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남자라면 시식 - 신라면의 오마주 Food_Cooking

개그맨 이경규가 '꼬꼬면' 이후에 다시 자신의 이름을 걸고 2012년에 출시한 '팔도 남자라면' 을 먹어봤다.
사실, 이름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데, 라면에 대한 직접적인 느낌이 아니라 '남자라면 이 정도 화끈한 라면을 먹어야 한다' 같은 식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어서 '이름의 생명력' 이 짧을 것 같다.
그냥 라면 자체의 성격을 규정하는 원초적이고 단순한 이름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아무튼, 다른 사람들의 시식후기를 읽지 않고 일단 먹어봤다.
일부 라면 애호가들이 그렇듯이 이 라면의 조리법은 건더기 스프와 분말스프를 먼저 넣고 끓이다가 라면을 나중에 넣고 끓이라고 한다.

신라면의 오마주.
스프를 넣고 끓일 때 나는 냄새부터 어떤 라면을 연상시켰다.
재채기가 나기 시작하는 것 부터가 바로 그 라면과 똑같다.
라면이 다 익고 국물 한 스푼, 라면 한 젓가락을 먹어보니 바로 '농심 신라면' 맛이다.
약간 기분의 차이일지 모르겠지만, 신라면 보다 살짝 더 매운 정도랄까.
농심의 신라면 면발은 타사의 라면 면발과 상당히 차이가 있는데, '남자라면'의 면발은 겉보기에는 신라면의 며발과 다른 것 같았지만 국물이 비슷해서인지 면발의 맛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신라면의 면발이 약간 더 쫀득한 정도.
눈으로 보이는 국물의 느낌도 신라면과 거의 똑같은데, 신라면과 달리 빨간 건고추 조각이 몇 개 없어서 더 좋기는 했다.
빨간 건고추 조각이 신라면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그 건고추 조각을 별로 먹고 싶지는 않다.

신라면과 미세한 차이점이 몇 가지 있는데,
1. 신라면은 특유의 쓴맛이 있다.(혀에 싸하게 느껴지는 맛)
남자라면도 그와 비슷한 쓴맛이 약간 있는데(아마도 마늘 맛), 신라면 보다는 덜 하다.
2. 신라면은 쓰면서 깔끔한 뒷맛이 있는 편인데, 남자라면도 거의 비슷하지만 뒷맛이 신라면 보다는 살짝 텁텁하다.
고춧가루의 경우 그 특유의 향과 텁텁한 맛이 있는데, 남자라면 쪽이 미세하지만 약간 더 텁텁하다.

결과적으로,
굳이 따지자면 미세한 맛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신라면과 거의 99% 비슷한 맛이다.
신라면을 좋아하는 사람도 무난하게 좋아할 맛.
맛이 거의 똑같으니 현재 선호도 1위인 '신(辛)라면' 의 자리를 나눠먹고나 대체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위에서 먼저 언급했듯이 '이름-제품명' 이 가지는 보편성이 떨어지고, 이미 소비자들에게 각인 된 특징적인 맛과 나름 저렴한 가격의 '신라면' 과 얼마나 오랫동안 경쟁할 수 있을런지는 미지수다.
가격이 신라면 보다 더 싸게 하고, 더 보편적인 이름으로 바꿀 수 있다면 경쟁할만 하지 않을까.

이쯤되면, '신라면과 비슷한 맛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2013년 11월 15일에 방영한 '궁금한 이야기 Y - 맛 표절 논란, 곰탕과 라면은 어디가 닮았나 외' 에서 보면, 농심이 곰탕제조비법을 빼앗아 갔다며 농심을 상대로 소송을 했다가 패소한 곰탕집 이야기가 나온다.
맛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제조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곰탕집이 패소했다.
신라면을 제조하는 농심 스스로가 이미 '맛이 비슷해도 제조방법이 다르면 문제없다' 는 선례를 남겼으니 신라면을 오마주한 팔도에게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듯 하다.

마트에서 세일 가격으로 5입 1봉지를 2천원에 구입했다.
현재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비교한 가격을 보면 5개 기준으로 1,950원~3,400원 정도인데, 2천원이면 개당 가격이 400원으로 진라면 가격과 비슷하고 신라면 보다 저렴하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면, 신라면을 대체하기에 매우 좋은 라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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