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감기 (The Flu, 2013)(장혁, 수애, 박민하) Movie_Review

‘연가시(Deranged, 2012)’에 이어 생물체나 바이러스에 의해 한국에 대소동이 벌어지는 재난영화 2탄.

소방대원인 ‘지구(장혁)’와 여의사 ‘인해(박수애)’의 러브스토리와 밀입국자들을 컨테이너로 들여오다가 동생이 죽게 되자 살아남은 밀입국자를 찾아내 죽이려는 ‘병기(이희준)’의 스토리, 오로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대량 학살과 폭격을 감행하려는 미국 측 담당자 ‘스나이더(보리스 수타웃)’ 및 스나이더의 주장에 동조하여 대통령을 무시하고 제 생각대로 의사 결정을 하는 국무총리(김기현) 및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 생각하는 국회의원 ‘최동치’(최병모), 감염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과 감염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 속에서 갈등하는 대통령(차인표)과 양박사(김문수) 일행, 유일한 밀입국 생존자와 어린 여자아이 ‘미르(박민하)’ 사이의 우정, 작전 참가 동의서에 서명하고 시민들을 격리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일에 동참하지만 우연히 분당에 들른 엄마와 맞닥뜨리는 군인의 스토리 등등 상영시간 2시간을 충분히 채울 만큼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분포되어 있다.

영화 초반에는 극적 설정을 위해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을 전개하며 다소 지루한데, 드라마 ‘추노(2010)’로 연기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평가된 ‘장혁’과 ‘드레수애’로 불리며 단아하고 참한 이미지로 뭇 남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수애’의 ‘사랑 만들기’ 장면들은 매우 어색하다.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기 시작하는 시점인 40분 이후부터 전개가 빨라진다.
만약, 도시에서 이런 급성 전염병이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내듯, 헐리웃 영화에서나 보던 이런 종류의 재난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어떤 형태로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있다.
군 작전권이 미국에 의해 간섭을 받기 때문에, 대통령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고, 미국 측 의견에 동조한 국무총리와 그 이하 정치인들이 정치적 득과 손실을 문제로 대통령 까지 통제하는 모습은 한국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벌어질 수 있는 웃지 못 할 해프닝으로 보인다.
영화 후반부에 들어가면, CG 를 이용한 듯 하지만 볼거리들이 많다.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 대형 운동장에 사람들을 포장해서 태우는 장면,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마트와 길에서 난동을 부리는 장면들은 한국 영화로써는 꽤 임팩트 강한 장면인데, 그 많은 엑스트라를 동원하여 도시에서 촬영하는데 꽤나 고생을 했겠다 싶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불편한 점들이 꽤 많다.
1. ‘장혁’과 ‘수애’의 어색한 연기 호흡.
2. 아무리 동생이 죽었다 하더라도 너무 나대는 ‘병기(이희준)’.
3. 딸을 구하기 위해 감염 확산의 우려 따위는 안중에 없는 ‘미르(박민하)’의 엄마 ‘인해(박수애)’.
4. 시민들과 군인들이 경계선을 두고 대치한 상황에서 달려가는 ‘미르(박민하)’, 그리고 ‘미르’를 구하기 위해 대신 총을 맞는 ‘인해’.

가장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딸 ‘미르’를 감염자 격리구역에 있지 않게 하기 위해 몰래 빼내고, ‘미르’에게 항체 주사를 놓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의사 ‘인해’의 이기적인 행동이다.
물론, 극 중에서 소방대원인 ‘지구’가 ‘인해’에게 ‘너무 이기적이다’ 라고 꾸짖는 부분이 있어, 스토리 작가 역시 ‘인해’의 이런 행동이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영화적 재미나 ‘모성애’ 같은 것을 일단 배제하고, 과연 ‘인해’의 이러한 행동에 문제가 없는지 고민해 보면.
영화상에서는 결론적으로 ‘미르’가 모든 문제를 잠재우는 키(Key)가 되지만, 현실적으로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
이미 감염된 ‘미르’를 몰래 빼내 비감염자 구역으로 빼돌리면, 결국 ‘미르’에 의해 감염구역 외부로 확산되고,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을 수 없게 된다.
감염되었지만 살아남은 사람의 피를 뽑아 걸러내서 치료제를 만드는 영화 속의 단순한 이야기 구조와 달리, 실제 현실에서 질병이 발생하면 그것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매우 길다.
임상실험까지 거친다면 5~10년은 걸리는 일인데, 비상상황이니 임상실험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연 그렇게 빨리 치료제를 만들 수 있을까?
감염 속도가 초당 3.4명, 48시간 안에 치사율(사망) 100%에 이르는 급성 유행병이라면, ‘인해’와 같은 이기적 행동으로 인해 수백만 명, 수천만 명이 죽게 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모든 사건의 중심에 ‘미르’ 라는 귀여운 꼬마 여자아이를 두고, 그 아이를 구하려는 사람들과 해치려는 사람들의 다툼을 작위적 감동으로 포장했지만, 현실에서는 정말 이기적이고 위험한 행위로 지탄받을 수 있다.

알콩달콩한 러브라인을 만들기 위해 억지웃음을 강요하는 듯 한 두 배우의 연기 호흡, 각 상황들의 분기점을 만들기 위해 각각의 에피스도 속 인물들이 다소 비상식적 우발 행동을 하는 상황, 관객들에게 ‘자, 이 장면이 눈물을 흘리고 감동해야할 순간입니다!’ 라고 강요하는 듯 한 작위적 감동코드들이 매우 불편하다.
분명, 배우들과 엑스트라들이 큰 고생을 하며 촬영을 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그 규모만큼의 연출력과 연기호흡, 시나리오의 매끄러움이 아쉬운 영화.
소재의 독특함과 ‘도시 속의 재난 상황’ 이라는 볼거리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줄거리)
컨테이너에 숨어 밀입국을 시도한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이 급성 호흡기 바이러스에 걸려 사망한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한 밀입국자가 바이러스를 여기저기 퍼뜨리면서 분당 일대에 감기 비슷한 질병이 급속하게 퍼져 나가고, 그 안에서 소방대원과 여의사 ‘인해(박수애)’가 ‘인해’의 딸 ‘미르(박민하)’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모습을 그려낸 재난영화다.
대통령(차인표)을 비롯해 양박사(김문수) 이하의 의사들은 감염자들을 격리하여 치료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려 노력하지만, 국무총리를 비롯해 분당 대표 국회의원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감염자들을 격리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소각하여 감염의 확산을 막으려는 미국 측 담당자의 의견에 동조하여 대통령을 무시하고 감염자들을 대량 학살한다.
컨테이너에서 혼자 살아남은 밀입국자에게 항체가 생겼다는 것을 확인하지만, 그로 인해 동생이 죽었다고 앙심을 품은 남자(이희준)에 의해 살해당하자, 이제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는 항체가 없다며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폭격기를 가동시키는 미국 측 담당자.
딸을 살리기 위해 밀입국자의 혈액을 채취하여 딸 ‘미르(박민하)’에게 주사한 후 딸의 병세가 호전되자 자신의 딸에게 항체가 있다며 서울을 향해 몰려든 감염자들에게 발포하는 것을 막는 여의사 ‘인해(수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감염자들의 학살을 막고, 치료제를 개발하여 분당 시민들을 구하게 된다는 결말.
--------------------------------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511332
8632
10134700

google_myblogSearch_side

▷검색어

Flag Counter styl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