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콤플렉스 Essay

자기 이름에 대한 부끄러움, 어색함, 콤플렉스.
이름 콤플렉스에 관한 이야기는 오랫동안 쓸까 말까를 망설이고 있는 주제다.
사람들은 저마다 그 심연에 많은 콤플렉스들이 잠재되어 있다.
내 속에도 많은 콤플렉스들이 잠재되어 있고, 그것들을 억눌러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조절하고 있을 뿐이다.
그 중에서 어린 시절 부터 나를 심적으로 괴롭혀 온 콤플렉스 중 하나가 바로 '이름'에 관한 콤플렉스다.
이런 잠재된 콤플렉스는 보이지 않게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거나, 특별한 상황에서 이유 없는 분노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번에 법원 개명허가가 비교적 수월해지면서 개명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뉴스가 나온 김에 적어본다.

이름이 티가 나게 나쁘지도 않지만, 좋지도 않다.
부르기는 나쁘지 않지만 옛날 느낌이 나는 이름이고, 형제들 이름이 모두 돌림자에 큰 의미 없는 한자 하나씩을 붙여서 만든 이름이다 보니 이름에 대해 특별히 호감도 없다.
아버지에 대한 미움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이 더 강하게 작용했을지 모르겠다.
비교적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이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은 이름이라 느껴지지도 않는다.
예전 중국 여가수 중에 같은 이름이 있었고, 예전에 어떤 유명한 만화가가 있었고, 최근에는 비리를 저지른 모 도지사(?)가 있었고, 모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깜짝스타가 된 똑똑하고 예쁜 여자도 있다.
이름이 연상시키는 어떤 것 때문에, 자기소개를 할 기회가 생기면 그것을 먼저 어필하기도 해서 사람들 기억에 남기 좋은 기회로 삼기도 했다.
그렇게 한 것은,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고 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농담으로 그렇게 놀리는 횟수가 많아지자 오히려 그것을 반대로 어필의 기회로 삼자는 생각에서였다.
이름에 대한 불편함이 절정에 달하고, 그것을 어느 정도 극복하는 계기가 된 것이 군 생활이다.
일상생활에서는 이름이 불리거나 이름을 내 입으로 직접 얘기하기를 부끄러워했지만, 군대에서는 항상 관등성명을 대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질리도록 입으로 내뱉게 된다.
내 이름을 내 입으로 말하면 괜히 부끄럽게 느껴졌던 심리적 압박이 군 생활에서 어느 정도 해소가 되기는 했지만, 나는 여전히 내 이름이 불리거나 내 이름을 말하는 것이 부끄럽게 여겨질 때가 많다.
물론, 남들은 내가 내 이름을 부끄럽게 생각할거라 여길 정도로 크게 문제가 있는 이름은 아니다.

'이름'에 그 사람의 명운이 관계된다는 성명학을 굳이 믿지는 않지만, 그 사람이 평생 불리는 그 이름이 그 사람의 콤플렉스나 가치관, 사람들이 그 사람을 떠올릴 때나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의 마음가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름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잘 지어야 한다.
요즘은 아이를 한두 명 낳기 때문에 이름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우리 세대의 부모들은 아이를 여러 명 낳았었고, 그래서 이름을 별 생각 없이 짓는 사람이 많았다.
'개명'에 대해 생각을 해 본 적이 많지만, 특별히 바꿀 만하게 나쁜 이름으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에 신청해봐야 허가가 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이름을 바꾸려는 행위 자체가 주변에서 '불효'라고 지탄을 받을 수 있다는 불편한 마음이 많았다.
부모가 지어 준 이름이라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효'를 중시하는 가치관에서 점차 벗어나,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기 위해 이름을 바꾸는 사회 분위기는 환영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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