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의 세습, 정치 세습, 재벌2세, 연예인 세습 Essay

기득권이 세습되는 것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이미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녀에게 기득권을 물려주면, 큰 노력 없이도 손쉽게 기득권을 이어 받는다.
반면, 부모 세대에서 기득권을 물려받지 못한 사람들은 경쟁에서 밀리고 마치 귀족과 노예처럼 계급이 굳어진다.
독재자는 권력을 틀어쥐고 자녀에게도 자신의 권력을 그대로 물려주려 한다.
자신을 옹호하는 세력들에게 자리를 나눠주고 그들의 배를 불려 지지기반을 확보한다.
일본에서는 정치도 세습한다고 한다.
부모가 관리하던 정치구역에서 젊은 시절부터 활동을 하며 인맥을 쌓고 정치를 배운다.
지역 주민들은 그들이 구역을 물려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가업’을 물려받는 것을 비교적 당연하게 여기고, ‘정치’도 가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한국에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재벌’이라는 단어가 있다.
‘재벌 2세’, ‘재벌 3세’라는 말은 그들의 부모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를 그대로 물려받는다는 의미다.
넘치는 부를 이용해 어릴 때부터 일반인들이 받을 수 없는 좋은 교육을 받고, 소위 ‘경영자 수업’을 받으며 부모의 회사를 물려받을 준비를 한다.
기득권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과는 애초부터 경쟁이 되지 않는다.
어려운 것 없이 자란 이들이기에, 그 고마움을 모르고 망나니짓을 하다가 스스로 망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대부분 ‘전문경영 능력을 갖춘 인재’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권력과 부가 있는 나라라면 어느 곳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일어나고 있는 문제이기에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눈치 챌 것이다.
‘정치’는 권력을 가지지만 그 힘의 근원은 국민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정치적인 힘을 가졌다고 해서 그 사람이 그 나라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아직 ‘왕’이라는 신분이 남아있는 나라에서도 대부분은 이름뿐인 왕이며 대부분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정치인들이 나라를 운영한다.
정치인들은 단지 국민의 의견을 모아 정책을 수립하고 법을 다듬는 대리인일 뿐이다.
회장의 자녀가 회사를 물려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착각할지도 모르지만, 개인사업자가 아닌 법인회사의 주인은 주주다.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의결권은 모든 주주에게 있으되, 운영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매번 주주들이 모일 수는 없기에 기본적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소유 주식이 많은 사람들을 이사로 뽑고 그 중에서 다시 대표이사를 뽑는다.
간혹 주주가 아닌 전문 경영인을 외부에서 데려와 월급을 주기도 한다.
‘회장’이라는 직함은 그 회사가 법인회사가 되기 전에, ‘개인사업자’에서 시작할 때 회사를 만든 창업주에게 예의상 주는 직함이다.
정확하게는 ‘대표이사’라 해야 하며, 대표이사 위에 더 높은 직함이 있을 수는 없는 것이기에 ‘명예직’일 뿐이다.
그들은 모든 주주의 의견을 모아 업무를 처리하는 ‘대리인’이며, 단지 그들의 주식수가 많아서 그들의 의견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그런데 그들이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착각이다.
회사 돈을 자기 돈처럼 빼내 쓰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사용한다.
자회사를 만들어 자녀에게 싼 값에 넘겨주고, 그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서 키운 이후에 그 회사를 상장시켜서 가치를 부풀린다.
늘어난 자본으로 회사끼리 주식을 돌려 매수하여, 전체 그룹의 의결권을 틀어쥔다.
그렇게 편법으로 회사의 경영권을 물려준다.
눈에 뻔히 보이는 수작질에 부가 세습되고,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배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은 그저 일자리 하나 주고 월급 많이 받는 것에 감사하며 그들의 수작에 눈을 감는다.
자신이 가진 것을 잃을까봐 노심초사 눈치를 보며 눈을 감으면, 결국 악순환은 계속 되풀이 될 뿐이다.
사회가 변하려면 내가 가진 것을 잃을까봐 두려워하지 않고 틀린 것은 틀리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가볍게 해보려 한다.
요즘 TV를 보면 이른바 ‘가족예능’이라고 하여 연예인들의 아이가 함께 나오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연예인들은 어떻게 살까’,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같은 대중들의 관심을 충족시켜 주기에 상업적으로 ‘가족’을 이용하는 것에 합의한 것이다.
연예인의 어린 자녀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스타가 되고, 부모가 한때 유명한 연예인이었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는 연예인 2세들도 있고, 몇몇은 부모에 이어 직업 연예인이 된다.
방송가에 인맥이 없는 일반인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거나 언더그라운드 무대를 거쳐 힘겹게 연예계에 발을 내딛지만, 연예인 부모를 둔 자녀들은 부모의 인지도를 이용해 손쉽게 연예인이 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재벌 2세가 어려서부터 경영자 수업을 받으며 자라는 것처럼, 연예인 2세들도 부모의 인지도와 인맥을 통해 손쉽게 연예인이 될 기회를 얻는 것이다.
이것도 ‘연예인 세습’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덧글

  • 라라 2014/12/29 19:52 # 답글

    프랑스 배우계가 그게 심하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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