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과 된장의 기준 Essay

똥과 된장의 기준.

상투적으로 많이 쓰이는 말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느냐.”
“개념이 없다.”

여기서 ‘개념(槪念)’은 ‘보편적인 생각’으로 풀이할 수 있다.
대개(大槪: 대부분)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거나 알고 있는 인식이다.
개념이 없다는 것은 이런 보편적인 인식이 없거나 그것에 위반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똥’과 ‘된장’은 외형상 비슷하기 때문에 같은 그릇에 같은 모양으로 꾸며져 있다면 그 차이를 알기 어렵다.
이런 경우에 그것이 ‘똥인지 된장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맛을 보는 것 밖에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된장처럼 꾸며진 똥이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고, 우리가 보게 되는 똥은 된장과는 다른 차이점을 가지고 있어서 여러 가지 형태적 차이점을 관찰하여 ‘된장이 아니다’라고 분별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위에서 상투적으로 쓰인다고 언급한 두 가지 문장은 ‘지식을 습득해라’ 혹은 ‘규칙을 지켜라’ 라며 질타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집단에서는 이러한 규칙을 가지고 있는데 왜 모르느냐, 그것을 모르면 개념이 없는 것이니 그것을 배우고 규칙을 따르라’는 말이다.

지식(知識)의 차이.
‘지식’이란, 어떤 대상에 대해 배우거나 경험하여 습득한 인식과 이해다.
개념이 없다는 것은 아직 그것에 대해 경험해 보지 못하였거나 배우지 못하여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다.
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한국의 관습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직 어른들이 해본 것들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이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군대에 갓 입대한 신병이 군인들이 지켜야 할 위계질서와 규칙과 군대식 용어를 모르는 것 과 같다.
개념이 없다는 것은 말 그대로 아직 배우지 못해서 모르는 것이다.
물론,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거나 반항심에 방종(放縱)하는 것일 수도 있다.

몰라서 그런 행동을 한다면 아는 사람이 가르치는 것이 옳다.
배우기를 거부한다면 통상 강압적으로 교육을 하게 되지만, 그런 강압이 싫다면 그 집단에서 스스로 나가거나 퇴출시키면 되는 것이다.
규칙을 지키지도 않으면서 집단에 남기를 원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들이 말하는 ‘개념’의 ‘기준(基準)’은 모호하다.
절대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바뀌고 집단에 따라 다르며 가치관의 변화에 의해 변하고 힘의 논리에 의해 좌우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우리가 누군가에게 우리가 정한 기준을 강요하는 것은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 마찰을 발생시킨다.
개인 간에 또는 집단 간에 충돌이 일어나며, 이러한 충돌은 싸움과 전쟁으로 번지게 된다.
자신의 기준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충돌이 발생하게 되기에 우리는 ‘기준’의 차이를 서로 ‘합의’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며 남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서로에게 물질적·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게 한다.
우리는 서로의 의견 차이를 원만하게 합의하며 사는 방법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인간은 죽는 그 날까지 경험하고 실수하고 싸우면서 배운다.
우리가 어렸을 때에 몰랐던 것처럼, 그리고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고 계속 배워야 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개념 없다’라고 비난하는 당신은 단지 그 보다 조금 일찍 그 지식을 배운 사람일 뿐이다.
아직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친절과 아량(雅量)을 베풀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스스로 겸손(謙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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