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스틱기타(통기타) 상·하현주(터스크) 교체 및 마틴 기타줄 장착 Music_Story

지난 번에 어쿠스틱기타(통기타) 녹음 테스트를 해본 이후에, 기타 줄을 마틴 기타줄로 바꾸면 어떻게 소리가 바뀔지 궁금해서 마틴 기타 줄을 구입했다.
가장 많이 쓰인다는 80/20 BRONZE 제품이고, 1번 줄이 0.012 사이즈인 제품이다.
세트 당 7천 원으로 저렴하기에 두 세트를 구입했다.
1번 줄이 0.011 인 제품도 있지만, 기타 줄이 너무 얇으면 울림이 좋지 않고 쇳소리가 많이 난다.
줄이 너무 두꺼우면 소리는 더 명료해지지만 장력(텐션)이 강해져서 기타를 치기기 상당히 힘들어진다.
그래서 그 중간쯤인 이 제품이 가장 인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초보자들에게는 통기타의 기타 줄 장력은 여전히 강하게 느껴질 것이다.
손가락이 아파서 통기타를 치기 힘들다는 분들은 '마틴 실버(Martin Silver)' 같이 더 얇은 줄을 사용하던지 아니면 줄의 길이가 짧아서 장력도 약한 미니 기타를 구입하면 좋다.
그래도 힘들다는 분들은 일렉 기타 줄을 끼워서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통기타에 일렉 기타 줄을 끼우면 장력이 약해서 매우 좋지만 쇳소리가 많이 나서 듣기에 그리 좋지는 않다.

그냥 기타 줄만 갈아 끼울 생각이었는데, 상현주(너트)와 하현주(새들)도 소리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며 터스크(TUSQ) 제품을 이미 사버렸다고 해서 같이 받았다.
보통 통기타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상·하현주가 장착되어 있다.
플라스틱의 특성상 소리 전달이 덜 되기 때문에 소리의 선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상아로 만든 제품을 쓰거나 인공상아라 불리는 터스크로 만든 제품을 쓰기도 하고, 일부 마니아들이나 전문가들은 흑단 같은 나무로 만든 제품을 구입하거나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상·하현주는 기타 줄과 직접 맞닿는 부분으로 기타 바디에 줄의 울림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플라스틱 제품은 진동의 전달이 좋지 않기 때문에 소리가 먹먹해진다.
터스크 제품을 땅바닥에 떨어뜨려 보면 유리 떨어지는 것 같은 맑은 소리가 난다.
일반적으로 상아로 만든 제품이 진동 전달력이 가장 좋다고들 하지만, 동물보호협회에서 상아채취를 반대하고 있어 구하기 어렵고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인공상아라 불리는 터스크 제품이 만들어졌다.
어떤 이들은 오히려 터스크가 더 좋다고 하기도 한다.

상·하현주를 교체하는 것은 초보자가 하기는 힘든 작업이다.
줄 높이를 잘 맞춰야 버징이 나지 않고 장력도 적절하게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줄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바닥면을 사포나 줄로 갈아서 높이를 맞춰야 하는데, 너무 낮으면 기타 줄이 프렛에 닿아 버징이 나게 되고 너무 높으면 장력이 너무 강해서 연주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기타의 넥이 휘었다면 맞추는 것은 더더욱 힘들어지는데, 이런 경우에는 먼저 트러스트로드를 돌려 넥을 바로 잡은 다음에 상·하현주를 가공하여야 한다.

이번 작업에 사용한 기타는 넥이 미세하게 휘었고 1번 줄에 약간의 버징이 있는 상태.
하지만, 넥을 바로잡아야할 만큼 휜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무시하고, 1번 줄은 버징이 있었기 때문에 하현주(새들)를 가공할 때 1번 줄 부분을 약간 높게 하기로 계획했다.

이 작업을 하다가 피에조 픽업(어쿠스틱 기타의 새들 밑에 있는 픽업)을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작업 과정이 다소 복잡하고 길어졌는데, 이 글에서는 피에조 픽업 수리 부분은 빼고 상·하현주를 교체하는 작업만 다루기로 한다.

작업 목적이 '마틴 기타 줄로 교체를 해서 녹음에 쓸 만한 소리로 바뀌는가?' 였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상·하현주를 터스크로 교체한 것은 거의 효과가 없고 마틴 기타 줄로 인한 소리의 변화를 조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개별적으로 작업을 한 것이 아니라서 터스크 제품이 소리에 미세하게 영향을 미쳤을지 모르지만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작업으로 인해 소리의 변화가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바뀌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미세한 변화여서 한참을 연주해보고 분석을 해보니, 소리가 차분해지고 부드러워졌으며 서스테인이 더 길어졌고 울림도 크고 배음도 잘 나온다.
마틴 기타의 특성처럼 고음이 화려하게 뻗어 나가지는 않고 약간 필터가 씌워진 듯 약간 무디게 들리지만, 그것이 장점이 되어 소리가 차분하고 여러 장르의 음악에 무난하게 맞을 수 있다.
중음역대와 고음역대가 선명하여 화사하고 밝은 소리를 내고 싶다면 테일러 기타 줄을 사용하면 좋을 것 같은데, 테일러 기타 줄은 한 세트에 17,000원~18,000원 정도로 상당히 비싸다.
수명이 길다고는 하지만 부담이 가는 가격.

마틴 기타 줄로 교체 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소리의 질감이 좋아지기 때문에 추천한다.

이하 사진을 통해 작업 과정을 설명한다.


마틴 기타줄 80/20 BRONZE Light(.012~.054) 한 세트에 7천 원.
터스크 상·하현주 각각 2,500원 씩.

터스크로 만든 상·하현주.
바닥에 떨어뜨려 보면 맑은 소리가 날 정도로 단단하다.

기타 줄을 풀고 하현주(새들)을 뺏더니 종이가 대어져 있다.
원래 끼워져 있던 플라스틱 새들이 좌우로 덜컹 거려서 고정시키려고 넣은 듯.
이런 작은 차이도 소리에 미세하게 영향을 미친다.

넥의 트러스트로드 구멍을 가린 부분을 해체한다.
상현주(너트)를 지지하는 역할도 한다.

기타에 따라서는 통 쪽에 트러스트로드 구멍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넥 쪽에 트러스트로드 구멍이 있다.
넥의 배가 아래로 꺼지거나 위로 올라온 경우에 트러스트로드를 돌려 조이거나 풀어주면
어느 정도는 교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넥이 좌우로 틀어진 경우에는 잡기 힘들다.

통기타는 기타 줄의 장력이 굉장히 센 편이어서 
넥이 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기타를 치지 않고 장시간 보관할 경우
기타 줄을 풀어 두는 것이 좋다.

상현주(너트)를 분리하는 방법.
위 사진에서는 저렇게 밀어서 분리를 했는데, 저렇게 하면 절대 안 된다.
저렇게 하면 하단 부분에 있는 나무가 깨지게 된다.
가로 방향이 아니라 세로 방향으로 밀어서 분리를 해야 하는데,
본드가 발라져 있어서 분리가 쉽지 않다.
상현주의 하단과 넥 쪽에 본드가 발라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가로방향으로 미는 바람에 아랫쪽 나무와 코팅이 깨졌다.

깨진 조각을 순간접착제를 이용해 다시 짜맞춰 붙였다.

상현주 자리에 새로 구입한 터스크 상현주를 장착.
상현주의 경우에는 원래의 상현주와 대 보니 높이에 차이가 없어
별도로 가공을 하지 않고 그대로 붙였다.
나중에 또 빼야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바닥에는 본드를 묻히지 않고 옆면에만 묻혀서 고정했다.

다시 조립.
트러스트로드 감추는 뚜껑부분이 상현주(너트) 옆면을 지지한다.

본격적으로 하현주(새들) 부분을 작업 한다.
하현주를 빼내고 보니 그 밑에 이상한 부분이 보이는데, 무엇인지 알 수 없어 고민을 했다.
전선 코팅 같은 것이 군데군데 벗겨져 있어서 작은 일자 드라이버로 긁어냈다.

이것이 비극의 시작.
이 부분은 새들 밑에 감춰져 있던 피에조 픽업이다.
피에조 픽업은 새들의 압력(진동)을 전달받아 소리를 내주는 어쿠스틱 기타용의 픽업이다.
피에조 픽업에 문제가 생겨 작업 과정이 매우 복잡해지고 시간이 엄청나게 소요되었다.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고 별도의 글에서 다루기로 한다.

기존의 하현주(새들)과 비교해 보니 높이가 꽤 차이가 났다.

갈아낼 부분을 선으로 그어 놓았다.

1번 줄에 약간 버징이 있었기 때문에,
기존의 하현주 보다는 약간 더 높게 가공할 계획.


작업대도 없고 작업 도구도 변변치 않아서.
일단 숯 돌에 갈았는데, 숯 돌이 물에 젖어 터스크 가루가 다 묻으니 소용이 없었다.
나중에는 굵은 사포를 숯 돌에 대고 그 위에서 갈았더니 금방 갈렸다.
그어놓은 선에 맞도록 중간 중간 확인하면서 조심스럽게 작업을 한다.

그어 놓은 선에 맞춰 갈았으나, 실제로 기타 줄을 장착해보니 상당히 높았다.
줄이 높고 장력이 너무 세서 연주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임의로 선을 그어서 1mm 이상 더 갈아냈다.

원래는 줄 높이를 맞추는 기준이 있다.
프렛위로 몇 mm 로 맞추고 넥 쪽에서 몇 mm 로 맞추는 등의 수치가 있으니 별도로 참고하기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귀찮아서 그냥 직감으로 작업했다.
아무튼 직감으로 더 갈아내고 다시 기타 줄을 끼워보니 적절히 높이가 맞았다.

기타 줄을 새로 갈아 끼우면 한동안 기타 줄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음이 계속 낮아진다.
그 기간이 꽤 길어서 계속 튜닝이 틀어지는데,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타 줄을 새로 갈아 끼운 후 손으로 잡아당겨 늘려주면 된다.
위 사진에서처럼, 왼손바닥으로 기타 줄을 누르고 오른 손으로 살살 잡아 당겨서 늘려준다.
브리지 쪽에서 시작하여 넥 방향으로 조금씩 이동하며 줄 전체를 늘려준다.

튜닝기로 튜닝을 맞춘다.
기타 줄을 인위적으로 늘리기는 했지만, 미세하게 계속 튜닝이 틀어지게 되는데,
일단은 대충 맞추고 소리를 들어 본다.



상하현주 교체방법 관련 이미지를 받았는데, 출처를 몰라서 일단 이미지를 그대로 올려둔다.
내용을 보면, 어느 프렛 위로 몇 mm 가 되도록 맞추라는 등의 자세한 설명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미세하게 맞추는 작업을 하려면 새들을 계속 뺏다 끼우기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릴 수 있다.
귀찮아서 그냥 감으로 작업 마무리.
시간 여유가 있다면 며칠 작업할 각오로 미세하게 튜닝을 해보기 바란다.


핑백

  • F.G. : 통기타 새들(하현주) 직접 제작하기 2014-07-28 01:26:47 #

    ... 지는 않기 때문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전의 작업과 관련한 링크 어쿠스틱기타(통기타) 상·하현주(터스크) 교체 및 마틴 기타줄 장착http://fendee.egloos.com/11118708어쿠스틱기타(통기타) 피에조 픽업 수리 및 노이즈 처리http://fendee.egloos.com/11118730 실패하기는 했지만, ... more

덧글

  • 지나가던 2016/08/08 08:01 # 삭제 답글

    이런 시행착오를 공유해야 다른분들이 피해를.. 덜받겠군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14702
4671
11051023

google_myblogSearch_side

▷검색어

Flag Counter styl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