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더 기타 실드 처리(실딩) 및 그라운드 접지 테스트 Music_Story

문득 기타에 실드(shield;쉴드) 처리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더 이상 기타를 개조하지 않으려 했으나, ‘실드’ 처리는 ‘개조’라기보다는 단순한 노이즈 제거 작업이기 때문에 감행했다.
몇 년 전에 친구가 준 동판이 있다.
제팬 펜더기타 실드 처리하라고 준 거였지만, 그 당시에는 실드 처리를 하면 소리에 변화가 생긴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하지 않았었다.
‘소리가 변해봐야 얼마나 변하겠어!’라는 심정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펜더기타는 태생적으로 노이즈가 많은 일렉 기타다.
싱글 픽업을 사용하기 때문에 험버커(노이즈를 잡는다는 뜻) 픽업을 채용한 악기에 비해서 노이즈가 많다.
녹음을 할 때마다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실드처리로 노이즈가 줄어든다면 사운드 메이킹에도 좋고 노이즈를 줄이기 위한 고민도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노이즈를 줄이는 것이 무조건 좋다고 볼 수는 없다.
노이즈가 적은 펜더 제품인 펜더 디럭스 모델의 경우, 노이즈는 거의 없지만 '펜더 소리가 아니다'라는 악평을 듣기도 한다.
노이즈를 줄이면서 기타의 음색이 변하기 때문에, '빈대 잡다가 초가삼간 태운다'고 노이즈를 줄이려다가 원래의 좋은 소리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아무튼, 작업을 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기에 작업을 강행.

한쪽면에 접착제가 발라져 있는 동판을 준비.

오랫동안 보관했더니 접착력이 거의 없어졌다.
접착력이 강하면 기타 바디에 바로 붙일 수 있겠지만,
접착력이 약해서 접착력이 너무 강하지는 않은 문구용 테이프로 고정하기로 했다.

91년도에 제조된 펜더기타인데 픽업이 들어가는 자리가 수영장처럼 사각형으로 파여 있다.
그 즈음에 나온 기타만 그렇다고 하는데,
보통 펜더 기타는 픽업 들어가는 자리만 파여져 있다.
픽업 들어가는 자리에 동판을 넓게 붙이고, 문구용 테이프로 테두리를 고정했다.
모서리 꺾이는 부분은 가위로 잘라내서 예쁘게 마무리 한다.

각종 노브(톤 및 볼륨)가 들어가는 자리는 모양이 불규칙해서 동판을 붙이기 힘들다.
꺾이는 부분마다 동판을 잘라내서 모양을 맞춰준다.
동판을 오려내지 말고 꺾이는 부분에 칼집을 내서 겹친다.

1시간에 걸쳐 바디 모양에 맞게 동판 붙이기 완료.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접지선(그라운드)을 연결하지 않은 상태로 마무리 했다.
예전에 개조 작업을 하면서 그라운드 선을 연결했더니,
노이즈는 확 줄었지만 기타줄에 손을 댈 때마다 전기가 많이 흘러 짜증이 날 정도였다.
그래서 접지선을 연결하지 않고 떼어 놓았는데,
노이즈는 있지만 손에 전기가 많이 흐르지 않아서 연주하기에 더 좋았다.

굴곡진 모서리 부분도 동판을 이리저리 접어가며 깔끔하게 마무리.

사진에서 보이듯이 분리했던 접지선 나사는 다시 끼웠지만 접지선을 연결하지 않았다.

일단 마무리 하고 사운드 테스트.
여기서 부터 그라운드 접지와 관련한 사운드 테스트 내용을 언급하겠다.
접지선을 연결하지 않은 상태로 마무리 하고 소리를 들어봤다.
단지 기분차이일 수도 있고 착각일 수도 있는데, 별 차이가 없다.
노이즈는 아주 조금 줄어든 것 같기는 하지만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다.
고생해서 작업했지만 노이즈가 줄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헛고생을 했나 싶다.

어떡할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접지선을 연결했을 때 노이즈가 많이 줄어들었던 점을 고려해서
다시 접지선을 연결하고 소리를 들어보기로 결정.

접지선은 볼륨팟에서 두가닥을 빼내어, 한 가닥은 뒤 쪽의 브리지 스프링 고정장치에 연결하고 다른 한 가닥은 안 쪽 몸통에 연결한다.
기존에는 뒤 쪽 브리지로 가는 접지선은 연결되어 있어서 기타 줄에 손을 대면 노이즈가 줄어들었는데, 그 접지선마저 연결하지 않으면 노이즈가 너무 심해서 연결을 해놔야 했다.
연주 기법 상 항상 오른 손을 기타 줄 위에 올려놓으면 노이즈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법만으로도 노이즈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바디에 고정한 접지선에도 연결할 경우에는 기타 줄에 손을 댈 때, 손으로 흐르는 전기량이 많아서 따끔거리는 정도였기 때문에 그 선을 떼어 놓았던 것이다.
일단 테스트를 위해서 바디 쪽에도 접지선을 연결했다.

이 상태로 다시 마무리 하고 소리를 들어봤다.
노이즈가 확실히 줄어들었고, 오른 손을 기타 줄 위에 올려놓아도 전기가 흘러 따끔 거리는 증상이 없어졌다.
‘드디어 성공이야’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기타 소리가 변한 것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이펙터 세팅에서 연주를 해보았는데, 드라이브가 훨씬 약하게 걸리고 톤도 약간 탁하고 부드러워졌다.
야생마처럼 카랑카랑하고 생동감 있던 톤의 느낌이 없어지고, 말랑말랑하고 맥없는 톤으로 바뀌었다고 해야 할까.
막귀인 사람은 차이를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소리에 변화가 생겼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노이즈를 줄어들었으나 톤이 바뀌어서 원래의 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이 작업의 의미가 없다.
사실 이 ‘소리변화’라는 것이 일시적인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분명 소리에 변화가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바뀐 소리’도 그리 나쁜 소리는 아닌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원래의 그 카랑카랑하고 섬세하면서 날카롭고 거친 소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노이즈를 줄인다는 장점만으로 기타를 이 상태로 놔둘 수는 없어 선택을 해야 했다.

두 가지 장점을 모두 포용할 수 없을까.
예전에 개조 작업을 하면서 2P 2단 토글 스위치(toggle switch)를 달았는데, 바디 쪽 접지선을 붙이거나 떼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배선을 연결해 보기로 했다.
예상처럼 접지선을 붙이고 떼는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두 가지 소리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환상적인 개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볼륨팟에서 검정색 접지선 두 가닥이 나간다.

볼륨팟에서 나온 접지선 한 가닥을 2단 토글 스위치의 가운데 다리에 연결하고,
어느 한 쪽을 선택할 경우 바디에 접지선이 연결되는 배선이 되도록
선을 하나 더 추가했다.

2단 토글 스위치에서 나온 선을 바디 접지선에 연결한다.

토글 스위치를 아래로 내리면 바디 접지선이 떨어지고,
올리면 연결 되는 배선으로 작업을 했다.

한껏 기대를 하며 소리를 들어 보았는데 예상을 빗나갔다.
예전에 2단 토글 스위치로 2종류의 커패시터(캐패시터)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배선을 만들었으나 소리가 모두 똑같이 들려서 실패를 했었는데, 이번에도 2단 토글 스위치에 배선을 했으나 소리가 똑같다.
스위치를 움직여 봐도 소리가 모두 똑같이 들리는 것이다.

그래도 반쪽의 성공이랄까.
이번 작업 전의 상태 보다는 노이즈가 줄어들었고 오른 손을 기타 줄 위에 올려놓아도 전기가 흘러 따끔거리는 증상은 없다.
소리는 다시 원래대로 카랑카랑한 소리가 되었다.
볼륨 팟에서 나온 선을 바디 접지선에 바로 연결했을 때 보다는 노이즈가 조금 더 있지만 노이즈가 꽤 줄어든 것처럼 느껴지는데, 특히 리어 픽업 위치에 달아놓은 던컨 험버커 픽업은 노이즈가 확실히 줄어든 것이 느껴진다.
프론트와 미들에 장착되어 있는 펜더 고유의 싱글 픽업은 노이즈가 여전히 있지만, 기존의 노이즈 보다는 약하게 느껴진다.
생각만큼 노이즈가 확실히 줄어들지는 않았다.

매번 테스트 할 때 마다 토글 스위치가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을 보면 토글 스위치 자체가 불량이 아닐까 의심이 되기도 하지만, 특별히 불량이 생길 만큼 복잡한 구조는 아니어서 그렇지는 않을 것 같고.
약 2시간 정도 연주를 해보면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느껴보려고 했는데, 접지선을 바디에 바로 연결했을 때 보다는 선명해진 것 같기는 한데, 노이즈가 줄어들었는지 소리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확실히 느끼지는 못하겠다.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아서 일단 며칠 더 연주를 해보고 녹음도 해보며 소리를 들어 봐야겠다.

유튜브 동영상 중에 깁슨 레스폴 기타의 노이즈에 대해 테스트를 하는 영상물이 있는데, 다른 기타들은 기타 줄 위에 손을 대지 않아도 노이즈가 거의 없지만, 깁슨 레스폴은 기타 줄에 손을 대지 않으면 노이즈가 난다는 내용이었다.
노이즈를 완벽히 잡는다면 꽤 좋은 기타이기는 하지만, 노이즈를 잡기 위해 실드처리를 하면서 원래의 소리를 유지하지 못하고 바뀌게 된다면 실드 처리를 할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한다.

펜더 기타가 노이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깁슨 레스폴 모델 역시 생각처럼 노이즈가 없는 기타가 아니다.
깁슨 레스폴 모델의 ‘히스토릭’ 시리즈의 경우에는 예전의 전설적인 소리를 되찾기 위해 비록 노이즈가 심하지만 옛날 방식 그대로 기타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완벽히 노이즈를 차단하는 대가로 섬세하고 시원시원한 소리를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소리를 위해 노이즈를 감수할 것인지의 선택이 필요하다.

기타의 노이즈는 실드처리 뿐만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 중에서 기타 노이즈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잭’ 이다.
위의 사진은 원래 기타 잭용으로 나온 전선은 아니지만 오디오에서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벨덴 케이블이다.
안쪽에 알루미늄 호일이 전선을 감싸는 형태로 되어 있는데, 벨덴 잭을 사용하다가 예전에 사용하던 일반 기타 잭을 연결해보니 노이즈가 엄청나게 많이 났다.
벨덴 케이블처럼 안쪽에 호일로 감싸는 형태로 된 선이 노이즈 감소에 획기적으로 좋다.
기타 내부의 실드처리도 중요하겠지만, 우선 기타 잭에서 노이즈가 많이 나지는 않는지 확인을 해보기를 권한다.


덧글

  • 퍼피 2014/06/20 15:20 # 삭제 답글

    형 펜더기타는 마루타 ㅋㅋㅋ
  • fendee 2014/06/20 20:35 #

    갑자기 생각나서 했는데 피곤하네.
  • 일벌 2019/09/15 12:43 # 삭제 답글

    쉴드와 배선을 꼼꼼히 하시면 그라운드 노이즈는 싹 사라집니다. 손을 대야 없어지는 노이즈가 있다면 스트랫이건 레스폴이건 같습니다. 접지가 캐이블을 타고 완벽하게 이루어게 됩니다. 무선 캐이블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무선일 때 노이즈가 없는데 케이블을 연결하면 노이즈가 생긴다 그러면 바로 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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