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어보니 숲이 초록색 잎으로 울창해져서 여름 느낌이 물씬 났다.
정말 오랜만에 어릴 때 살았던 집을 지나갔다.
기록을 보니 2006년에 사진을 찍었으니 9년 만이다.
거의 바뀐 것이 없다.
오래된 동네들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거의 바뀌는 게 없기도 하고, 어떤 곳은 예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바뀌어 있다.
어릴 때 학교 앞에 있던 문구점은 여전히 그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어릴 때 살았던 곳에 가 보면, 어릴 때는 정말 커 보였던 것들이 정말 작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아이의 눈높이에서는 자신의 키 높이에 따라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것들이 모두 커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 어른들 만큼 키가 크고 보니, 실은 그것들이 그리 큰 것들이 아니었다.
어릴 때는 집 정원이 정말 넓어 보였고, 국기봉도 정말 높아 보였고, 담도 높아 보였고, 주변 동네는 정말 크고 넓어 보였었는데.
성장하면서 일정 시간 단절되어 있다가 오랜만에 가보면, 내가 살았던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느낌이 다르다.
사실 집들이 변한 것도 아니고 동네가 변한 것도 아닌데, 그저 내가 바뀌었을 뿐.
나도 변하는 것이 맞는 걸까.
나는 정체되어 있는 걸까.
뭐라고 딱 정의내릴 수는 없는데, 측은하고 허망한 느낌이 복잡하게 뒤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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