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9곰 테드 (Ted, 2012)(마크 월버그, 밀라 쿠니스) Movie_Review

굉장히 독특한 소재의 영화.
미국식 유머가 가득하기 때문에 미국 문화권에 속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공감이 가지 않는 유머가 다소 있지만, 쉴 새 없이 저속한 말로 떠들어 대는 ‘테드’(생명이 생긴 ‘테디 베어’ 곰 인형)의 수다와 황당한 상황들이 꽤 재미있다.
이 영화 전에 본 한국 코미디 영화 ‘조선미녀삼총사(2013)’에 비하면 유머가 훨씬 자연스럽고 기괴하며 예측불허인 매력이 있다.

동네에서 모든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유태인 소년에게 조차 왕따를 당하는 소년 ‘존 베넷’은 어느 날 부모님이 선물한 ‘테디 베어(Teddy Bear)’ 곰 인형이 평생 친구가 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
소원이 이루어져 곰 인형에 생명이 생기고 평생 친구로 지내게 되지만, 27년이 지난 35살의 어느 날 4년이나 사귄 여자 친구에 대한 사랑과 ‘테드’(‘테디 베어’ 곰 인형의 이름)와의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소년이 곰 인형을 버리고, 더 이상 천둥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면 어른이 된다.”
이 말처럼, 철없이 지내는 ‘존 베넷’과 ‘테드’의 일상과 여자 친구인 ‘로리 콜린스’(밀라 쿠니스)와의 아슬아슬한 ‘애정’ 줄다리기를 코믹하게 전개하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블랙코미디를 가볍지만 나름 진지하게 그려낸 영화다.
어떤 면에서 이 영화는 우리가 지금껏 보아온 여러 영화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스토리들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등장인물 중 하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처럼 행동하는 ‘곰 인형’이라는 점에서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데, 둘이 주먹질 하며 싸우는 장면이나 ‘테드’가 스토커에게 납치되고 공격당하는 장면들은, ‘테드’가 곰 인형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어둡지 않고 코믹하게 보인다.
‘테드’를 곰 인형이 아닌 사람 배우로 바꾼다면, 다른 영화에서 흔히 보았을 장면이나 스토리 전개와 비슷하다.

‘테드’라는 캐릭터 자체에 대한 신선함은 중반을 넘어가면서 식상하고 지루해진다.
중반이후 다소 지루해지면서 ‘과연 이 이야기를 어떻게 끝맺음 할까?’ 라는 우려가 생기는데, 강렬하지는 않지만 무난하게 마무리 하고 있다.
성인 취향의 화장실 유머가 가득하여 가족이 함께 보기에는 다소 민망할 수 있고, 어른들이 보기에는 유치하기도 해서 대상 연령층이 다소 애매한데, 그냥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무난한 영화.


이하 스포일러 포함----------------

이 영화를 보는 포인트 몇 가지.

1. 80~90년대에 대한 향수.
요즘 우리나라 영화에도 과거에 대한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베넷과 테드가 함께 지내 온 80~90년대 오락영화의 주인공이나 유명인들이 등장하며 향수를 자아낸다.

2. 의인화 된 곰 인형.
‘테디 베어(Teddy Bear)’ 곰 인형이 생명을 얻어 사람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각 상황들 자체가 코믹하고 독특하지만, ‘테드’를 사람 배우로 바꿔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면, 이 영화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동네 친구의 이야기로 볼 수 있다.
친구가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에게 여자 친구가 생기고, 주인공이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는 다소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는 여느 청춘물의 이야기와 동일하다.
다만, 친구 중 한 명이 사람이 아니라 ‘곰 인형’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다른 영화중에서는 이미 이런 소재를 다룬 코미디 영화들이 있다.
‘테드’가 처음 생명을 얻었을 때부터 음담패설과 쌍욕을 입에 담고 살지는 않았을 것이고, 여느 보통사람처럼 성장하면서 일반적인 미국남성의 성격과 버릇을 가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착하게 자란 친구가 아니라 철없이 말썽 피우는 친구를 곰 인형으로 의인화 했다고 보면 된다.

3. 우정과 애정 사이.
‘베넷’은 ‘테드’ 때문에 대마초나 코카인을 하고, 폭음과 파티를 즐기게 된다.
변변한 일자리도 없이 멍청하고 철없는 어른으로 지내는 ‘베넷’ 때문에 여자 친구인 ‘로리’는 걱정이 많다.
‘베넷(마크 월버그)’의 화술은 정말 최고다.
‘로리’의 마음을 정말 잘 이해하고 ‘로리’의 마음에 쏙 드는 예쁜 말만 하며 유머감각도 탁월하다.
여자 마음에 드는 애정 넘치는 말솜씨나 유머 감각이 ‘테’드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둘이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고 ‘베넷’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가장 잘 아는 ‘테드’는 본의 아니게 ‘테드’의 삶을 엉망으로 만든다.
결국, ‘애정’을 선택한 ‘베넷’은 ‘로리’의 요구대로 ‘테드’를 집에서 내보낸다.
독립한 ‘테드’는 ‘베넷’이 어릴 때 빌었던 소원처럼 영원히 ‘베넷’의 친구이고, 재미난 것이 있으면 수시로 ‘베넷’을 불러낸다.
‘테드’와 노느라 ‘로리’와의 중요한 약속을 번번이 어기게 된 ‘베넷’은 ‘로리’를 실망시키고, 둘의 연인관계는 금이 가고 만다.
‘테드’의 중재로 인해 둘은 화해를 하지만, 다시 연인으로 돌아가기에는 서먹서먹하다.
스토커가 ‘테드’를 납치하고, ‘로리’와 ‘베넷’이 ‘테드’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면서 둘의 사랑이 회복된다.
외적인 갈등을 함께 극복하면서 관계가 회복되는 전형적인 구조.

4. 유명인과 스토커.
‘테드’가 사람처럼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것은 ‘베넷’ 가족만의 비밀이 아니라 온 세상이 다 아는 사실.
사람처럼 움직이고 말하는 것이 알려져 유명해진 ‘테드’는 온갖 유명한 연예인들과 친분을 쌓는데, 여느 유명인들처럼 유명인들에게 따라 붙는 스토커도 있다.
영화 앞부분에 등장했던 스토커가 극 후반에 결국 사건을 벌인다.
어릴 때부터 ‘테드’를 동경한 스토커는 ‘테드’가 ‘베넷’과 떨어져 혼자 지내게 되자 ‘테드’를 납치 하고, 납치 된 ‘테드’를 구하기 위해 ‘베넷’과 ‘로리’가 힘을 합치게 된다.
주체가 곰 인형일 뿐이지 사람 배우로 바꾸기만 하면 꽤나 전형적인 이야기다.
탑에 올라 도망가는 ‘테드’를 잡아당기다가 ‘테드’의 배가 둘로 갈라져 솜뭉치가 사방으로 흩어진다.
사람이 연기했으면 정말 끔찍한 공포영화이자 스릴러물이었겠지만, 이 역할을 사람이 아닌 곰 인형이 했기 때문에 무섭거나 긴장감 넘치지는 않았다.
그래서 영화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밝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아쉬운 점은 바로 이들의 갈등이 봉합되는 부분인데, 배가 찢어져 둘로 갈라진 ‘테드’를 급하게 집에 가져 온 ‘로리’와 ‘베넷’은 흩어진 솜뭉치를 배에 집어넣고 꿰맨다.
하지만, 테드의 생명은 없어지고 만다.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로리’가 소원을 빌어서 다음날 ‘테드’가 되살아나고, ‘로리’와 ‘베넷’이 결혼을 하면서 끝이 나는데, 둘이 찢어진 ‘테드’를 집에 데려와서 슬픈 듯 호들갑을 떠는 장면이 상당히 어색했다.
그리고 ‘베넷’이 ‘로리’에게 하는 대사들은 여자들이 딱 좋아하는 화법인데, 여성들이 좋아하는 ‘최고의 남자친구’ 캐릭터로 포장된 것 같아서 상당히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설정이 곰 인형일 뿐이지, 전체적인 이야기는 ‘절친한 두 친구와 친구의 여자 친구로 인한 인간관계의 갈등’ 구조로 볼 수 있다.
곰 인형이 살아 움직인다는 놀라움 영화가 진행되면서 금방 익숙해지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음담패설과 욕설을 일삼으며 놀기 좋아하고 망나니처럼 행동하는 ‘테드’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 흔히 있을법한 ‘말썽을 일으키는 친구’ 로 보인다.
곰 인형이 아니라 말썽장이 친구로, 그리고 우정과 애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촌극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내고 있으며, 연기의 주체가 곰 인형이어서 전체적으로 너무 진지하지 않고 가볍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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