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뛰어나게 재미있지도, 그렇다고 망작도 아닌 평작.
완벽한 CG 와 배우들의 무난한 연기, 의미심장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그다지 강렬한 인상을 주지도 못하고 특별히 재미있지는 않다.
전반적으로 ‘스타워즈’ 느낌이 많이 나는데, 메인 스토리가 제법 의미심장해서 잘만 풀어냈으면 꽤 흥미로울 수 있었으나, 오락성과 진지함 사이에서 정확히 방향을 잡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연출한 때문에 이도저도 아니고 어중간하다.
영상미는 훌륭했고 전반적으로 무난했으나, 스토리를 긴장감 넘치게 혹은 진지하게 풀어내지 못해 평면적이고 상투적이다.
미국의 흔한 SF 가족 오락영화 정도의 느낌이다.
CG 제작에 엄청난 비용이 투자되었을 것 같은데, 그에 반해 연출력이 아쉽다.
워쇼스키 남매(!)는 영화 ‘매트릭스’ 로 명장 반열에 올랐으나 이후 작품들에서 계속 그 명성을 까먹고 있는 것 같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우주판 신데렐라 스토리랄까.
주피터의 엄마가 임신했을 때, 집에 강도가 들어와 천문학자(?)였던 아빠의 천체망원경을 훔쳐가고, 이를 막으려던 아빠는 강도의 총에 죽고 만다.
배 위에서 태어난 ‘주피터 존스’는 미국에서 남의 집 청소를 해주는 용역 일을 하며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생을 보낸다.
어느 날, 사촌(?)의 권유로 난자를 팔기 위해 병원에 가게 된다.
아빠의 천체망원경이 경매 사이트에서 약 400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데, 그것을 사기 위해 목돈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병원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의사로 변장한 외계인들이 그녀를 죽이려 하는 것.
이때 나타난 남자 ‘케인(채닝 테이텀)’에 의해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에게 전해들은 얘기에 의하면, 그녀는 우주에서 명망 있는 ‘아브라삭스’ 가문의 여왕이며, 지구의 주인이라는 것이다.
엄밀히 얘기하면, 그녀의 유전자가 여왕의 유전자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인간의 유전자 정보는 엄청나게 많은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반복되고 반복되다 보면 결국 똑같은 유전자 정보를 가진 사람이 다시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왕은 죽었지만, 인간과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국 인간 중에서 여왕과 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태어날 수 있다는 설정이다.
인간의 문화에서는 이를 ‘환생’ 같은 것으로 얘기할 수 있다.
‘환생’ 이라는 동양적 사고방식을 서구식으로 재해석 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아무튼, 죽은 여왕과 유전자 정보가 일치하는 ‘주피터 존스’는 여왕의 환생으로써 죽은 여왕의 재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여왕이 죽자 첫째 아들인 ‘발렘(에디 레드메인)’이 지구를 상속받았는데, ‘발렘’이 여왕과 유전자가 일치하는 ‘주피터 존스’를 죽이려 하고, 둘째 아들인 ‘타이터스(더글러스 부스)’는 ‘케인(채닝 테이텀)’에게 ‘주피터 존스’를 구해오라고 시킨 것.
‘발렘’은 왜 어머니와 유전자가 일치하는 ‘주피터’를 죽이려 한 것일까?
‘아브라삭스’ 가문에게 인간은 그저 ‘수확물’이다.
우주인들은 거의 영생을 하는데, 그들이 영생을 하는 방법은 생명을 주는 물속에서 몸을 새로 바꾸는 것이다.
그 물은 바로 인간을 이용해 만든 물질이다.
한 병을 만드는 데 100명의 인간이 필요하다.
‘아브라삭스’ 가문은 지구가 수렴 가능한 것보다 많은 인간이 번창하도록 내버려 두었다가, 일정한 인구수가 넘어가면 인간들을 수확하여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영화 막바지에 설명이 나오는데, 그런 행위에 회의를 느낀 여왕이 그것을 그만두려 하자 첫째 아들이 여왕을 살해하고 지구를 상속받은 것이다.
그런데
지구의 부모와 친척을 인질로 삼고, 주피터에게 청혼을 하는 ‘발렘’.
어머니 유전자를 가진 주피터에게 청혼하여 부부가 된 후, 그녀를 다시 살해하여 그녀에게 넘어간 지구의 소유권을 가지기 위한 것이다.
‘지구인 수확의 날’에 주피터와 주피터의 가족들의 생명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하고, 주피터는 가족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그 거래에 응하는데.
본거지인 목성에 죽을 각오로 침투하는 ‘케인’은 주피터의 손가락에 반지가 새겨지기 직전에 들이닥쳐 그녀의 결혼을 막는다.
주피터는 자기와 자기 가족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지구를 ‘발렘’에게 넘겨주면 결국 수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결혼을 거부한다.
‘케인’이 목성에 침투해 들어올 때 부서진 장치 때문에(?) 폭발이 시작되자, ‘케인’은 ‘주피터’의 가족들을 먼저 피신시키고, 주피터를 구해서 목성을 탈출한다.
그 와중에 ‘발렘’은 떨어져 죽는다.
다시 지구로 돌아온 주피터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고, 그녀의 가족들과 다른 지구인들은 단기 기억이 지워져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평소와 달리 일찍 일어나서 먼저 일처리를 끝낸 주피터.
가족들은 그녀의 생일 선물로 천체 망원경을 선물하고, 옥상으로 나온 주피터는 하늘을 나는 신발을 신고 어깨에 날개를 장착한 케인과 함께 허공을 가로지르며 즐거워 한다.
-----------------------------
지구의 주인이 있고, 지구인들을 수확하여 영생에 쓰이는 물질을 만든다는 설정이 나름대로 꽤 신선했는데, 이 소재를 잘 풀어냈으면 제법 깊이 있는 SF 영화가 되었을 법 하지만, 전반적으로 오락적인 느낌이 강해서 스토리의 진중함이 떨어진다.
배우들의 연기는 무난했으나 각 캐릭터의 매력이 별로 없다.
주인공 ‘주피터 존스’ 를 연기한 ‘밀라 쿠니스’는 제법 매력적이지만, 그 외 인물들이 별로 매력이 없다.
‘케인’ 역의 ‘채닝 테이텀’도 무난한 매력을 보여주었으나 강렬함이 약했고, 여왕의 두 아들 역을 연기한 ‘발렘’ 역의 ‘에디 레드메인’ 과 ‘타이터스’ 역의 ‘더글러스 부스’가 그다지 매력이 없고 강렬함도 부족하다.
‘스팅어’ 역의 ‘숀 빈’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지만, 역할이 다소 어중간하고 출연 장면도 어정쩡해서 이상했다.
배두나가 현상금 사냥꾼 비슷한 캐릭터로 잠깐 등장한다.
2013년에 워쇼스키 남매(!)가 연출한 ‘클라우드 아틀라스 (Cloud Atlas, 2013)’ 에 출연했었기 때문에 우정출연 같은 느낌으로 나오는데, 거의 카메오 수준으로 2~3씬 정도 짧게 나온다.
태그 : 주피터어센딩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