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리) 일상 속 Photo_Essay

사진을 찍다보면 하나의 테마로 묶기 애매해서 빠지는 사진들이 있다.
유행처럼, 요즘에는 그런 사진들을 따로 모았다가 사진정리를 하고 있다.

2.8℃
처음 추위가 온 날, 이제 진짜 겨울이 됐구나 싶은 추위다.
단지, 뭔가를 하기 '불편하다' 뿐이지, 삶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환경' 이 아니라 '의지' 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때면, 기타를 치려고 한참을 앉아 있으면 발이 꽁꽁 언다.
수면양말을 신어 볼까? 라는 생각을 할 즈음.
안 입는 옷들을 정리하다가 숨겨져 있던 수면양말을 발견하고.
추웠던 어느 날, 꼭 신지 않아도 되는데 신고 잠을 잤다.

어릴때, '크리스마스' 와는 먼 분위기의 가정 환경에서도,
TV에서 그렇게 '크리스마스' 의 즐거움을 외치던 그 시절.
엄마도 아버지도 잘 알지 못하는 그 날에,
정말 산타할아버지가 내게 선물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양말을 걸어 두었던 일이 떠올랐다.
95퍼센트 정도의 회의와 5퍼센트 정도의 낮은 희망은,
다음 날 여지없이 깨졌고,
그런 행동을 했다는게 부끄럽게 여겨진 그 날 이후,
다시는 '크리스마스 선물 양말' 따위는 믿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세상' 이라는 곳이 드라마나 영화 같은 세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긍정 보다는 부정을 많이 깨달아 가던 시절.
평범하거나 화목하지 않은 가정의 소년이었을까,
아니면, 소년이 성장해 가는 지극히 평범한 여느 일상이었을까.


추위가 왔지만,
허름한 집의 구멍 뚫린 부실한 벽은 그대로다.
'가난' 은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언제부턴가 아프리카 아이를 후원한다는 모금 광고는,
1만원 이던 후원금이 3만원이 되었다.
그 곳의 물가가 올랐을까, 이 곳의 물가가 올랐을까.


자취생활을 오래하면, 밝은 색의 옷을 기피하게 된다.
빨래가 귀찮고, 빨래를 해도 하얀 색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옷 장 속에는 여러벌의 하얀색 면티가 있었다.
오랫동안 꺼내지 않아서 군데군데 색이 바래고 녹슨것처럼 때가 생겼다.
삶아도 빠지지 않는 때.
이제는 자취를 하지 않지만, 여전히 밝은 색의 옷은 불편하다.
내가 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힘들다.
처음으로, 두어 벌을 골라 의류수거함에 넣었다.

옥상에 방수 페인트 칠을 해야 하는데, 그냥 방치하고 있다.
과정도 복잡하고 인부도 여럿이 필요해서,
공사를 하면 400만원 정도.
칠하고 십년 이십년 가는 것도 아니고,
몇 년 안에 또 칠을 해야 한다.
시골 한옥 지붕에 유행처럼 쓰고 있는 양철 지붕이 주택가에도 보이기 시작한다.
평평한 옥상에 목재로 틀을 대서 삼각형 양철 지붕을 씌운다.
가격을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이것도 몇 백만원은 할것 같다.
방수 페인트 칠을 몇년 마다 하는것 보다는 훨씬 저렴하겠지만,
목재로 만든 틀이니 목재가 썩을 테고, 양철도 수명이 있다.


어릴 때, '다방' 이라는 공간에 대한 묘한 느낌이 있었다.
다방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선입견이 생긴걸지도 모르겠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4천원, 8천원.
원가 200원 이하의 커피를 스무배 넘는 가격에 사 먹는 그것.
막 20대가 되던 해에 처음 커피숍을 가봤는데,
어른들이 하는 행위를 해보며, 뭔가 '어른이 된것 같다' 라는 묘한 느낌.
여전히 커피숍에 앉아 커피를 먹으면,
'나는 무엇 때문에 이곳에서 커피를 먹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분위기' 와 '소소하게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 때문이겠지.

터널을 지날때면, 영화에서 상징적으로 쓰이는 컷이 떠오른다.
요즘 영화에서는 이런 상징성 들이 희미해져 가고 있지만,
옛날 영화들에서는 '터널' 을 통과해 밝아지는 출구로 나서는 장면에 상징성을 부여한다.
어둡고 힘든 시간을 지나, 앞 날이 밝아 온다는 상징.
그리고,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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