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연주를 녹음한 파일들을 포토 동영상으로 만든 뒤 약 5일간 30시간 정도에 걸쳐 유튜브에 올리는 작업을 했다.
한번 일을 시작하면 끝을 내야 마음이 편해서 집중해서 작업을 했더니 몸 상태도 좋지 않고 몸 여기저기 쑤시는 데가 많다.
포토 동영상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느려서 거의 음악을 실시간 재생하는 속도로 인코딩이 되어 예상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리고 힘든 작업이었다.
총 202개 파일 중에서 초창기에 작업한 67개 곡을 제외하고 2012년 가을 경부터 작업한 곡부터 최근 작업까지의 파일을 올렸다.
그 사이의 작업 중에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 곡은 제외했다.
내가 연주한 파일을 자주 들어보고 있지만, 초반에 녹음했던 파일들을 다시 들어보니 반주와의 어울림이나 기타 톤이 잘 맞지 않게 들리는 것도 많고, 연주 테크닉도 촌스럽고, 피치가 나간 것도 꽤 많다.
그 때는 그런 것도 모르고 좋다고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때는 듣지 못했던 것들이 들린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 귀에는 그런 것들이 들렸을 것이라 생각하니 민망하다.
유튜브에 올린 다음에는 다시 블로그에 링크를 추가하는 작업을 2시간 넘게 했다.
유튜브에 업로드 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제3자 콘텐츠와 일치합니다', '일부 국가에서 차단된 동영상입니다' 라는 메시지가 뜨니까 마치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타 연주의 경우 보통은 저작권 침해라고 여기지 않지만, 엄밀히 따지고 들어가면 문제의 소지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자작곡을 만들어 올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으나, 자작곡을 무료로 배포해서 인기를 끌거나 '깜짝스타' 라도 되려는 게 아니라면 굳이 유튜브에 올릴 필요는 없지 않겠나 싶다.
일단은 예전부터 계획했던 일이라 진행을 했는데, 앞으로 좀 더 생각해봐야 할 여러 가지 문제를 던져주는 일이다.
그래도, 뭔가 일을 추진하고 고민하는 것이 더 건설적인 행동이다.
이런 저런 일들로 녹음을 쉬다가 간만에 기타를 쳤는데, 간만의 작업으로 제법 흥이 났지만 임시로 믹스다운을 해서 들어보니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연주 스타일도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고,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피치 문제도 여전하고, 기타 톤도 마음에 들지 않고, 반주와 잘 어울리는 것 같지도 않다.
아직도 봄일까.
봄이나 가을은 특징적인 두 계절인 여름과 겨울의 경계선이다.
1년은 여름과 겨울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두 절기를 지내면 1년이 지나는 것 같다.
여름은 더워서, 겨울은 추워서 그 시기를 버텨내는 데에도 정신이 없다.
그리고 그 사이의 계절인 봄과 가을은 누구 말마따나 화사하면서도 허무함과 적막함을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계획했던 일들도 마무리가 되니 괜한 허무증이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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