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X-Men: Days of Future Past, 2014) Movie_Review

엑스맨 시리즈의 리부트 1편에 해당하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X-Men First Class, 2011)’ 에 이어 3년 만에 개봉한 2편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Days of Future Past)' 이 개봉했다.
‘과거에 일어난 미래의 일’ 이라는 요상한 제목은 ‘울버린’이 과거로 돌아가 미래를 바꾸기 위해 활동하기 때문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스토리 진행과 다양한 볼거리, 돌연변이(뮤턴트)에 대한 진지한 고민 등이 잘 버무려진 잘 만들어진 블록버스터 영화다.
기존의 시리즈가 ‘울버린’ 캐릭터에 다소 쏠림 현상이 있어서 울버린 역의 ‘휴 잭맨’의 스타성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편에서는 ‘미스틱’ 역의 ‘제니퍼 로렌스’에 가장 주목하고 있다.
어느 한 돌연변이에 크게 쏠리지 않고 골고루 보여주고 있어 좋지만, 그 때문에 한 영웅 캐릭터에 감정 이입이 되기보다는 다큐멘터리를 보듯이 지켜보는 입장이 되어 아쉽기도 하다.
모든 요구를 만족하기는 어렵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엑스맨 시리즈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가 된 ‘울버린’.
정신을 과거로 보낼 수 있는 뮤턴트에 의해 과거로 보내지기 때문에 울버린이 가장 주목을 받을 것 같지만, 울버린이 과거로 가게 된 이유가 천재과학자 ‘트라스크’를 살해하는 미스틱을 저지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오히려 ‘미스틱’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엑스맨(X-Men)’ 시리즈는 일종의 ‘평행이론’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배트맨이 활동하는 ‘고담시’가 현재인 것 같으면서도 현재 보다 과학기술이 월등한 세계이듯이, ‘엑스맨’이라 불리는 돌연변이 뮤턴트가 활동하는 영화 속 세계도 현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마치 외계의 기술이라도 배운 듯이 우주선이 날아다니고 뛰어난 과학 기술이 등장한다.

아이언맨 시리즈가 대 히트를 치고 크게 사랑받기 시작한 이후 엑스맨 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리부트에 해당하는 ‘퍼스트 클래스’가 개봉한 이후 3년이나 지나서 2편이 나왔기 때문에 관객들의 주목을 그다지 받지 못했지만, 엑스맨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영화이고, 작품의 완성도도 좋아 만족스럽다.
과거로 여행을 한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타임머신’ 류의 영화에서 많이 봐왔기 때문에 콘셉트 자체가 그리 신선하지는 않았고 ‘또 과거로 갔냐’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오리지널 시리즈에 등장했던 반가운 돌연변이 캐릭터들을 잠깐씩이나마 다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찰스 자비에’ 교수의 현재 모습을 연기하는 ‘패트릭 스튜어트’와 과거 모습을 연기하는 ‘제임스 맥어보이’가 한 화면에 등장하기도 하고, ‘매그니토’ 역의 ‘이안 멕켈런’과 ‘마이클 패스벤더’도 모두 볼 수 있다.
그보다는 ‘로그(안나 파킨)’, ‘진 그레이(팜케 얀센)’, ‘스콧 서머스(제임스 마스던)’ 등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활동했던 캐릭터들이 영화 종반에 잠깐이나마 등장해서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났고 반가웠다.
‘스톰’ 역의 ‘할리 베리’를 보는 것도 오랜만이라 반가웠고, 울버린의 정신을 과거로 보내는 ‘쉐도우캣’ 엘렌 페이지나 차원의 문을 여는 ‘블링크’ 역의 ‘판빙빙’ 등 새로운 뮤턴트도 등장하고 있다.
돌연변이를 공격하는 ‘센티넬’ 등에 쫓겨 최후의 전투를 벌이는 장소가 홍콩영화 ‘촉산전’을 연상시키는 구름 위의 거대한 산봉우리들 중 하나에 지어진 중국식 건물이라는 점과 중국배우 ‘판빙빙’이 등장하고 있는 점 등은 영화 제작에 중국 자본이 투입되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중국 자본이 헐리웃의 문을 두드리며 판빙빙을 헐리웃 스타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은데, 2013에 개봉한 ‘아이언맨3’에서는 겨우 3분 등장하고 그나마도 중국 개봉 판에서만 등장한다.
이번 영화에서도 주로 영화의 후반부 전투 장면에서 5분 정도 출연하고 있어, 중국 내에서는 그녀가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논란이 일어났다고 한다.

잘 만들었고 볼거리도 풍성해서 좋지만 아쉬운 점들도 있다.
엑스맨 시리즈가 아이언맨 시리즈와 다른 점은 진지하다는 것이다.
‘휴 잭맨’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성격 차이만큼이나 두 시리즈에서 가장 주목 받는 캐릭터인 ‘울버린’과 ‘토니 스타크’는 상당히 다른 캐릭터다.
‘울버린’ 역시 유머가 있지만, ‘토니 스타크’의 유머와는 달리 진지한 편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그마저도 없어 기존의 ‘울버린’ 캐릭터의 매력을 많이 느낄 수는 없다.

그런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몇 가지 요소들이 굉장히 낯이 익다.

1. 센티넬.
돌연변이를 공격하는 무시무시한 로봇 ‘센티넬’.
센티넬에 맞서는 뮤턴트는 속수무책으로 죽어 나간다.
마치 뮤턴트들의 능력을 흡수하거나 흉내라도 내는 듯 다양한 방법으로 공격을 한다.
그것은 천재 과학자 ‘트라스크’가 미스틱의 유전자를 이용해 뮤턴트 들의 능력을 흡수하고 흉내 낼 수 있는 로봇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로봇의 디자인이 굉장히 낯이 익다.
‘지구가 멈추는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2008)’ 에 등장하는 외계 로봇과 비슷하고, ‘토르:천둥의 신 (Thor, 2011)’ 후반부에 토르를 공격해 오는 무리의 로봇과는 90% 이상 비슷하다.
금속성의 철갑옷을 입은 외형과 얼굴이 열리며 불을 뿜는 모습은 똑같다.
‘센티넬’이라는 이름 역시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등장한 문어형 로봇과 같다.
인간들의 마지막 거주지인 ‘시온’에 드릴형 로봇이 침투하는 장면과 ‘센티넬’이 무리지어 몰려드는 장면 등은 이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센티넬’이 돌연변이들의 방어막을 드릴처럼 변형한 팔로 뚫고 우주선에서 대량으로 투하하여 공격해 오는 모습이 그대로 매치된다.
외형이 자유자재로 변하거나 손이 칼처럼 변하는 모습은 영화 ‘터미네이터2(Terminator 2: Judgment Day, 1991)’에서 몸을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로봇 ‘T-1000’ 과 일치한다.

2. 아이언맨 시리즈의 로봇들.
과거의 ‘센티넬’이 아직 ‘미스틱’의 변형 유전자 기능을 탑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등장하는데, 이 모습은 ‘아이언맨’ 시리즈에서 아이언맨을 흉내 낸 로봇들이 등장하는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다.
실제로 스토리 작가가 그런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돌연변이’의 전쟁은 어떤 의미에서는 ‘이민자’로 볼 수 있겠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세계가 ‘글로벌화’하면서 생계를 위해 혹은 꿈을 찾아 다른 나라로 모여드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와 다른 사람들’, ‘이질감’, ‘낯선 것에 대한 공포’등은 우리와는 다른 민족, 다른 인종, 이민자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고대 그리스의 ‘스파르타’는 다른 지역을 정복했고, 그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을 노예화 하였다.
그리고 그들 중에서 힘이 세거나 똑똑한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킬 것을 두려워하여 다양한 체제를 만들었고, 살해하기도 했다.
나치는 자신들의 혈통을 지키며 세계를 정복하려 했지만, 전쟁을 위해 독일에서 수많은 군인들이 차출되자 부족해진 노동력을 수백만의 노동 이민자들이 채웠다.
그로 인해 오히려 독일의 여자들이 이민자들과 결혼하거나 몰래 아이를 낳게 된다.
다문화 국가인 미국에서는 현재에도 ‘흑인차별’ 문제로 폭동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 역시 경제적 이유와 여자들의 높아진 눈 때문에 노총각들이 동남아 여자들과 결혼을 하고 있고, 한국을 찾아 온 수많은 외국인들과 결혼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 급속히 ‘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표면화 되지 않고 있지만, ‘인종갈등’ 혹은 ‘혈통’ 문제는 잠재되어 있는 사회적 불안요소다.
낯선데다가 능력도 우월하다면 당연히 다수를 차지하는 기존의 원주민들이 불안을 느끼거나 불만이 생길 수 있다.
다수의 인간들과 소수의 돌연변이 뮤턴트들.
그리고 다수의 원주민과 소수의 이민자들.
통합과 분열에 대한 이야기는 닮은 점이 많다.

영원히 늙지 않는 ‘울버린’.
노출 장면에서 엄청난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지만, ‘휴 잭맨’의 얼굴에서는 예전 출연 모습보다 원숙함이 느껴진다.
‘해리포터’시리즈는 해리포터가 계속 성장해 가는 과정 속에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어리고 귀여웠던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다소 징글맞게 성장했어도 큰 문제가 없지만, 3년 정도를 주기로 후속작이 계속 만들어 진다면 휴 잭맨이 앞으로 계속 출연하면서 젊은 모습을 유지해야 하는데,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과거의 젊은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CG을 받았듯이 휴 잭맨도 CG로 얼굴 성형을 받아야 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이번 작품에서는 과거로 돌아간 울버린의 활약 덕분에 미래가 바뀌게 되어, 전 작품에서 죽었던 ‘진 그레이’를 비롯해 여러 캐릭터들이 살아 돌아왔는데, 리부트로 인해 생겼던 이질감이 과거에 출연했던 캐릭터들과 혼합되고 카메오 형식으로 다시 등장하면서 많이 통합되었다는 점에서 좋기는 하지만, 이야기가 정리되듯이 마무리 되어 후속편을 만들기가 다소 애매해진 느낌이다.

군더더기 없이 잘 만든 영화이고 오락성도 갖췄지만, 국내에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요즘 관객들은 ‘진지함’ 보다는 ‘유머’ 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물’을 더 원하기 때문은 아닐까.

P.S.
내용 중에 ‘트라스크’ 박사가 돌연변이의 위험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기존의 학설대로 크로마뇽인(호모 사피엔스, 현생 인류)의 등장으로 인해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했다며 돌연변이가 바로 인류를 위협하는 신인류라고 역설한다.
그런데 최근 학계의 연구에서는 현생인류의 등장으로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했다는 기존의 학설을 뒤집고 있는데,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약 5천년 정도 공생했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첨부한 링크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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