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 - 신인류의 상형문자.
상형문자는 고대인들이 그림으로 문자를 만들어 사용했던 것이다.
문자가 발달하면서 상형문자는 사라졌지만, 컴퓨터가 발달한 현대문명에서 ‘아이콘’이라는 형태로 다시 살아난 것은 아닐까.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면 ‘아이콘’을 많이 보게 된다.
‘아이콘’은 작은 그림으로 어떤 기능을 대신하는 것이다.
3.5인치 디스켓 모양의 아이콘은 파일을 저장하는 기능을 상징하고, 프린터 모양의 아이콘은 ‘인쇄’ 기능을 상징한다.
망원경 모양의 아이콘은 ‘검색’을 상징한다.
공식적으로 정형화 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많이 쓰이는 기능들은 비슷한 그림을 사용하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쉽게 이해한다.
정형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 새로운 아이콘들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고 있고, 프로그램에 따라서는 다른 프로그램에서 쓰이던 비슷한 그림의 아이콘과는 다른 기능을 가진 경우도 있다.
만약 처음 보는 아이콘이 있다면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때 까지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아이콘’이 생겨난 것은 컴퓨터 환경에서 수많은 기능들을 모두 문자로 표시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저장하기’ 라는 기능을 가진 버튼을 만들어 글자로 표시를 한다면, 글자의 길이가 길어서 프로그램 상에서 차지하는 공간도 넓고 딱 그 의미로만 사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콘을 이용하여 상징화 해두면 ‘아! 이 아이콘은 파일로 저장하거나 혹은 그와 관련된 기능들을 동작시키는 버튼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직접적이지 않고 상징적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고, 그림이기 때문에 작은 버튼으로 만들기에 적합하다.
컴퓨터와 컴퓨터에서 동작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보급되고 사람들이 이런 표현방식에 익숙해지면서 아이콘의 활용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요즘 많이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메인화면과 애플리케이션을 동작시켰을 때 나오는 화면에는 글자보다는 대체로 아이콘을 이용하여 어떤 기능을 동작시키는 버튼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유독 스마트폰에서 아이콘이 더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의 화면이 매우 작기 때문이다.
공간이 좁기 때문에 여러 가지 기능을 좁은 화면에서 동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이콘으로 대체한 것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훨씬 보기 좋고 화면이 단순해지지만, 이런 ‘아이콘’이 의미하는 상징성에 익숙하지 않거나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화면속의 아이콘들이 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기 곤란한 경우가 발생한다.
마치 고대 문서의 상형문자를 보고 있는 것처럼, 아이콘이 뭘 이야기 하고 있는지 익숙하지 않다면 ‘아이콘’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기능성이 저하된다.
컴퓨터 사회에서 ‘아이콘’은 분명 훌륭한 ‘준 상형문자’이지만, 인류 역사에서 오랜 세월동안 문자가 발전해 왔듯이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문자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
단지 ‘디자인’ 때문에 아이콘과 그림으로 의미를 상징하는 행위가 많아진다면 문자의 퇴보를 가져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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