하려면 이쯤에서 그만 두는 게 나을 것 같다.

PS.
빨간색 바디는 원래 넥과 함께 출고된 1991년 산 제품.
검은색 바디는 2012년 산 정품에서 분리한 제품.


빨간색 바디, 바닥에 에폭시 바른 소리: 20200104-test10-red_body.mp3



검은색 바디 결합한 소리: 20200104-test11-black_body.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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