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 영화배우 김일우, 14년 전의 그 때 Movie_etc

엽기적인 그녀, 영화배우 김일우, 14년 전의 그 때.
2001년 개봉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다시 보다가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여관 주인으로 등장했던 배우가 구치소에서 깡패 보스로 등장하고, 다시 지하철 역장으로 등장한다.
이렇게 같은 배우가 다른 역할로 여러 번 등장하는 재미있는 설정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간혹 볼 수 있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단역배우인 경우 이렇게 여러 장면에서 다른 역할로 분장하여 다시 등장해도 관객들이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영화배우 ‘김일우’씨는 그 독특한 마스크와 무게감 있는 연기로 이미 얼굴이 꽤 알려져 있는 배우였다.
간혹 TV드라마의 경우 조연배우가 많이 등장하는 장면들이 많으면 단역배우들이 중복해서 출연하기도 하지만, ‘김일우’씨가 이 영화에서 여러 장면에 등장하는 것은 감독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눈치를 채고, 둔해서 눈치를 못 채도 별 상관은 없다.
영화가 끝난 후 올라가는 등장인물 소개에는 ‘다섯쌍둥이’ 에 ‘김일우’라고 되어 있다.
여관 벽에 걸려 있는 다섯 쌍둥이 부모 사진으로 그 배역을 특정한 것이다.
영화배우 ‘김일우’씨는 2004년에 고인이 되었다.

2001년에 개봉한 영화이니 벌써 14년 전의 영화다.
등장인물들은 ‘폴더 폰’을 사용하고, 주민등록증은 플라스틱 재질로 바뀌기 전의 종이재질로 만든 것이 등장한다.
울고 있는 여자에게 손수건을 건네는데, 이때만 해도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아마 요즘에는 거의 없을 것 같다.
이 영화 개봉당시에도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예전에는 여관에서 숙박을 하려면 주민등록번호를 적어야 했다.
주민등록번호를 적는 것은 미성년자의 숙박을 막을 수도 있고, 어떤 사건사고가 발생할 경우 숙박했던 사람의 신원파악을 용이하게 한다.

이 영화로 ‘전지현’은 스타덤에 올랐고, 그때 만들어진 이미지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
가장 최근 작품인 ‘별에서 온 그대’에서의 캐릭터 역시 이 영화에서 보여준 캐릭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전지현’은 이후로 CF 스타가 되었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이미지메이킹이 된 반면, ‘차태현’은 코믹한 이미지로 굳어져서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에 까지 진출하게 되는 등 서민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로 연예계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고모가 얼굴을 주물러서 일그러진 ‘차태현’의 얼굴모양이, 요즘 말처럼 만화책에서 금방 뛰쳐나온 것 같이 재미나게 생겼다.
감독의 재기발랄함이 잘 엿보인 영화다.
‘전지현’ 과 ‘차태현’의 캐릭터 자체가 매우 독특하기도 했지만, 감독이 영화 곳곳에 심어 놓은 재미있는 설정들과 코믹한 요소들이 참 많다.
특히, 영화 후반에 소나무 밑에 앉아 있는 노인의 모습은, 마치 여자를 기다리던 남자가 노인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장난을 친 것.

적극적인 여성상, 운명적인 만남.
이 영화를 대표하는 가장 인상적인 요소들이다.
여주인공은 사실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캐릭터지만, 남자 주인공은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캐릭터다.
적극적인 여자가 주도적으로 관계를 이끌어 가고, 남자도 점점 그것에 동화되어 간다.
이런 주도적인 여성상은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동양 문화권 국가에서는 흔하지 않다.
그런 때문인지 이 영화는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화권 등에서도 크게 히트를 쳤고, 미국에서는 판권을 구입하여 리메이크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자가 평범한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대시를 해주기를 바라는 남자들이 제법 많을 것이다.
낯선 여자에게 먼저 고백을 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고, 거절을 당했을 때의 창피함은 큰 스트레스다.
보편적으로 고백은 남자가 먼저 하는 것이라 여기는 관습적인 행태가 아직까지도 지배적이기 때문에, 남자들에게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여주인공은 남자들의 이런 기대심리를 잘 반영해주는 캐릭터다.
게다가 둘은 운명적인 만남의 주인공이었다.
여성 관객들의 로맨스에 대한 판타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설정이다.
뭔가 좀 이상하고 다소 억지스러운 것 같았지만,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원래 어떤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었고, 우연히 그렇게 만나진 것이고, 운명적으로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가벼운 로맨스 코미디라고 볼 수도 있지만, 꼼꼼히 따져 봐도 참 잘 만든 영화다.
역할에 잘 들어맞는 배우의 캐스팅과 재능 있는 감독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귀엽고 사랑스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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