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이나 반찬을 만드는 방법은 집집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것이다.
어머니가 늘 하시는 말씀 중 하나가 요리할 때 양념 아끼지 않고 듬뿍 넣으면 맛있다고 하시는데, 실상 우리 집은 요리재료나 양념을 아끼느라 많이 넣지 않는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이 '매운맛', '짠맛', '단맛' 이다.
각각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각각의 맛을 내는 재료를 듬뿍 넣어야 하고, 그것들의 배합 비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맛 차이가 난다.
요리재료를 다듬고, 익는 시간에 따라 순서와 방법을 다르게 하고, 비율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이 번거롭고 요령이 없으면 잘 할 수 없기 때문에 간편하게 맛을 내는 인스턴트 양념과 인스턴트 식품을 찾게 된다.
점점 더 강렬하고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지면, 재료 본연의 담백한 맛을 '맛없다'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굶어보면 음식 맛을 알게 된다.

참치김치찌개.

참치캔이 여러 회사에서 나오고 가격도 제각각이다.
1,800~2,200원 으로 차이가 나는데,
가게 아주머니가 그냥 2천원에 통일해서 판매.

김치찌개와 참치찌개의 차이라면, 참치맛이 나느냐
국자로 뜰 때 참치 건더기가 눈에 보이게 떠지느냐 하는 것인데,
참치 맛을 내려면 이 정도 냄비에 큰 참치 하나는 넣어야 한다.
하지만, 작은 참치캔 하나 넣고 맛만 냄.
역시 재료를 아끼면 맛이 달라진다.
참치김치찌개 역시 집집마다 넣는 재료도 조금씩 다르겠는데,
파, 양파, 두부, 김치, 참치 넣으면 대충 비슷하다.
파도 빠졌고 참치도 조금만 넣음.
김치에 양념이 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다른 양념을 할 필요는 없지만,
원한다면 입맛에 따라 넣을 수 있음.
묵은김치라면 조금만 끓여도 되겠지만,
아직 삭지 않은 신선한 김치이기 때문에 푹 끓임.


김치가 물러질때 까지 푹 끓임.
참치를 조금 넣어서 그런지 거의 김치찌개 맛.
다음은 가장 흔한 밑반찬 중 하나인 감자조림이다.

원래는 감자튀김을 하려고 길게 썰었는데, 조림용 양념을 주셔서 그냥 조림으로.
감자조림 역시 집집마다 조리법이 조금씩 다르다.
우리 집도 원래는 기름에 감자를 볶는데, 이번에는 그냥 물만 넣어서 익혔다.
감자를 많이 썰어서 궁중후라이팬에 넣고,
물을 밑에 살짝 깔릴 정도로만 넣고 익힌다.
기름으로 볶는 게 아니고 후라이팬이 낡아서 바닥에 눌러 붙기 때문에,
감자가 완전히 익기 전에 물이 졸아 붙으면 계속 물을 조금씩 보충해 주어야 눌러 붙지 않는다.
감자가 완전히 익을 때 까지 계속 물을 보충하며 익힘.
기름으로 익히느냐 물로 익히느냐 차이지만,
양념을 하기 전에 완전히 익히는 것은 동일할 듯.

여기서 부터 차이가 난다.
간장, 다진 마늘, 파, 고춧가루 등을 미리 섞어 숙성시킨 양념.
기름으로 볶다가 이 양념을 넣어서 졸이면
가장 흔하게 먹는 붉고 기름지고 윤기 나는 감자조림이 된다.
하지만, 기름으로 볶지 않았기 때문에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다.
고춧가루를 쓰지 않고 간장을 넣고 졸이다가
물엿과 설탕 등을 넣으면 감자 간장조림이 된다.
기름으로 볶으면 다소 느끼해지고, 나중에 물엿이나 설탕을 넣으면 많이 달아서 쉽게 물릴 수 있음.
윤기가 나게 만들고 싶으면 물엿을 넣어야 한다.

그냥 재워 둔 양념만 위에 얹어서 골고루 섞어주며 익힌다.
감자는 이미 다 익혔기 때문에 양념이 잘 섞일 때 까지만 섞어 줌.

기름이나 물엿을 넣지 않은 담백한 조림.
기름으로 볶지 않아서 꽤 눌러 붙음.
느끼하거나 달지 않고, 기름으로 볶을 때와 달리 색깔도 연하다.
양념 맛이 거의 없고 감자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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