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 그치고 수요일에는 해가 났는데, 다시 어제(12일) 밤 10시 경 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오후까지 33.5cm 가 쌓였다.


















다른 뉴스에서는 35cm 라고 보도한 곳도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39cm 가 왔다고 하는데, 눈을 깨끗이 치웠던 차 위에 새로 내린 눈의 깊이를 보면 어림잡아 35cm 는 될 것 같다.
지난번에 내린 117.5cm 와 이번에 내렸다는 공식(?) 적설량인 33.5cm 를 합하면 151cm 에 이른다.
오늘 밤도 계속 내리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폭설이 온다고 예고했었고, 다음 주 초에 다시 눈 소식이 있어, 화요일과 수요일에 잠깐 소강상태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 전체 내릴 양으로 보면 사람 평균키 보다 높은 170~180cm 는 오지 않을까 예상된다.
중간에 잠깐 소강상태가 있어 계속 내린 눈으로 보기 어렵지만, 소강상태였던 날을 빼고 보면 평생 살면서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이 내린 눈으로 기억될 수 있을것 같다.
말 그대로 100년 만의 폭설.
연일 계속 되는 폭설로 사람들이 눈을 치우는 것에 지치기 시작했고, 이미 담벼락 옆에 쌓아 놓은 눈이 사람 키보다 높이 쌓여서 더 이상 눈을 치울 곳도 없다.
그래도 차가 많이 지나다니는 길이라고 앞에 제설 날을 장착한 미니포크레인이 하루 한번 정도 지나가는 것 같은데, 눈을 밀 때 바닥까지 바짝 대고서 지나가는 게 아니라 그냥 눈 위로 쌓인 눈만 살짝 걷어내는 식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도로 위에 쌓인 눈들이 얼어 아래쪽은 이미 얼음이 되어 치우기도 힘들다.
동네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중장비들을 사용하는 것이 시에서 외주업체에 발주한 것인데, 제설 날이 닳는다고 바닥에 바짝 대지 않고 살짝 들고 지나간다고 한다.
이래서 '외주' 는 좋지 않다.
다만, 모든 제설차량을 시에서 가지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번 경우에는 예상 밖의 폭설이라 외부에서 중장비가 많이 들어온 경우이기 때문에 시 행정을 나무랄 수만도 없는 노릇이지만, 제설차량들이 일을 대충대충 하는 것을 잘 감리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아무튼, 눈이 얼고, 제설차량도 눈을 대충 치우고 지나가고 하니, 눈을 좀 치워볼까 하고 한 시간 정도 눈을 치다가, 더 이상 눈을 치워놓을 곳이 없어서 그냥 포기했다.
한참 눈을 치우고 있는데, 중국집 배달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마치 누군가에서 하소연이라도 하듯이 구시렁거리며 지나간다.
'이런 날에 배달을 시키고 난리야'
내가 있는 곳 근처에 왔을 때 중얼거리기 시작했으니, 아마도 내가 지금 이렇게 억울하다는 식의 하소연을 들어달라는 심리가 있었을 것 같다.
혹은 '너는 이런 날 자장면을 시키지 마라' 는 은연중의 경고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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