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기생수 (寄生獸, 2014) 24부작 (2014.10.09~2015.03.26) Animation

2014.10.09~2015.03.25 기간 동안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 방영된 24부작 애니메이션.
편당 23분 정도의 플레이 시간이지만, 앞부분 주제곡과 뒤에 붙은 엔딩곡이 약 2분30초~3분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편당 약 20분 정도로 계산하면 24부작 전체의 상영시간은 대략 480분으로 약 8시간 분량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며, 한국에서는 2015년 2월 26에 실사판 영화 1부가 먼저 개봉하였고, 2015년 5월 7일에 실사판 영화 2부가 개봉하였다.
(일본에서는 1부가 2014년 11월 29일, 2부가 2015년 4월 25일에 개봉 하였다.)
시기적으로는 애니메이션 보다 실사판 영화가 먼저 공개된 셈이다.
일본에서는 실사판 영화가 약 두 달 뒤에 개봉을 하였지만, 한국에서는 이미 TV에서 애니메이션을 방송중인 기간에 스토리의 중반부가 넘어선 시점에서 1부가 개봉하였다.
원작 만화는 1988년부터 1995년 사이에 연재하였으며, 단행본 누계 판매부수가 천만 부 이상을 기록하여 상업적으로 성공하였으며 만화상 등을 받아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만화를 얼핏 접했는데 상당히 독특한 소재였다.
애니메이션이 방영된다기에 찾아서 봤는데, 흥미롭기도 했지만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다.
소재가 상당히 신선하다.
일본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만화였겠으나 국내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 같은데, 무려 27년 전에 연재되기 시작한 만화가 이렇게 신선한 내용이라는 것이 놀랍다.
물론, 옛날에 이미 비공식적인 경로로 접한 국내 팬들도 있겠으나, 아마도 그 당시에는 독특하고 기괴한 소재와 묘사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수입을 하지 못했거나 혹은 비공식적으로 접한 사람들에게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소재는 신선했는데, 이상하게 낯설지 않다.
2013년에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패러디의 대상이 되기도 하여 이슈가 되었던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Shingeki no Kyojin)’ 과 그림체가 거의 동일하다.
‘진격의 거인’이 인물 외곽의 검은 선을 더 진하게 칠하기는 했지만, 얼굴 묘사하는 방식이나 그림체가 거의 동일해서 상당히 익숙한 느낌이다.
‘진격의 거인’ 리뷰에서도 말했듯이, 그림체가 다소 허술하고 일부 장면에서는 인물의 얼굴을 대충 그리는(?) 경우도 있어서 아쉬웠었는데, 이번에도 똑같이 인물을 대충 그리는 경우가 많이 눈에 띄었다.
그림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스토리 전개에서 일본식 코미디와 진지함을 섞는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식 코미디는 학교 친구들 몇 명이 주로 코미디를 구사하는 등 그리 과하지 않아서 다행이었으나, 신이치를 중심으로 한 삼각관계가 여러 번 전개된다.
‘키미시나 카나’가 ‘신이치’를 짝사랑하여 삼각관계가 형성되는 것 까지는 무리가 없었으나, 아버지의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아가는 도중 만난 여중생이 신이치를 좋아하는 설정은 연애코드를 억지로 넣으려는 것 같아 어색했다.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 외에 부수적으로 몇 가지 에피소드들을 집어넣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인물들과 관계가 다소 작위적이었다.
중반 이후, 신이치가 ‘기생수’들과 본격적으로 싸움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의 분위기가 바뀌고 전개도 빨라지는 편인데, 이때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신파’ 스타일 전개가 재현된다.
최근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라서 이런 신파극 같은 진부하고 식상한 전개가 의아했는데, 정보를 찾아보니 원작 만화가 무려 27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 아마도 그때 많이 사용하던 신파적인 전개 방식이 그대로 베어 나온 것 같다.
그런 ‘신파극’ 적인 부분 때문에 이 만화를 ‘대단하다’, ‘심오하다’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진부하다고만 치부하기에는 곤란하지만, 철학적이고 진지한 이야기를 좀 더 세련되게 연출했으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가장 명장면으로 꼽히는 ‘타미야 료코(타무라 레이코)’가 공원에서 아기를 지키고 대신 죽는 장면, 기생수 끝판왕 ‘고토’와 상대하기 전에 두려움에 떠는 신이치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친절한 할머니의 이야기 등은 너무 작위적으로 연출이 되어 진부했다.
모두 감독의 연출력이 부족한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려 본다.

27년 전에 나온 만화이기 때문에, 최근에 나온 만화나 영화의 소재와 비슷한 부분을 들어 누가 먼저냐는 논쟁을 하는 것은 불필요해 보이기는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혹은 만화)은 상당히 정형적인 스타일이고 익숙한 것들이 많다.
신이치가 어머니를 삼킨 기생수의 공격을 받아 가슴이 관통당한 뒤에, ‘오른손이’(또는 ‘오른쪽이’)가 가슴에 들어가 신이치를 되살리는 동시에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난다.

‘오른손이’의 세포들이 신이치의 몸 곳곳에 퍼지게 되면서 신이치는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가지게 되는데, 시력이 좋아져서 안경을 벗게 된다.
미국 판 히어로 만화 중에 ‘스파이더맨’ 과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다.
‘스파이더맨’의 ‘피터 파커’는 유전자 조작 슈퍼 거미에 물린 뒤, 하루를 아프고 나서 깨어나 신체 능력이 갑자기 좋아진다. 그리고 샌님 같은 스타일에서 자신감 넘치고 멋진 고등학생으로 다시 태어난다.
‘신이치’ 역시 고등학생이고, 가슴을 관통당하여 ‘오른손이’와 결합한 이후 겨우 되살아나 신체 능력이 좋아지면서, 샌님 같던 이전과 달리 샌님 안경도 벗고 육체적 능력이 뛰어난 자신감 넘치는 멋진 고등학생으로 거듭난다.

총 24부작인데, ‘키미시나 카나’나가 죽기 전까지 삼각관계가 형성되고, 신이치가 기생수들과 싸우는 내용이 전개되는 16부 정도까지는 비교적 흥미로웠는데, 17부부터 ‘타미야 료코(타무라 레이코)’가 다시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뀐다.
17부 부터 마지막 24부까지의 이야기는 철학적인 내용이 많아지는데 진지해지면서, 신이치 보다는 기생수들의 이야기가 더 중심이 되고, 더불어 신이치도 급격히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없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전까지 ‘히어로물’ 같았던 스토리가 갑자기 ‘에반게리온’ 같은 느낌으로 바뀐다.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에서 주인공 ‘신지’가 ‘아야나미 레이’에게 느끼는 묘한 감정들이 있는데, 신지는 자위를 하지만 신이치는 여자 친구인 ‘무라노 사토미’ 와 섹스를 한다.
굳이 필요하지 않은 섹스신이 들어갔다는 점에서는 상업적인 의도가 엿보이고, 고등학생의 섹스를 묘사했다는 점에서는 청소년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끼칠 영향을 생각하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16부 정도까지는 무난했던 것 같고, 17부 부터는 다소 지루하고 진부하게 느껴졌다.

만화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2005년에는 할리우드의 ‘뉴라인시네마’사가 판권을 획득하여 영화화를 추진하기도 했으나, 결국 진척이 없이 2013년에 판권 기간이 만료 되었다고 한다.
이에 일본에서 도호가 새롭게 판권을 획득하여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동시에 제작하였다고 한다.
원작 만화가 나온 시기를 생각하면 원작 만화는 당연히 ‘명작’이라 할 만 하겠으나, 거의 20년이 훌쩍 넘어 만들어진 애니메이션과 실사판 영화는 원작의 주제의식을 세련되게 연출해내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이 애니메이션의 ‘주제’는 대략 이렇다.
어느 날 지구에 이상한 포자가 날아온다.
포자 안에는 벌레가 들어 있는데, 영화 ‘매트릭스(Matrix, 1999)’에서 ‘트리니티’가 ‘네오’의 배꼽에서 뽑아낸 벌레와 비슷하게 생겼다.
지구 곳곳에 떨어진 포자는 사람들이 자는 틈을 타 몸에 침입하여 뇌를 장악한다.
그러나 주인공 ‘이즈미 신이치’ 처럼 뇌로 가지 못하고 중간에 멈춘 경우 몸의 일부분을 먹고 자라 인간과 공존하게 된다.
제목에 사용된 ‘기생수(寄生獸)’ 라는 이름 그대로, 인간의 몸에 기생해서 사는 짐승이다.
인간의 몸을 숙주로 기생하여 인간의 몸을 조종한다.
기생 생물의 특성상 숙주가 죽으면 자신도 죽기 때문에 기생수는 최대한 인간의 몸을 지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노력한다.
신이치의 오른쪽 팔에 기생하게 된 ‘오른쪽이(오른손이, 미기)’ 역시 본능적으로 신이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이 곧 자신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른 기생수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신이치의 오른쪽 팔에 기생하게 된 ‘미기’는 학구열이 뛰어나서 항상 컴퓨터에 접속하여 공부를 한다.
‘미기’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장면이 상당히 자주 나온다.
이런 모습은 영화 ‘제5원소’에서, 죽은 ‘몬도샤인’의 팔의 세포로 재구성하여 만들어진 ‘리루’가 인간의 역사를 TV를 통해 공부하는 장면과 유사하다.

동물의 관점에서, 지구의 관점에서 ‘인간은 무엇인가?’.
최근 개봉작인 영화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악당 ‘발렌타인’이 인간의 수를 줄이려고 음모를 꾸미는 이야기가 나온다.
인간의 수가 너무 많아서 ‘인간’이라는 종은 물론 지구가 멸망할 수 있다는 이론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 온 이야기인데, 만화 ‘기생수’ 역시 이런 이야기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이야기다.
‘기생수’는 단지 생존을 위해 인간을 죽이고 인간을 먹는다.
드라마 ‘브이(V)’에서 파충류 외계인들이 인간을 식량으로 생각하듯이, 기생수는 단지 살기 위해 인간을 사냥할 뿐이다.
아프리카 밀림에서 사자가 얼룩말을 사냥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인간의 관점에서 기생수는 박멸해야할 해충과 같은 존재지만, 기생수는 그저 살기 위해 사냥을 할 뿐이다.
기생수는 인간 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자와 같고, 기생수들에게 인간은 얼룩말처럼 사냥감일 뿐이다.
지구의 관점에서 인간은 무엇인가?
지구에서 태어난 수많은 종들 중에 ‘인간’은 무수히 새끼를 낳아 지구 전체를 장악하고 땅을 파헤치고 오염시키는 위협적인 존재일 뿐이다.
인간으로 인해 지구의 환경이 오염되고, 온난화를 비롯해 갖가지 위협을 가하는 바이러스 혹은 ‘암’ 같은 존재일 뿐이다.
기생수들은 ‘인간’을 이렇게 지구를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바이러스 같은 존재로 인식한다.
자신들의 신체 능력이 월등하게 뛰어나기 때문에, 인간을 잡아먹어 숫자를 줄이는 것이 지구를 위해서도 좋다고 여긴다.
그러나 대대적인 ‘기생수 박멸 작전’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자, 기생수들은 인간을 먹이로 하지 않고 인간들이 먹는 음식에 적응하여 인간들 속에 숨어 지내게 된다는 결말이다.

뭔가 진지하고 철학적인 주제의식이 강하여 의미심장해 보이기는 했으나, 결말이 다소 흐지부지해서 용두사미 같은 느낌이다.
이것도 연출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해두자.
철학적인 이야기나 진부한 신파 스타일의 전개도 무시하고 보면, 괴상한 괴물의 묘사만으로도 흥미롭고 충격적이다.
‘진격의 거인’ 처럼 한국에서 꽤 이슈가 될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극 후반으로 갈수록 진부하게 느껴져서 그런지 별로 이슈가 되지는 못한 것 같다.
하긴 ‘진격의 거인’는 스토리가 절반 정도 밖에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슈가 된 것이었고, 후속 이야기가 개봉되더라도 2013년의 인기만큼 같은 큰 인기를 누리지는 못할 것 같다.
‘기생수 파트1’은 애니메이션은 16부 정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 같다.
애니메이션에서도 16,17부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데, 실사판 영화에서도 이를 기점으로 2부작 시리즈로 만든 것 같다.
추후에 실사판 영화를 보면 다시 리뷰를 작성할 예정이나, 얼핏 둘러보았는데 그다지 보고 싶은 생각이 생기지는 않는다.

* ‘오른손이’ 는 특별한 의미 없이 그냥 ‘오른손’이라는 의미에서 붙인 별명이다.
‘오른쪽이’라고 번역할 수도 있으며, 일본어로는 ‘미기(みぎ)’ 임.
* ‘신이치’ 는 한자어로 ‘新一(신일)’ 이다. 새로울 ‘신’과 한 ‘일’ 인데, 일본어로 ‘일’은 ‘이치’기 때문에 ‘신이치’라고 발음.
‘신이치’라는 이름은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비교적 많이 듣는 이름인데, 실제로 일본 사람 이름에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信一(신일)’ 도 ‘신이치’로 발음하고, ‘晋一(진일)’도 ‘신이치’라고 발음한다.
‘晋’의 발음은 ‘신’ 보다는 ‘싱’ 쪽에 가까운 듯.



참고 자료:
기생수 - 위키백과
인간에 대한 섬뜩하고 아름다운 고찰
기생수 (寄生獸), 이와아키 히토시 - 네이버캐스트

기생수 - 애니메이션 정보
기생수 파트1 (寄生獣 PART1, Parasyte: Part 1, 2014) 영화정보
기생수 파트2 (寄生獣 PART2 , Parasyte: Part 2, 2015) 영화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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