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인 사람에게 좋은 직업 Essay

요즘도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어렸을 때는 학교에서 적성검사를 했다.
검사를 통해 어떤 직업이 맞는지 검사하는 내용에서 ‘교사’라는 직업이 나왔다.
‘교수’라는 직종이 따로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교수’와 ‘교사’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보다.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지만, 어릴 때의 기억은 평생에 남아 있어서 계속 뇌리를 스친다.
‘내가 만약 교사가 된다면?’, ‘내게 교사라는 직업이 잘 맞을까?’ 같은 질문들이 항상 남아 있다.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새로운 것을 경험해 보고 싶어 하고,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희망 직업은 수시로 바뀐다.
하지만 중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정신없이 공부를 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이며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아이는 별로 없다.
아무도 그런 질문을 하지 않으며, 오직 ‘공부를 열심히 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라는 막연한 목적을 이야기 하거나 부모의 자존심을 세워 줄 판검사나 의사가 되기를 바라는 강요가 있을 뿐이다.

사람의 성향을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주목할 부분은 흔히들 말하는 ‘내성적인 성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즘에는 ‘내성적’ 이라는 표현 대신에 ‘내향적’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다소 형이상학적이기는 하지만 ‘마음’의 중심이 자신의 내부로 향하고 있느냐 외부로 향하고 있느냐 하는 정도로 생각을 해보자.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사회생활을 통해 ‘외향성’을 가지려 노력을 했는데, 보통 대인 관계가 원만하고 숨김이 없이 화통하며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시원시원한 성격을 모범적인 성격으로 꼽는 사회에서 살게 되었기 때문에 내향적인 성격은 고쳐야 하는 잘못된 성격이라는 편견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社會)’는 인간이 서로 교류를 하는 조직이고, 대인 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결함이 있어 보일 수 있다.
산에 들어가 칩거를 하지 않는 이상에야 항상 누군가와 교류를 해야 하고, 인간관계에 오해나 말썽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회생활을 통해 꽤 외향적 모양새를 갖추기는 했으나 여전히 나는 내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외향적인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면 정말 ‘타고난 성품’이라는 것이 있어서 결코 고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향적인 성격은 대인관계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낀다.
‘나’ 아닌 ‘타인’을 항상 신경 써야 하고 타인에게 맞춰줘야 한다.
타인과 함께 있을 때 이처럼 편안하지 않고 항상 무언가를 신경 쓰고 행동을 제한해야 하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발생시킨다.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해야 하고, 상대방의 행동에 적절히 대응을 해야 한다.
쉽게 얘기해서, 상대가 내 호응을 바라는 말을 하면 적절하게 대답이나 추임새를 넣어야 하고, 내 생각을 묻는 질문이라도 하면 어떤 식으로 답변을 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
내게 어떤 행동을 요구한다면 어떤 식으로 행동을 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내향적인 사람은 대체로 신중하고 상대에 대해서 그리고 상대에게 보여 질 나 자신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대인관계 자체가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감정 노동을 유발한다.
그리고 원하지 않는 행동을 유발하는 귀찮고 복잡한 활동이며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육체적·정신적 노동이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타인과 만나서 교감하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편이다.
‘행위’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상대방과 교류하며 생각하고 행동하는 행위가 오히려 즐거움이고 에너지가 발생하게 된다.
흔히 ‘튀고 싶어 하는 사람’ 이라던가 ‘애정결핍’ 같은 성향의 사람들은 타인과 함께 있어서 행복감을 느끼고 타인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이며 즐거움을 느낀다.
이런 사람들에게 대인관계는 노동이 아니라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활력 넘치는 순간이다.
이처럼 같은 상황에서도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과 외향적인 성향의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다르고,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시간이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피곤한 순간이 될 수 있다.

내향적인 사람은 어떤 직업이 잘 맞을까.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 불편함을 느끼고 자기 혼자만의 조용한 사색을 즐긴다면,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직업이 잘 맞는다.
주로 예술가나 학자, 분석가, 기록가, 운동선수 같은 직업으로 볼 수 있다.
좀 더 세세하게 나열하자면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가, 컴퓨터 프로그래머,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 시인, 화가, 작곡가, 작가, 혼자 인고의 시간을 감내해야 하는 운동선수 등 주로 혼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스스로를 단련시키거나 분석을 하거나 창조성을 발휘하는 직업이 잘 맞는다.
외향적인 사람은 대중의 주목을 받는 연예인이나 가수, 배우, 정치인, 사회자, 선생님, 교수, 상담가, 사업가, 영업(판매 및 고객 응대), 유흥업, 장사 등 타인과 관계를 많이 맺는 직업이 잘 맞는다.
직업의 종류에 따라 그 구분이 다소 애매하고, 예술가라 할지라도 대중을 많이 만나는 경우에는 구분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타인과 만나는 횟수와 관계의 깊이에 있다.
내향적인 사람이 낯선 사람을 경계하고 소수의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타인에게 두루 인정받기를 바라기 보다는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소수의 사람들과 남들을 구분하여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외향적인 사람은 여러 사람과 친하게 지내기를 좋아하며 관계의 깊이가 깊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며 그들에게 ‘멋진 사람’으로 인정받기를 바랄 것이다.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이 외향적인 성향의 사람에게 어울리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마치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은 불편함을 느끼고 훨씬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외향적인 성향의 사람은 동호회 모임을 통해 사람들과 어울리며 활력을 얻고 대중의 이목을 받으며 기쁨을 얻을지 모르지만,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은 대중의 주목을 받는 것이 부담스럽고 사람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에 피곤할 수 있다.
각자의 성향에 맞는 직업을 가졌을 때 역량이 최고로 발현될 수 있으며, 성향에 맞지 않는 직업은 삶의 기쁨을 잃게 하고 회의감을 키울 수 있다.

타고난 심성이 말 그대로 타고난 것인지,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작은 차이가 자라 온 환경에 의해 굳어지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향적인 성향이 외향적인 성향으로 쉽게 고쳐지지 않으며, 바뀐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은 바뀐 것처럼 자신과 남을 속이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자신의 성향에 맞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이 배려를 해주면 좋겠으나 아직 사람들 저마다의 ‘성향’에 대해 이해하고 배려하는 체계는 없다.
일부의 학자들에 의해 ‘내향적인 성향’ 이 나쁘거나 부족한 성격이 아니라는 견해가 주장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타인과 관계를 원만히 유지해야 하는 구조적 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다.

구르는 돌에 이끼가 끼지 않고 모난 곳 없이 부드러워 지듯이 우리는 지속적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면서 적응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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