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은 이유 Human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은 이유3.

뉴스를 읽다가 예전에 이와 관련하여 기록한 것도 있고 해서 정리를 해본다.

이전 글:
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가는것 같은 이유2 (2010.08.06)
지난 일을 돌이켜 보면, 많은 일어 난것 같기도 하고 (2013.10.17)

나이가 들면 어릴 때 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 느낀다.
실제로 그럴까 착각일까?
사람이 느끼는 시간의 흐름은 ‘자극의 강도’ 와 ‘기억의 양’ 에 관련이 있다.


1. 자극의 강도.

같은 사건에 대해서 얼마나 민감하게 느끼느냐 하는 문제다.
어린 아이는 모르는 것이 많다.
‘삶’ 이라는 것을 처음 경험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새롭게 경험하는 것들이 모두 신기하고 궁금하다.
갓난아기 일 때는 눈앞에서 돌아가는 모빌 장난감도 신기해서 쳐다보고, 처음 보는 것들을 물어뜯고 맛을 보고 만져본다.
아기는 경험을 통해 사물과 관계에 대한 지식을 축적해 나간다.
모르는 것이고 처음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저장된다.
이러한 최초이자 기초적인 경험들은 인간이 세상에서 동물로써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경험들이 되며, 그 기억들은 거의 본능의 영역에 저장된다.
어릴 때 겪은 나쁜 경험, 공포, 행복감 등이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잠재되어 있다가 어느 순간 튀어 나오거나 어떤 행동이나 생각을 결정지을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어릴 때 들인 습관일수록 나이 들어서 고치기 힘든 이유이다.
모르는 것이 많고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이 혼재된 시절에는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몸은 강렬하게 반응을 한다.
매 순간순간 자극을 강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흥분 상태가 유지되고 세세한 시간에 대한 기억들이 많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경험이 쌓여 모르는 것이 적어진다.
여전히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서 새롭게 경험할 거리를 찾아다니기도 하지만, 모험만 하고 살수는 없기도 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경험이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안정된 삶을 추구하게 된다.
어떤 이는 ‘새로운 것’에 대한 자극이 좋아서 ‘모험’과 ‘여행’을 좋아하거나 ‘새로운 물건’을 구입하는 것에 몰두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익숙한 것을 더 편안하게 느껴 ‘말썽’ 과 ‘모험’을 기피하려 하기도 한다.
‘자극의 강도’는 나이와 크게 상관없이 새롭게 경험하게 되는 사건일수록 강렬하고, 아직 경험한 정보의 양이 적을수록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생존과 관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고, 인생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되더라도 어린아이나 청소년이 겪는 ‘신선함’과 ‘놀라움’의 충격만큼 강하지 않다.
‘비교’하고 ‘분석’할 기존의 기억이 많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 예전에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어!’, ‘어, 이건 예전에 본 것과 비슷한데!’ 같은 식이다.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극의 강도는 그만큼 줄어든다.
‘놀람’도 줄어들고, ‘대처능력’도 향상된다.

인간은 영원히 살 수 없다.
인간은 시간이 지나도 같은 모습처럼 보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지고 있고, 늙은 세포들은 몸에서 떨어져 나가고 있다.
세포에는 수명이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각질이 되거나 노폐물이 되어 떨어져 나가고, 새로 만들어진 같은 기능을 하는 세포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런데, 새로 세포를 만들어 각 장기와 외형을 구성하는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하고,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존에 만들어 사용하고 있던 세포를 사용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오래된 세포의 분포가 넓어질수록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소화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오래된 세포의 변형으로 인해 암이 발생한다.
만약, 새로 세포를 만들어 내는 생체시계를 젊은 시절의 그것으로 고정시키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인간은 늙지도 않고 노화로 인한 질병에 걸리지도 않을 것이다.
비록, 그로 인한 부차적인 다른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지만, 일정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내는 기능이 쇠퇴하기 시작하는 유전적 시한폭탄을 제거한다면, ‘인간’이라는 동물은 새로운 종으로 거듭날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이가 들수록 항상 비슷한 패턴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경험이 많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사건’에 대한 자극의 강도는 약해진다.
별로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대수롭지 않은 일이며, 대충 ‘이렇게 저렇게’ 해서 처리하면 되는 문제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별로 충격적이지도 않고 굳이 기억할 필요도 없다.
자극의 강도가 약한 기억은 오랫동안 기억되지도 않고 아예 기억에서 지워져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나이가 들수록 오래된 세포를 사용하게 되고 그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일종의 ‘센서’와 같다.
오래된 센서는 새로 만들어진 센서에 비해 감지 능력이 떨어지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고장이 나버려서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귀와 눈 코 입 등에 분포하는 세포들이 노후 되고 일부 세포가 기능을 못하기 시작하면, 맛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되어 점점 더 짜고 매운 음식을 먹게 되기도 하고, 망막 세포가 퇴화되어 앞이 잘 보이지 않게 되며, 소리도 잘 들리지 않게 된다.
어린 아이가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면서 경험하는 자극의 강도는 ‘심리적’ 요인이었다면, 세포의 퇴화로 인해 외부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리적’ 요인이라 볼 수 있다.
물리적 퇴화는 성장을 멈춘 성인에서 점차 시작하여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진행된다.
이제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기능이 매우 떨어지고, 늙은 세포들로 버티는 ‘노인’이 되면, 외부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떨어져서 둔감해지고 점차 신경을 덜 쓰게 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잘 안 들리는 것이 신경 쓰이다가 점점 포기하게 되면서 ‘잘 안 들리려니’ 하며 넘어가기 시작한다.
외부 자극이 줄어들면 자극에 대응해 내가 하는 행동이 줄어들게 된다.
‘생각’과 ‘활동’이 줄어드는 것이다.
결국, 제한적인 활동과 생각하는 습관의 부족으로 인해 점점 기억할 거리가 줄어들게 된다.
활동 부족과 생각의 부족은 여러 가지 질병을 만든다.
신체의 기능은 적당량의 운동을 해주어야 기능이 유지 되는데, 사용량이 적어지면 그 기능이 더욱 빠르게 퇴화한다.
운동 부족은 근육량 감소와 체력저하로 이어져 면역력 감소가 오게 된다.
뇌 운동의 부족은 치매를 유발하기도 한다.
면역력 저하는 갖가지 합병증을 유발하고, 생각하는 것이 단순해지면 뇌의 기능이 떨어져 더 이상 복잡한 활동이나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새로운 세포의 생성이 저하되는 ‘노인기’에는 이런 기초적인 능력 저하가 회복 불가능 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2. 기억의 양.

인간이 기억하는 시간은 기억에 의존한다.
몇 년, 몇 월, 며칠, 몇 시에 무슨 일을 했었는가 하는 기억은 그 당시에 대한 기억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물리적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과거의 언제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할 것들이 많다.
하지만, 비슷한 생활패턴에 비슷한 기억들로 채워져 있는 기억이라면 하나의 덩어리로 통합되어 자잘한 기억들은 제거된다.
요즘 내 생활은 마치 수레바퀴처럼 비슷한 패턴에 비슷한 경험들로 채워지고 있다.
따로 떼어내어 ‘아 그런 사건이 있었지’라고 기억할 만한 일이 적어지고, 그저 비슷한 날에 비슷한 일들을 한 기억들은 굳이 기억해서 되새길 필요가 없어져 기억할 거리가 적어진다.
몇 달을 지내고, 몇 년을 지냈어도 두 어 달에 한두 건 정도의 자극적인 사건이 있었다면, 그 사이의 시간들은 무엇을 하며 지내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유·소년기와 청년기에는 많은 새로운 것을 경험한다.
새로 만나게 된 학교 친구,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것, 궁금한 것,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다.
새롭고 충격적인 것에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고, 자극에 민감해져 흥분상태가 된다.
이런 상태에서 경험하는 것들은 강하게 기억에 남고, ‘새로운 것’, ‘위험한 것’, ‘유용한 것’ 등등의 분류로 나누어진 많은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것들이 많아지고, 익숙한 것들은 큰 자극이 되지 않기 때문에 기억할 만한 것들이 적어져 정보량이 줄어들게 된다.
나이가 많아지고 경험이 풍부해질수록 새로운 것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익히기 보다는, 기존에 수집한 기억들을 재조합해서 비슷한 기억으로 분류고 사건에 대응하기도 수월해진다.
즉, 기억할 것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노련해질수록 여유로워지고, 불안감과 공포가 줄어들고, 인간관계에서도 부드러워진다.
기억의 양이 줄어들게 되면, 며칠 전, 한 달 전, 일 년 전에 그저 여느 일상과 오차범위 안에서 크게 다를 것이 없는 평범한 일상을 보낸 것으로 기억할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경제활동에서 제외되고, 사회로부터 격리되며, 놀 거리와 생각할 거리가 줄어들게 되는 확률이 높아지는데, 이렇게 되면 일상은 더 단조로워지고 기억할 것들은 더욱 줄어들게 되어, 몇 년 동안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조차 기억할 만한 별다른 사건이 없이 지내게 된다.
기억할 것이 없는 시간들은 마치 잃어버린 시간과 같고, 삶은 그만큼 빠르고 의미 없이 지나가 버린 것처럼 느껴진다.
장년·노년기의 사람들이 어릴 적 이야기나 젊었을 적에 겪었던 이야기들을 되새김질 하며 같은 말을 계속 되풀이 하는 것은 현재의 삶에 대한 기억(추억)이 없기 때문이다.

비록, 몸의 노화로 인해 인지능력 저하와 체력적 한계를 느낀다 하더라도, ‘삶’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삶의 새로운 면을 보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시간은 여전히 풍요로운 기억들로 채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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