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엘리시움 (Elysium, 2013)(맷 데이먼, 조디 포스터) Movie_Review

CG효과나 카메라 구도 등 전체적으로 영화 ‘디스트릭트 9 (District 9, 2009)’의 느낌과 비슷하다 했더니, 역시 그 영화를 연출한 ‘닐 블롬캠프’ 감독의 작품이다.
‘디스트릭트 9’도 그랬듯이, 현실감 넘치는 CG 효과와 뭔가 암울한 분위기가 볼만하지만,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는 어수선함이 있다.

중반 이후 약간 느슨해지는 듯하며(주인공 맥스가 상처를 입어 옛 여자 친구의 도움을 받는 장면) 약간 지루하기는 한데, 스토리 진행 자체가 느슨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 부분이 느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약간의 ‘신파’ 성향 때문인 것 같다.
무난한 스토리 진행과 화려한 볼거리,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주제의식 등 전반적으로 무난한 점수를 줄 수 있는 작품.
소재 자체는 신선했다.
하지만, 대충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는 뭔가 새로운 재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레즈비언 선언 이후 오랜만에 영화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게 된 ‘조디 포스터’는 악역으로 돌아왔다.
투박하게 생기기는 했지만 묘한 매력을 풍기는 ‘맷 데이먼’.
안 어울릴 듯 어울릴 듯 두 사람의 오묘한 조합이 그럭저럭 어울렸다.

의미심장한 주제의식을 가지기는 했는데, 그다지 깊이 와 닿지는 않는다.
정통 정극 스타일의 연출이라기보다는 약간 겉도는 듯 한 독특한 스타일의 연출이 아닐까.
뭘 얘기 하려는 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은데, 인상적이고 강렬한 느낌을 주지는 못한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의료 민영화’에 대한 우려? 디스토피아?

영화 제목 ‘엘리시움(Elysium)’은 선한 인간이 죽은 후에 간다는 천국, 극락, 이상향, 파라다이스 등을 의미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지구 궤도 위의 거주지 ‘엘리시움’은, 소수의 선택받은 인간들이 사는 유토피아다.
미래의 지구, 엄청난 인구 증가로 지구는 황폐화 되고, 소수의 돈 많은 부자들은 지구를 떠나 지구 궤도를 도는 ‘엘리시움’ 이라는 거대 식민지를 만들고, 그곳에서 완벽한(!) 의료 서비스를 받으며 그들만의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반면, 대다수의 가난한 서민들은 지구에 남아, 아프리카 난민 수용소를 연상 시키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의료 서비스’ 인데, 백혈병을 비롯해 난치병이나 큰 질병이 걸려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다.
영화의 메인 줄거리는 바로 이 ‘의료 서비스’ 문제를 주요 이야기로 다루고 있다.

현재, 미국은 ‘의료 민영화’로 인해 5천만 명 정도는 비싼 보험료 때문에 의료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감기나 이빨치료 등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면, 저게는 몇 십만 원에서 몇 백만 원의 치료비가 든다.
미국 인구는 3억 명 정도인데, 그 중 현재 한국 인구에 맞먹는 5천만 명(약 1/6)은 의료 보험에 가입하지 못해서 비싼 치료비를 내야 하는데, 비싼 치료비를 낼 수 있을 리가 없기 때문에 간단한 치료는 집에서 직접 할 수밖에 없고, 병원 치료를 받으면 쉽게 고칠 수 있는 질병이나 상처도 제때 치료를 하지 못해 평생 고생을 하게 되거나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불편한 진실을 다룬 다큐멘터리 ‘식코(Sicko, 2007)’가 개봉한 적이 있다.
아래의 링크에서 리뷰를 참조.

식코(Sicko, 2007)

다큐멘터리 ‘식코’ 에서 다룬 내용처럼, 이 영화의 밑바닥에는 미국의 국민들이 미국의 의료서비스 문제에 대해 느끼고 있는 감정들이 잘 녹아 있는 것 같다.

그에 비해 한국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의료 민영화를 도입하려다가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한 사례가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아직 의료 서비스가 민영화 되지는 않았고, 보편적으로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건강보험 덕분에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물론, ‘암’이나 기타 의료 혜택을 받더라도 본인 부담액이 큰 질병에 걸려서 치료를 받게 될 경우, 저축해둔 몇 천만 원이 치료비로 날아가 순식간에 재산을 탕진하고, 치료를 받거나 혹은 간호를 하느라 생업을 할 수 없어 극빈층으로 전락한다는 점은 미국 국민과 다를바가 없다.

한국의 의료 실태에 관한 다큐는 아래의 리뷰를 참조.

하얀 정글 (White Jungle, 2011)(의료문제, 의료민영화)

유럽 쪽의 의료 선진국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 같은 의료 민영화 국가 보다는 비교적 저렴하게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한국.
주인공 ‘맥스(맷 데이먼)’는 로봇을 만드는 공장에서 사고로 고농도 방사능에 피폭되어 5일 안에 죽을 운명에 처한다.
‘엘리시움’의 각 가정에 비치되어 있는 의료기계에서 치료를 받으면 순식간에 완치되겠지만, 그는 선택 받지 못한 일반 시민이다.

‘엘리시움’의 비서(아마도 대통령 아래에서 모든 업무를 직접 총괄하는 ‘총무’에 해당) ‘델라코트(조디 포스터)’는 강경파다.
‘엘리시움’의 혜택을 자신들만 누리기를 바라고, 호시탐탐 ‘엘리시움’으로 오려는 지구의 시민들을 강경하게 처벌하려 한다.
로봇 공장을 운영하는 ‘칼라일(윌리엄 피츠너)’ 사장과 결탁하여, 그에게 200년간 운영권을 주는 대가로 ‘엘리시움’의 시스템을 리부팅 하여 자신이 직접 대통령이 되려는 쿠데타를 계획한다.
고농도 방사능에 피폭되어 5일 안에 죽게 된 ‘맥스’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엘리시움’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다.
‘맥스’가 범죄에 몸담을 당시 함께 일했었던 ‘스파이더’ 에게 부탁해 ‘엘리시움’에 갈 방법을 모색하는 ‘맥스’.
‘스파이더’는 ‘맥스’의 몸에 최신형 갑옷(몸의 능력을 올려주는 인체 부착 형 기계장치)를 조립하고, 로봇 공장의 사장 ‘칼라일’을 잡아 오라고 한다.

‘칼라일’ 사장은 비서와 계획한대로 ‘엘리시움’을 리부팅 할 데이터를 자신의 뇌에 다운로드 하여 ‘엘리시움’을 향해 떠나는데.
‘스파이더’의 부하들과 함께 나선 ‘맥스’가 ‘칼라일’이 탄 우주선을 추락시켜 그의 뇌에서 ‘엘리시움’에 관한(리부팅을 시킬 수 있는) 데이터를 자신의 뇌에 다운로드 받는다.
데이터를 회수하기 위해 비서의 명령으로 출동한 ‘크루거’(델라코트가 개인적으로 부리는 전직 요원)와 맞닥뜨려 친구들이 모두 죽고, 큰 상처를 입은 채로 간신히 도망치는 ‘맥스’.
‘스파이더’는 ‘맥스’의 뇌에 다운로드 받은 데이터가 ‘엘리시움’을 리부팅 시킬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옛 여자 친구이자 의사인 ‘프레이(앨리스 브라가)’의 도움을 받아 상처를 치료 하고 집을 떠나지만, ‘맥스’를 쫓던 ‘크루거’는 ‘프레이’와 그녀의 딸을 납치한다.
자신의 뇌에 다운로드 받은 ‘칼라일’ 사장의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맥스’는 ‘엘리시움’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일부러 수류탄 안전핀을 제거한 채 ‘크루거’를 찾아가고, 우주선에서 ‘프레이’와 그녀의 딸 ‘마틸다’를 만나게 된다.

‘엘리시움’의 상공에 도착한 이후 ‘크루거’의 부하들과 다투던 ‘맥스’는 손에 쥐고 있던 수류탄을 놓쳐 폭발이 일어나고, 우주선은 불시착을 하게 된다.
‘크루거’는 자신을 이용해 먹기만 하고 버리려 했던 비서 ‘델라코트’에 대한 불만으로 그녀를 죽이고, ‘맥스’를 돕기 위해 따라온 ‘스파이더’ 일행의 도움으로 ‘크루거’도 해치우고 ‘엘리시움’의 시스템실에 들어간다.
뇌의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으면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지만, 어렸을 적 자신을 키워준 수녀님이 ‘맥스’에게 ‘이 세상을 위해 큰일을 할거다!’ 라고 했던 말처럼, ‘맥스’는 자신의 뇌에 있던 데이터를 다운로드 하고 죽는다.
‘스파이더’는 ‘맥스’의 뇌에서 다운로드 받은 데이터로 ‘엘리시움’을 리부팅 하고, ‘엘리시움’의 시스템에서 모든 지구상의 인간을 ‘시민’으로 인식하게 설정을 바꾼다.
백혈병 말기였던 ‘프레이’의 딸 ‘마틸다’는 치료기에 누워 순식간에 백혈병을 치료하여 백혈병이 완치되고, 뒤늦게 나타난 대통령 일행이 그들을 체포하려 하지만, ‘엘리시움’의 시스템(로봇 등등)은 그들을 체포하지 않고, 지구의 수많은 환자들을 위해 의료선을 띄우며 지구에 남아 있는 시민들을 치료한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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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을 위한 무상복지.
이 영화의 결말은 그렇게 유토피아 적이지만, 그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보이지는 않는다.
상위 1% 의 부자들이 ‘엘리시움’에 살면서, 왜 그들만 환상적인 의료 혜택을 받고 있었을까?
단지, 그들이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고 자신들만 특권을 누리고 싶어서?
‘엘리시움’의 시스템을 리부팅 하면서, 지구에 남아 있던 모든 사람들이 ‘시민’으로 인식되어 모든 사람들이 무상복지의 혜택을 받게 되었다는 결말은 ‘엘리시움’의 부자들이 특권의식을 가진 속물로 비춰지지만, ‘복지’ 에는 정치·경제적 문제가 연관되어 있다.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의료 혜택을 주지 않는 등의 ‘정치적인 문제’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 ‘경제적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지구’ 라는 한정된 공간에 살고 있는 수많은 인간에게 무조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서 모든 인간이 죽지 않고 천년만년 사는 세상이 과연 ‘유토피아’일까?
이와 관련해서는 단순하게 결론 내리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들이 뒤섞여 있다.

뭔가 아름다운 것 같고 해피엔딩인 것 같은 결말이지만, 막상 현실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훨씬 골치 아픈 문제들이 복잡하게 뒤얽혀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것들은 간과하고 있다.

PS.
커다란 수레바퀴 형태의 거대 식민지 안쪽 면에 거주지를 꾸미고 있는 ‘엘리시움’의 모습은 1970년대에 일본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건담(Gundam)’ 시리즈에서 보였던 ‘우주 콜로니(식민지, 거주지)’의 모습과 상당히 닮아 있다.
건담에 등장했던 콜로니는 긴 원통형으로 된 공간의 안쪽 면에 거주지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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