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논쟁, 또 다른 흑백논리의 함정 Essay

갑을논쟁, 또 다른 흑백논리의 함정.

요즘 뉴스를 보면 ‘갑을’이라는 대결구도로 사회 이슈를 분석하는 재미에 흠뻑 빠진 듯하다.
사람들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지만, 이슈 하나를 물면 끊임없이 확대재생산 하는 요즘 뉴스의 행태 때문에 진짜 한국 사회에 무슨 큰일이 난 것처럼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갑을논쟁은 과거에 ‘흑백논리’와 크게 다른 것이 없다.
다들 자신이 ‘을’이 된 마냥 분노하고 누군가를 마녀사냥 하려 한다.
그러나 조금만 차분히 생각해보면 이런 대결구도에 큰 허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자신이 ‘을’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은 그 사람 역시 누군가의 ‘갑’이다.
내 친구가 ‘갑’이기도 하고, 내 가족 혹은 내 친척이나 지인이 이른바 ‘갑(甲’)일 수도 있다.
막연한 증오의 대상이 아니라 나 혹은 내 지인이 ‘갑’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어느 누군가가 비상식적이고 개념 없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여 마녀로 지목하고 마녀사냥을 하려 달려든다.
사회에는 법으로는 정하지 않았지만 암묵적인 질서가 있고 규칙이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다하여 군중을 선동하고 어떻게든 응징하고 싶어 한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법의 잣대를 엄하게 들이밀어 처벌하려 하고, 법으로는 처벌이 안 되는 애매한 경우에도 어떻게든 여론몰이를 해서 어떻게든 괴롭히고 싶어 한다.
그렇게 서로 날을 세우고 누군가를 마녀 사냥하는 사회에서, 어느 순간 당신도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어 치욕적이고 수치스러운 수모를 당할지도 모른다.
물론, 누군가가 잘못을 했다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상식’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고, ‘내 상식’에 어긋난다 하여 그것이 실제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런 모호함 때문에 ‘법’에 의해 공정하게 가려야 한다.
그것은 냉정하고 이성적인 법의 잣대로 심판해야 한다.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감정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고 도덕의 잣대로 ‘군중심판’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각각의 사건들은 그들이 처한 상황과 입장이 다르고 제3자는 해당 사건의 자세한 내막을 알기 힘들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전해들은 단편적인 정보로 심판을 감행하려 하는 것은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고 큰 실수를 범하게 될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누군가를 욕보이려 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도 도덕적 결함이 있다.
‘도덕’이라는 잣대를 들고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갑을논쟁을 하는 것은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낭비다.
살기 좋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유명한 코미디 프로그램 중에 다음과 같은 유머코드가 있다.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직원이 사장의 학대에 고통 받다가, 어느 순간 손님으로 가게에 들어와 사장을 학대한다는 내용이다.
‘갑을’ 관계는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상의 관계일 뿐이다.
실제 현실에서는 언제든지 그 관계가 바뀔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힘’을 가지게 되었을 때, 얼마나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느냐 하는 것이다.
마치 자신이 갑을전쟁의 숭고한 전사가 된 마냥 분노하는 사람들.
이는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분노일 뿐이다.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은 사회를 더욱더 험악하게 만들 뿐이며, 사회를 바꾸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갑을논쟁’을 ‘나와 너’라는 대결구도로 볼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인성을 다듬는 계기로 보아야 한다.
자신에 대한 반성과 자아성찰이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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