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 속의 가치 Essay

'가치(價値)' 는 영어로 value, worth 등으로 번역하며, 의미상 금전적인 면에서 보는 것이다.
네임밸류(name value)라는 한국식(혹은 일본식) 영어가 쓰이기도 하는데, 이것은 영어식 표현으로 name recognition(인지도) 혹은 social reputation(사회적 평판)으로 말할 수 있다.

'가치'는 무형의 형태로, 군중(群衆) 속에서 그것을 인정받을 때, 그리고 어떤 행위를 통해 유형의 형태로 표현이 되었을 때 확인할 수 있고 인정받게 된다.
즉, 현실화되기 전에는 단지 군중이 그것을 인지하고 인정해야만 의미를 가진다.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낯선 사람들.
그들의 눈에 비춰지는 '나' 또는 내 눈에 비춰지는 그들은 아직 아무런 가치가 없다.
아니, 가치가 없다고 하기 보다는 '특별함'이 없는 보편적인 형태이다.
쓸모없다고 여겨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도 않는.
'박사', '선생님' 같은 칭호가 실제 그 사람에 대한 놀라움이나 존경을 불러와 내 가슴이 뛰기 전에는,
단지 '사람' 이라는 형태에 '선생' 이라는 형식적 호칭을 씌워준 것일 뿐이다.

간혹, 이런 평판이나 가치, 호칭들이 존재의 본질과 괴리된 이질감이 느껴진다.
실재(實在)의 그 가치가 아니라 군중에 의해 만들어진 허상(虛像)이기 때문이다.

군중 속에서.
내가 아는 사람들, 나를 아는 사람들, 어떤 형태로든 가치가 매겨지고 평가되는 상태에서는,
의미 있고, 가치 있고, 남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낯선 사람들, 서로에게 의미 없는 존재들일 때는,
마치 '가치'라는 흐물흐물한 껍데기마저도 없는 고깃덩어리가 된 기분이다.
고깃덩어리가 된 기분을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군중속에서 연기를 하고,
허상의 가치에 놀라워하고, 발가벗겨 비아냥거리는 연극을 반복한다.
사람들에게 인정 받을 때 비로소 생기는 허상의 가치가 아니라,
실재(實在)함으로 가지는 본연의 가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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