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한자식민지에서 영어식민지로 Essay

20141006-한자 공세 헤쳐온 한글, 영어 핵폭탄도 막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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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 때, 되도록 외래어를 쓰지 않으려 하고, 문장의 의미가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비속어와 외래어가 잔뜩 들어간 ‘구어체’를 많이 썼었는데, 예전에 쓴 글을 지금 읽어보면 민망하기도 하다.
예전에 썼던 글 중에서 꾸준히 많이 읽히는 글들은 맞춤법을 교정하고 있다.
글쓰기를 조금씩 바꿀수록 말은 많이 순화되기 시작했고, 문장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결한 문장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의 글쓰기를 하면 ‘문어체’가 된다.
일상에서 편하게 말하는 것처럼 쓰던 ‘구어체’ 글쓰기가 어딘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문어체’ 가 되어간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과 예쁘게 다듬어진 글이 동일할 수는 없겠으나, 그만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언어가 많이 혼탁해져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한글은 ‘소리문자’로 많은 명사들을 외래어에 의존하고 있다.
고유한 한국어 명사도 있지만, 중국말이나 일본말 등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수용된 외국어의 발음과 의미 그대로를 차용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글’ 이 생겨난 것은, 한자 문화권에서 생활은 했지만 엄연히 중국말과 한국말이 달랐기 때문이다.
‘한문(漢文)’ 을 아는 것만으로도 기득권이 되던 시절, 우리의 글이 없었고 한문을 모르면 많은 불이익을 당해야 했던 그 시절에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쉽게 글을 배워 이런 불이익을 덜 당할 수 있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소리를 표현하는 ‘표음문자’였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글자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명사’를 소리로 표현할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명사’가 되지는 않는 것이다.

북한에서 하는 것처럼, 억지로라도 외래어 사용을 금지하고 강제로 모두 한국식 표현으로 바꿔서 사용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상 북한에서 사용하는 한국식 표현들도 한자어가 포함된 말이 상당히 많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글 자체가 명사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고유한 한국어를 발굴해 내서 외래어 명사들을 대체해야 하는데, 이것은 국민에게 강제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고유한 한국어 명사가 익숙해지도록 하고 언어 습관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그런 노력이 매우 미미하여 거의 방치되고 있는 수준이라 하겠다.

일본제국주의 식민지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일본어를 강제로 쓰도록 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6?25 전쟁을 거치면서 경제를 재건하고 많은 아이를 낳았다.
이렇게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은 일본식 교육을 받은 기성세대의 말을 듣고 자랐으며, 그들이 다시 기성세대가 되어 어릴 때 들어온 일본어 명사를 사용하기도 한다.
‘벤또(도시락)’, ‘와리바시(젓가락)’, ‘사라(접시)’, ‘오뎅(어묵)’, ‘스메끼리(손톱집게)’, ‘바께스(바가지)’, ‘나시(민소메티)’, ‘다마네기(양파)’, ‘쿠사리(면박, 핀잔)’, ‘구루마(수레, 달구지)’, ‘나가레(나가리; 유찰, 깨짐)’ 등은 일본어 발음 그대로 아직까지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외래어이고, 그 외에도 일본식 한자를 그대로 한국식 발음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이 우리 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참고자료: 주위에서 흔히 쓰이는 일어,일본어

요리에 많이 쓰이는 조미료인 ‘다시다’ 의 ‘다시’ 는 일본어 ‘だし(가쓰오부시?멸치?다시마 등을 끓여 우려낸 국물)’ 에 착안하여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확인 불가)
일본어 ‘오뎅’은 국물이 들어간 음식을 말하는데, ‘어묵’은 생선살을 으깨어 소금 등을 넣고 반죽하여 익혀서 응고시킨 것을 말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는 ‘오뎅’과는 다른 의미다.
한국 내에서 이런 음식을 지칭하는 말이 생겨나기 전 혹은 널리 통용되기 전에 일본어인 ‘오뎅’이 먼저 널리 쓰였기 때문에 고착화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오랜 세월 일본의 직접 영향권에 있었기 때문에, 언어에 일본어가 많이 침투한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외국의 경우에도, 제국주의 열강들이 세계 곳곳을 식민지화 했던 역사가 있는 국가들은 모국의 언어가 없어졌거나 문화 자체가 변한 경우가 많다.
외국 문물의 유입은 세계화 시대에 거부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도 모르겠으나, 강압에 의해 고유한 문화를 말살하는 것은 어떤 말로도 합리화 할 수 없으며, 스스로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를 잊어버리는 것 또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일제의 식민지 시대를 겪어내고 일제 잔재 청산을 외치면서도 뿌리깊이 박힌 일본어의 뿌리는 뽑힐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젊은 세대들은 일본 문화를 동경하여 오히려 능동적으로 일본어를 쓰고 일본을 동경하기도 한다.

한자 문화권에서 한국어는 ‘한자 식민지 시대’를 보냈고, 일제 치하에서 ‘일본어 식민지 시대’를 거치며 일본어와 일본식 한자를 사용했으며, 이제는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하여 ‘영어’를 잘해야 능력을 인정받고 사회에서 대우받는 시대를 맞아 ‘영어 지상주의’에 빠져있다.
‘영어 식민지 시대’가 온 것이다.

일상 대화에서 조차 영어를 섞어 써야 지식인이고 교양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 한국어에 대해 열등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어려운 전문 용어나 잘 쓰이지 않는 고급(?) 영어까지 섞어 써가며,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면 무지하다며 열등하게 보는 행위는, 스스로 한국어의 말살에 동참하는 무지한 행동이다.

한국인의 언어생활에 여러 외래어가 많이 쓰이는 것은 단순히 비난을 하기는 힘든 복잡한 이유들이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한글이 ‘표음문자’이기에 스스로 의미를 담은 단어를 만들지는 않은 이유가 있었고, 그런 이유 때문에 ‘뜻’을 가진 단어를 외래어에서 차용하여 ‘명사’로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여러 문화권의 영향 아래에서 외국어의 명사를 그대로 받아들여 사용하기도 했으며, 이런 명사들이 고유명사화 하여 먼저 쓰이고 있었기 때문에 임의로 고유한 한국어로 명사를 만들어 대체하기는 쉽지가 않다.
예를 들어 생선살을 으깨어 응고시켜 만든 그 ‘무엇’이 없던 시절, 일본 문화권 아래에서 이를 ‘오뎅’이라 부르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어묵’이라고 부르자고 한다고 해서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언어’는 더 발음하기 좋거나 더 쉽게 기억에 남거나 인상적으로 들리는 것이 더 많이 쓰이게 되기 때문에 한국어에서 일본식의 된소리나 거친소리의 명사들이 쉽게 없어지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가기는 한다.
언어를 지키고 문화를 지키는 것은 누구 일개인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이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여야 하고, 본인 스스로부터 노력하고 자신들의 후세대를 위해 꾸준히 교육을 해야 바로잡아 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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