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전세 살던 사람이 이사를 갔다.
아침 7시 부터 이사를 한다고 해서 넉넉하게 7시 25분 쯤 가서, 정말 이사를 가는 것은 맞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전세권 등기 말소한 확인서류 받고 전세 보증금 보낼 계좌번호 받고 열쇠 받고 오려고 했더니, 인사를 해도 인사도 안 받고 전세권 등기 말소 서류도 없었다.
약속은 자기 편할 대로 결정하고 그나마도 말을 바꾸고 어긴 것이 벌써 몇 번이나 되어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열쇠를 넘겨받는 것 외에 딱히 내가 뭘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어색하게 서 있다가 이사 트럭이 50분쯤 되어 오는 것을 보고 돌아 왔다.
이사를 금방 갈 것 같더니, 이사트럭은 금방 짐 꾸려서 나간 것 같은데 세입자 차량은 저녁 6시가 다 되어서야 나갔다.
차가 나가야 뒷정리를 잘 했는지 확인을 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나가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밖에 가구를 내놨던데, 가보니 다행히 ‘대형폐기물 신고필증’은 모두 붙여 놨다.
전세권 등기설정을 2001년도에 했던데, 이사 오고 나서 바로 등기 설정을 했다면 약 14년 정도 산 셈이다.
이 집도 개를 키우는데, 개똥을 치우지 않고 뒤쪽 구석에 쌓아놓아서 몇 번이나 개똥 좀 치우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았다.
개똥을 치우던지 개를 딴 데로 보내라고 해도 그냥 키우겠단다.
그렇다면 개에게 애정이 있었나.
이사 나갈 때 보니, 개를 끌고 나가니 개가 엄청 깽깽거리며 가려고 하지 않았다.
주인과 애정이 있으면 같이 가려고 하지 안 나가려고 하겠나 싶다.
개집도 없이 그냥 2층 계단 아래 공간에 키우고 있었다.
평소에도 이런저런 불만이 많았는데, 집 관리는 전혀 하지 않으면서 요구사항만 많다.
자기 집이 아니니까 ‘대충 살다 떠나면 그만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까지 뭐랄 생각은 없는데, 도배도 안 해서 곰팡이 핀대로 놔두고, 대충 달력으로 덧붙여 놓고, 집 구석구석이 지저분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마당에 잡초가 자라도 그대로 방치하고 쓸지도 않고 살았더라.
재작년에는 별채에서 보일러가 터져 거의 일주일동안 물이 새고 있었는데, 일주일이 다 되어서야 알려 와서, 뒤늦게 수리를 하는 바람에 물세 폭탄을 맞기도 했다.
집을 전혀 관리하지 않아서 집 가치를 하락시킨 것에 대해 따지고도 싶지만, 법적으로 따지기도 애매한 부분이고, 대화를 해보니 말도 잘 통하지 않아서 그냥 빨리 내보내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
부동산에 집을 내놓기 전에, 웬만하면 오래 사셨는데 본인이 집을 사시라고 하니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집 보러 오면 딴소리는 하지 말라고 부탁을 했는데도 집 보러 온 사람들에게 집이 여기저기 문제가 많다며 훼방을 놓았다고 한다.
보통 세입자들이 계속 눌러 살려고 집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안 좋은 소리를 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딱 그 경우에 걸린 것이다.
부동산에 미리 얘기를 해서, 집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현재 사는 세입자의 특성에 대해 미리 일러두어 다행히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전세 보증금 문제와 전세권 등기 설정 문제 등이 얽혀 있는데, 그 문제는 다음 글에서 언급하기로 하고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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