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헝거게임:판엠의 불꽃 (The Hunger Games, 2012) Movie_Review

포스터에서도 ‘판타지 액션’ 이라고 소개를 하고 있고, 고전적인 분위기에 활을 쏘는 모습이 판타지 영화를 연상시킨다.
판타지 영화에 식상해서 보지 않았는데, 잠깐 보니 판타지 보다는 SF 영화인 것 같아 감상을 했다.
소설로 유명했던 작품을 영화화 한 것으로, 표면적으로 비춰지는 이미지는 가벼운 오락영화 같지만,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여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고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매력적이지만, 감독의 연출력이 부족했던 때문인지 캐릭터들의 느낌이 다소 밋밋하다.
다소 작위적인 스토리 전개도 있지만, 스토리 자체는 연출만 잘 했으면 꽤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을 것 같은데, 연출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강렬한 느낌이 덜 하다.
최근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 ‘설국열차’가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의 갈등을 담고 있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는데, 이 영화 역시 ‘판엠’ 이라는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도시에 사는 지배계층과 농촌 등의 구역에서 거주하는 피지배계층들로 나뉘어져 있다.

피지배계층들은 지배계층에게 저항했다가 진압을 당하고, 그에 대한 처벌로 1년에 한번씩 12구역에서 각 2명씩 차출되어 서로 죽여 최후의 1인만 남는 생존게임인 ‘헝거 게임’ 을 벌이게 한다.
차출되는 대상이 20세 이하의 아이들이고, 서로 죽고 죽이는 생존게임을 벌인다는 점에서는 일본영화 ‘배틀로얄’을 많이 닮았지만, ‘배틀로얄’이 반항아들과 그들을 교육 혹은 처단하려는 내용의 ‘단순한 발상의 기발한 전개’인 반면 ‘헝거 게임’은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의 갈등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내용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배틀로얄’의 히트요소 중 하나는 ‘어린 소년·소녀가 벌이는 생존게임’ 이라는 것인데, 이 영화도 각 구역에서 차출된 사람들이 대체로 어리거나 젊은 사람 위주라서 분위기는 꽤 비슷하다.
어린 아이들이 서로를 잔인하게 죽이는 생존게임이라는 소재가 꽤 자극적이고 인상에 깊게 남지만, 이 영화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정치적으로 풍자하고 있고 거기에 미국식 ‘영웅이야기’를 버무려냈다는 점에 주목을 해서 감상하면 좋다.

이 영화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압도적 1위를 했다고 한다.
최근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것이 ‘상위 1%가 지배하는 세상’,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월스트리트’의 탐욕, 1등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자본주의 권력의 탐욕과 횡포’, ‘자본에 의한 계층 형성과 갈등’ 등인데, 이 영화는 그런 계급갈등과 저항을 주요 이야기로 다루고 있다.
이런 것들이 요즘 사람들의 큰 관심사라는 점을 이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헝거 게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


이하 스포일러 포함------------------------
독재국가인 ‘판엠’은 전체가 12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모든 것이 풍족한 수도 도시 ‘캐피톨’에는 지배계층이 살고 있고, 나머지 구역은 농업과 공업 등을 담당한 피지배계층이 사는 구역이다.
‘판엠’을 지배하는 지배층이 사는 도시 ‘캐피톨’ 이라는 이름은 영어단어 ‘캐피탈(Capital)’을 변형한 상징적 명칭으로 보이는데, ‘캐피탈’은 건축학에서 ‘기둥머리’에 해당하는, 즉 제일 상단 부위를 의미하기 때문에, ‘지배도시’ 혹은 ‘지배계층’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굳이 의미를 해석하면, ‘자본(Capital, 資本)’을 그 자체를 의미하며, 자본에 의해 다수의 서민들이 지배당하는 자본주의 국가를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영화 속 국가 ‘판엠’은 ‘자본주의 국가’ 라기보다는 ‘봉건주의 국가’로 보이기도 하지만, 영주나 왕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소수 정치인들이 권력을 장악하여 수도 도시에 살고, 다수의 지배계층이 12개 구역에 흩어져 살면서 지배계층에게 착취를 당하는 구조라 할 수 있다.
지배계층의 독재에 대항하여 민중 봉기를 했다가 실패하자, 그 벌로써 구역별로 남녀 1명씩을 뽑아 가상의 경기장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생존게임을 벌이게 한다.
게임 자체가 가장 인기 있는 TV쇼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런 게임을 통해 지배계층을 두려워하고 복종하도록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아래 내용은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간단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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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협정문에서 발췌:
반란을 속죄하는 뜻에서 12개 구역은 매년 12~18세의 남녀 한명씩을 추첨으로 선발한다.
‘판엠’의 수도 ‘캐피톨 아레나’에서 그들은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하고, 최후의 생존자가 우승자가 된다.
이를 “헝거게임”이라 명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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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arena)’는 고대 로마의 ‘암피테아투룸’, ‘키르크스 스타디움’의 중앙에 있던 곳으로, 관람석에 둘러싸여 공연이나 연기 혹은 검투사 들이 투기를 하던 장소를 말한다.

영화 속에서 ‘아레나’는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문명이 인위적으로 만든 숲으로, 중앙 컨트롤 센터에서 인위적으로 불을 일으키거나 동물을 만들어서 참가자들을 공격할 수 있다.
한때, 검투사 영화가 히트를 치기도 했었는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갖가지 상징적인 요소들이 이전의 많은 영화들이 히트시켰던 요소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목 ‘Hunger Games’ 에서 ‘hunger’는 ‘배고픔’ 이라는 뜻으로, ‘생존게임(survival game)’ 과 비슷하지만, 좀 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숲에 보내진 참가자들은 추위와 배고픔과 다른 참가자들의 공격을 모두 이겨내어 최후의 1인이 되어야 부와 명예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영화 속 ‘스노우 대통령’(도날드 서덜랜드)의 대사에서 ‘헝거 게임’의 의미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독재에 맞서 대항한 12구역의 사람들에게, 독재에 맞서면 어떤 고통을 당하게 되는가 하는 공포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다.
이것을 전 구역에 생중계 하여 그들의 구역에서 잡혀와 강제로 경기에 출전하게 된 아이들이 얼마나 참혹하게 죽어 가는지 생중계로 보여주면서, 독재에 항거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상기 시킬 목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헝거 게임’이 ‘TV 리얼리티 쇼’처럼 중계가 되다보니, ‘쇼 비즈니스’로 바뀌게 되었고, 참가자들에 대한 관심이 쏠리게 된 것이다.
마치 ‘리얼리티 쇼’처럼, 사람들이 방송을 보면서 참가한 이들의 인생 이야기와 그들의 로맨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받고 생존자가 스타가 되는 일이 생기다보니, 일부 구역에서는 이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오랫동안 훈련을 받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도 생긴다.

12구역에 사는 16세 소녀 ‘캣니스’는 평소에 금지구역에서 활로 사냥을 해서 생계를 유지한다.
영화에서는 각 구역 사람들의 삶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는데, ‘캣니스’가 동생에게 하는 얘기에 의하면, 국가에서 식량을 공급받을 경우 명단에 등록이 되어 자동으로 추첨 대상에 오르게 된다.
아직 어린 여동생 ‘프림로즈 에버딘’(윌로우 쉴즈)이 출전자를 뽑는 추첨에서 뽑히자, ‘캣니스’는 어린 여동생 대신 참가하겠다고 나선다.
다른 남자 아이는 ‘피타 멜락’(조쉬 허처슨)이 뽑힌다.
중간 중간 그리고 나중에 밝혀지지만, ‘피타’와 ‘캣니스’는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다.
둘이 어떤 식으로 알게 된 사이인지는 정확한 설명이 없어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빗속에서 쓰러져 있는 ‘캣니스’에게 빵을 던져주던 남자 아이가 ‘피타’였다.
아마도, ‘캣니스’는 광부인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되었는데, 그때 ‘피타’가 모르는 척 빵을 던져주었던 것 같다.

부제목인 ‘판엠의 불꽃’에서 ‘불꽃’은, 그들을 담당한 의상 디자이너가 ‘캣니스’와 ‘피타’가 마차를 타고 등장할 때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 옷에 불꽃이 타오르는 것처럼 가짜 불꽃을 연출한 것에 기인하는 것 같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간략한 줄거리.

‘캣니스’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게임에 출연하기 전 출전자들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피타’는 ‘캣니스’를 짝사랑 해왔다고 말을 한다.
게임을 진행할 때 다양한 도움(응급약품이나 무기 등)을 받기 위해서는 주목을 받아야 하는데, 참가자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로맨스’를 설정하면 아무래도 사람들의 관심을 더 받게 될 수 있겠다.
뜬금없이 짝사랑을 고백한 ‘피타’의 고백은, 아마도 ‘캐피톨’ 시민들의 주목을 받아 스폰서(후원자)를 구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짝사랑을 했는지 그런 척을 한 것인지는 불명확 하다.
‘캣니스’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그 역할이 거의 없다. 아마도 다음 편에서  비중이 높아질 것 같다.

아무튼, 실제로는 처절한 생존게임이지만 TV로 중계되는 것 때문에 사람들에게는 ‘TV 리얼리티 쇼’처럼 느껴지는 ‘헝거 게임’ 에서, 참가자들은 스폰서를 구해야 경기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캣니스’는 ‘동생을 대신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소녀’, ‘불꽃 소녀’, ‘피타가 짝사랑한 소녀’ 등의 타이틀로 주목을 받게 되고, 실제로 경기가 시작된 이후 스폰서들에게 몇 번의 도움을 받게 된다.

서로 동맹을 한 다른 구역 무리들을 피해 숨었다가, ‘아레나’(경기장) 끝 부분까지 도망을 치자 컨트롤 센터에서 그녀를 다시 안쪽으로 몰기 위해 쏜 불덩어리에 큰 부상을 입게 되고, 이 장면을 보고 안타깝게 여긴 스폰서들이 보낸 치료약이 부상을 입은 그녀에게 전달된다.
나무 위로 도망친 ‘캣니스’가 오도 가도 못하게 되자, 11구역의 어린 소녀 ‘루’(아만들라 스텐버그)는 벌집을 떨어뜨려 도망치라고 알려주고, 벌집을 떨어뜨리기 위해 톱질을 하는 ‘캣니스’도 벌에 쏘이게 된다.
벌집을 떨어뜨려 나무 아래에서 진을 치고 있던 패거리를 쫓아내지만, 벌에 쏘인 ‘캣니스’도 환각에 빠져 정신이 혼미해지는데, 동맹 무리에 가담해 그녀를 위협하던 ‘피타’가 그녀에게 도망치라고 윽박지른다.
피타가 일부러 그들과 동맹을 맺은 척 했던 건지, 아니면 다시 마음이 바뀐 건지도 불명확하다.
아무튼, 도망친 ‘캣니스’는 ‘루’의 도움으로 치료를 하고, ‘루’와 함께 다른 패거리들이 쌓아놓은 보급품을 폭파시키지만, 결국 ‘루’가 죽는다.
‘루’의 죽음에 통곡하는 ‘캣니스’는 그녀를 위해 꽃을 따다 장식해주고, 11구역 사람들에게 조의를 표한다.
이런 장면들을 생중계로 본 11구역에서는 일시적으로 폭동이 일어난다.
자신에게 도망치라고 했던 ‘피타’를 찾아 나선 ‘캣니스’는 큰 상처를 입고 숨어 있는 ‘피타’를 발견한다.
‘피타’를 동굴로 옮기지만 상처가 너무 깊어 어찌할 도리가 없는데, 그들의 모습을 TV로 방영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후원자들에게 치료약을 지원받기 위해 ‘피타’에게 키스를 한다.
그들의 모습이 ‘불쌍한 연인’의 모습으로 비춰지도록 쇼를 한 것이다.
그들의 모습에 감명을 받았는지 후원자들의 또 다른 지원을 받게 되는데, 출발구역에 각자 필요한 물품이 있으니 가져가라는 것.
‘캣니스’는 후원자들이 제공한 치료연고를 구해오고, ‘피타’는 기사회생 하게 된다.
하지만, 컨트롤 센터에서는 쇼의 재미를 위해 밤으로 시간을 바꾸고, 흡사 사냥개 같은 괴  생물체를 아레나에 등장시켜 그들을 공격하게 한다.
짐승들을 간신히 피한 후, 다른 구역 패거리들의 잔혹한 우두머리 ‘케이토’를 마지막으로 처단하고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두 사람.
쇼 진행자는 둘의 로맨스에 감동해 같은 구역의 두 남녀가 살아남으면 공동우승으로 해주겠다던 약속을 했었지만, 이를 취소하고 다시 최후의 1인에게 우승을 주겠다고 말을 바꾼다.
‘캣니스’는 이미 이들이 벌이는 TV쇼의 생리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서로를 너무 사랑한 연인이, 최후의 1인을 가리기 위해 서로 죽일 수 없어서 독이 있는 딸기를 먹고 함께 자살을 한다면?
숲에서 딴 독이 있는 딸기를 ‘피타’와 함께 먹는 척 연기를 한다.
이들이 모두 죽을 경우, TV쇼를 시청하며 이들의 팬이 된 사람들의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 여긴 컨트롤 센터에서는 ‘캣니스’와 ‘피타’를 ‘74회 헝거게임의 공동우승자’로 선언한다.
연인인척 하기 위해 키스를 했던 ‘피타’와 ‘캣니스’.
그들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사람들의 호응을 끌어냈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계속 연인 행세를 하게 되고, 고향에 돌아온 뒤에도 어머니와 동생을 지킨 남자친구 ‘게일 호손’(리암 헴스워스)이 보는 앞에서도 둘은 연인처럼 손을 맞잡고 사람들의 환영에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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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기 위해 시작된 ‘헝거 게임’.
‘캣니스’는 동생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것과, 아름다운 러브스토리의 여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게 된다.
‘헝거 게임’의 우승으로 ‘스노우’ 대통령이 ‘캣니스’에게 왕관 같은 것을 씌워주는 모습이 꽤 상징적인 부분인데, 그녀가 대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독재에 항거하는 반란군의 리더가 되는 모습을 상징하는 듯하다.

혹자의 말처럼, 상영시간이 2시간 22분에 달하면서도 소설을 영화화 하는 과정에서 많은 내용들이 누락되었고, 꽤 인상적이었을지 모를 상징들과 스토리가 다소 밋밋하게 그려졌다.
2013년 11월 21일 개봉한 후속편인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는 감독이 바뀌어서 그런지 훨씬 재미있다고 하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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