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글로벌 홈스테이 집으로 (2013.12.19~2014.04.03)(13부작) TV_etc

2010년 방영된 다큐 '아마존의 눈물' 에 출연했던 원주민 부족 중 하나인 와우라 부족의 야물루 가족이 한국을 방문했다.
먼저 최수종 하희라 부부, 의사 박용우와 아들 천규가 주요 방문객이 되어 최수종과 하희라는 야물루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박용우 부자는 야나힘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3박4일 간 친분을 쌓는다.
그리고 이번에는 야물루 가족과 야나힘이 3주간 한국의 여러 곳을 여행하며 다양한 것을 체험하는 형식.

시청하는 내내 긍정도 부정도 아닌 복잡한 생각들이 떠올랐는데, 두서없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참고 링크:
(리뷰) 아마존의 눈물 - 극장판 (2010)

'글로벌 홈스테이 집으로' 제작사 홈페이지

소재가 꽤 신선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영 당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요즘은 여러 장르들이 '예능' 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되고 있는데, 제작진이 재미 보다는 진지함을 추구하면서 시청자들의 선택이 갈린 것 같다.
두말할 것 없이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지만 보면서도 아쉬움이 많았다.
'재미' 와 '감동' 을 모두 잡으려고 했으나 상당히 애매해서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예능이 된 것 같다.
프로그램 소개에서는 '가족의 참 의미를 잃어버린 시대, 가족애를 되찾기 위한...' 라고 되어 있는데, 이 주제에는 잘 접근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최수종 하희라 부부 및 의사인 박용우를 비롯해 비 예능인들이 주축이 되었다는 것과 야물루 가족 역시 일반인이라는 점에서 '재미'를 보여주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다.
그보다는 보는 내내 '이 프로그램은 과연 무엇을 보여주려 하는 것인가' 라는 점과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인디오들을 문명화 된 도시에 데려와 신기한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 과연 그들에게 해가 되지는 않을까' 라는 점이 우려스러웠다.
와우라 부족의 부족장, 아마존 9개 부족 연합의 대표인 야나힘은 간호 보조 교육을 수료하고 문명화된 의료 기술을 익혀 부족민들을 보살피려 한다.
야물루 가족이 최수종 부부와 함께 서울 및 제주 등지의 다양한 도시 문화와 화려한 볼거리들을 구경하고 다닌 반면 야나힘은 병원에서 간호 체험을 해보는 등 꽤 의미 있는 일정을 소화했다.

2010년 방영된 '아마존의 눈물' 이 아직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아마존 원주민들의 삶을 보여주고 그들과 아마존의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주제를 담았다면, 이번에는 그것과는 상반되게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문명을 알린 것이다.
브라질 정부에서도 인디오 보호구역을 지정하고 원주민들에게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아마존이 문명화 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 된 것이기에 현실적인 시대 흐름을 무시하고 무작정 지키자고 하는 것도 무리가 있겠으나 두 프로그램의 이처럼 상반된 것은 참 아이러니 하다.

프로그램의 연결고리는 '아마존의 눈물' 촬영 당시 야물루가 '도시에 가보고 싶다'는 인터뷰에서 시작된다.
당시 13세였던 야물루는 한국 제작진의 방문이 신기했을 것이다.
아직 원시시대의 삶을 살고 있는 자신들과 달리 문명화된 모습의 제작진을 보며 도시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3년이 지난 후 제작진은 야물루라는 소녀가 했던 말을 떠올리고 아마존 원주민이 한국에 와서 문명화된 사회를 경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와우라 부족을 찾아갔더니 야물루 가족은 부족을 떠나 '살토' 라는 작은 마을로 이사를 갔다고 한다.
야물로와 제토의 교육을 위해 임시로 이사를 간 것.
그곳에서 그들을 만나 촬영을 위해 다시 와우라로 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3박4일간의 촬영이 끝난 후 다시 그들을 한국으로 초청하여 3주간 파주의 임시 거처에 머물면서 서울의 이곳저곳을 체험하고 제주도에 가서 야물루의 부모인 아빠후와 아우뚜의 결혼식을 시켜준다.
야나힘의 경우에는 선진 의료 기술을 체험하게 해주는 등 인디오의 처우 개선과 와우라 부족의 보호를 책임질 야나힘에게 이로운 경험을 많이 쌓게 도와주었는데, 야물루 가족의 경우에는 대부분 '관광' 이 목적이었다.
사춘기인 야물루와 제토, 그리고 어린 두 동생 이요니와 빠빠시에게 직업 체험을 시켜주는 모습은 좋아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 한국의 이상한 음식 체험이나 방송국에서 연예인을 만나거나 화려하고 멋진 문명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과연 야물루 가족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될지 우려스러웠다.
부모인 아빠후와 아우뚜는 성인이기 때문에 그저 좋은 관광경험으로 추억하며 잊을 수 있지만, 멋지고 화려한 것이 부러울 사춘기의 야물루와 제토에게는 멋진 도시의 모습이 오히려 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우려가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던지, 하희라도 인터뷰 중에 이런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한다.
아이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가 걱정이라고 한다.
지금 당장은 그들이 손님이고 보호해 주어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좋은 것을 먹이고 멋진 것을 구경시켜 줄 수 있겠지만, 그들이 다시 돌아가서 원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쉽겠느냐는 것이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일까.
야물루는 서울의 밤거리를 보고 싶어 천규와 함께 나갔다 오면 안 되겠느냐고 하자 아빠후는 크게 화를 낸다.
화려한 도시를 보고 싶은 야물루는 아빠에게 계속 말대답을 하고, 아빠후는 딸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
방송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투는 모습인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춘기의 아이에게 자신들이 살던 낙후된 환경이 아니라 문명화된 사회를 보여주고 아이들이 도시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되는 것이 다툼의 원인이 되게 된 것이다.
완전히 원시적인 삶을 사는 와우라 보다는 도시의 모습을 갖춘 살토 라고 해도, 빈부격차가 심하고 인디오에 대한 차별도 있는 브라질로 돌아간 야물루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를 느낄지도 모른다.
삶의 격차와 상실감은 야물루와 제토가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한다고 해서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이런 문제는 아마존의 한 소녀의 문제만은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 가도, 젊은이들은 도시를 동경한다.
멋지고 화려한 것에 매료되어 자신도 도시에서 꿈을 키우고 싶어 하지만, 모든 이들이 멋지고 화려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방에서 도시로 진출을 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극진한 대접을 받고 브라질로 돌아가 상실감에 좌절할지 아니면 꿈을 키우며 멋진 사람으로 성장할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 모든 고민은 온전히 야물루 가족의 몫으로 남겨진다.

최수종과 하희라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다.
아내 사랑이 극진하고 눈물 많은 최수종은 야물루 가족을 생각하면 연신 눈물이 난다.
하희라는 아이들의 '한국 엄마'를 자처한다.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사람들은 정이 많다.
야물루 가족은 최수종 하희라와 3박4일의 짧은 시간동안 함께 지냈지만 깊은 정이 들었고, 그들의 순수함에 역시 정 많은 최수종 하희라는 그들을 사랑한다.
엄마처럼 따르는 야물루, 표현을 잘 하지 않지만 마지막 이별 편지에서 '한국 엄마'로 생각한다는 제토.

내가 어릴 때 친구네 엄마는 꽤 젊었다.
젊고 도시적인 느낌의 젊은 엄마를 가진 친구가 부러웠는데, 친구 중 한 명은 직접적으로 '자기 엄마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야물루와 제토는 '젊고 멋지며 도시에 사는 최수종과 하희라가 자신의 부모였더라면'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단지 그런 '부러움' 으로 그 아이들의 생각을 넘겨짚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자신들과는 다른 삶을 사는 한국의 가정이 부러웠을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도 4일을 가야 하는 먼 나라의 원주민과 최첨단의 도시에서 사는 연예인 부부가 서로 한 가족처럼 여기게 되는 아름다운 광경과는 별개로 겉으로는 말하지 않아도 머릿속에서 맴돌 갖가지 고민들과 부러움, 상실감 등이 걱정스러웠다.
하희라가 했던 얘기도 그런 맥락이지 않을까.
좋은 경험을 했다 생각하고 자신들의 삶으로 돌아가 멋진 미래를 꿈꾸는 건전한 결말이 되기를 바라지만, 그 이면에 있을 많은 상실감은 이 프로그램이 좀 더 고민을 했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한국의 여러 곳을 구경시켜 주는 모습도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마치 한국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아 한국관광 홍보 프로그램이라도 만들려 한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여행프로그램 컨셉트로 만들어졌고, 온갖 아이돌이 등장하는 이유도 모호했다.
야물루 가족의 뒷 이야기는 있지만 야나힘의 뒷 이야기는 없었다.

야물루는 왜 자신들을 선택했느냐고 묻는데, 제작진은 와우라 부족 사람들을 관찰하던 중 항상 웃고 유쾌해 보이는 가족이어서 선택했다고 한다.
다른 부족사람들에 비해 인상도 순하고 한국인과 얼굴 모습도 비슷하고 착하다.
물론 다른 부족사람들과 친근하게 인터뷰를 하지는 않았으니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원주민'에 대한 편견과는 다르게 순하고 예의바르고 정 많고 착한 가족이다.
최수종 하희라 부부 역시 착한 사람들이고, 두 가족은 서로를 아끼는 마음으로 사랑하며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가족애'를 되새기게 해주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문명화 되지 않아 문명의 온갖 이기(利器)가 없고 즐길 거리도 없으며 작은 질병과 위험에도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원시사회.
갖가지 화려한 볼거리와 편리한 시설이 많으며 의료기술로 아프지 않게 오래 살 수 있지만 새로운 사회 문제가 발생하는 도시사회.
어떤 사회가 행복한 사회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원시부족을 문명화 시키는 것이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일지 모른다.
표면적인 풍요로움을 주는 대신 새로운 질병들을 안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마음의 문제다.

P.S.
야물루 가족이 떠나기 전에 집 청소할 때 청소기 자세히 보여주는 장면은 PPL 인가.
정말 분위기에 안 맞는 광고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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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뷀꽁이 2014/06/21 18:36 # 삭제 답글

    보는내내 불편한느낌을 받었다.
    아마존의 눈물을 보고 아우뚜가족이 자지냈으면...하고 바랐는데..
    이프로그램을 보는내내 맘이 안좋았었다.
    아우뚜가족을 보기위해 이프로그램을 다 봤지만//인디오들에게
    제작진들의 생각이 짧았다는 점은 보는내내 나를 불편하게했다.
    글쓴분의 생각에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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