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번.









































처음 벌초를 갔던 날, 길도 전혀 모르고 그저 따라가기만 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평소 운동을 거의 안해서 체력적으로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모르는 길을 하염없이 따라 간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이후, 벌초 할때가 되면 미리 운동도 좀 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그래도 체력적으로 힘든건 여전했다.
벌써 다섯번째.
이제는 길을 잘 알기 때문인지 예전만큼 힘들지는 않다.
물론, 산행이 힘들 것을 알기 때문에 짐도 되도록 가볍게 하고, 옷도 시원하게 입는 등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떠나기 때문에 한결 수월해진것도 있다.
카메라를 가져간적이 없어 매번 휴대폰 카메라로 몇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화질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카메라를 가져가서 벌초하는 모습도 찍고, 산행 중에 만난 여러가지들을 찍었다.
다래 열매, 이름 모를 예쁜꽃, 자주 봤지만 이름은 모르는 곤충, 처음 보는 이상한 열매, 내려 오는 길에 들른 과수원의 꽃사과.
벌레 이름과 꽃이름, 야생식물 열매 이름을 찾아 보느라 몇시간을 검색을 하다가, 대충 비슷한 것을 찾아 정리를 하기는 했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총 두 곳에서 벌초를 한다.
첫번째 장소는 경사가 완만하지만 거리가 길고 풀이 우거져 힘들다.
해를 거듭할수록 큰 나무가 쓰러져 길을 가로막고, 풀이 우거져 길이 없어진다.
올해는 한주 늦게 간 덕분인지 중반 까지는 다른 이들이 벌초를 해놓아서 길이 있었지만,
그 이후 우리의 목적지 까지는 길이 없어서 길을 만들며 갔다.
대충 목적지가 어디쯤인지는 알기 때문에, 풀숲을 헤치지 않고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기도 하는데,
다행히 올해는 가물어 계곡물이 적어서 신발이 젖지 않았지만,
매번 올라갈때마다 신발이 젖는다.
제초기로 풀을 잘라내며 간다고는 하지만, 거의 밀림 수준의 풀숲이다.
산행길에 만나는 쓰러진 나무들은, 전기톱을 가져가지 않는 이상에는 베기 힘들기 때문에,
대충 가지만 치고 지나간다.
작년에 갔을때, 산소 옆에 커다란 나무가 쓰러져 있어, 올해는 톱을 가져가서 자르려고 했는데,
장마에 쓰러진 나무가 뿌리채 뽑혔지만, 아직 죽지 않아서 새순이 돋아 있었다.
톱으로 자르려니 아직 죽지 않은 나무라 도저히 힘들어서, 가지 몇개 잘라내고 내년을 기약.


2/3 지점 쯤에 있는 다래 열매.
몰캉한 것 몇개 먹어봤더니 달다.
두번째 사진에서는 새가 쪼아 먹었는지 흔적이 남아있다.


2년전부터 장마로 뿌리체 뽑힌 나무들이 길에 가로 누워있다.
올해는 다른 벌초꾼들이 중반부 까지는 몇개 베어놔서 편하게 지나갔다.


벌레먹은 다래 잎.
아마도 달달한 다래 처럼, 다래 잎도 단맛이 나는지, 벌레들에게 인기가 많은 모양이다.
숭숭 뚫린 구멍들이 독특한 운치를 준다.

잘려나간 썩은 나무 옆면에 생긴 이름 모를 버섯.



문제의 열매.
길따라 길게 군락을 이루었는데, 처음 보는 열매다.
검색으로 무슨 열매인지 한참을 찾아 봤는데,
다섯갈래로 갈라진 겉 껍질 속에서 3~4개의 알맹이가 나온 모양은 사철나무 열매와 거의 똑같은데,
사철나무 잎은 두껍고 약간 광택이 있는 반면, 이 나무의 잎은 연하게 보여서,
다른 종류인것 같기도 하고, 도무지 모르겠다.

이 나무(식물?)도 뭔지 모르겠다.
마치 나비들이 붙어 있는것 같은 모양이 예쁘다.

선명한 노란색의 꽃.
검색해보니 '달맞이꽃' 인것 같다.

산 입구의 풍경인데, 나무들을 베어버려 민둥산 처럼 되었지만, 새로 심은 몇개의 나무가 보인다.


오가는 길의 산과 하늘이 예쁘다.
도시 인근에서 보는 산들은 나지막 하지만, 산세가 험한 이곳의 산들은 제법 높은데 뾰족하지는 않다.
오면서 보니, 물길이 꺾이는 곳들은 돌산인 경우가 많아서 예쁜데,
도로를 달리며 사진을 찍기에는 가림막과 전선들 때문에 사진을 찍기 힘들다.

높은 산들 사이에 밭들과 아담한 집들.


장수허리노린재.
꽤 자주 볼 수 있는 곤충인데, 이름은 모르다가 이번에 찾아봤다.

두번째 벌초 장소 도착.
두번째 장소는 첫번째에 비해 거리도 훨씬 짧고 풀도 거의 안 자라지만,
경사가 45~50도에 육박해서 산행이 매우 힘들고, 여러기의 산소가 있어 장소 이동이 많다.

자르다 만 것인지, 뭔가를 하려고 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소나무 흔적.
자세히 보면 못이 하나 박혀 있다.

벌레가 먹고 간 자리.

잣 열매.
괜히 만졌다가 송진 때문에 깜짝 놀람.

약용으로 쓰인다는 구름버섯이 죽은 나무에서 피어 올랐다.

이 산에는 다른 종류의 나무들도 꽤 있다.
산을 다녀보면 대부분 소나무 밖에 없다.
산에 한 두 종류의 나무만 있으면 병충해에 매우 취약하다.



늦은 점심 김밥.



벌초를 마치고 점심을 먹는 계곡인데 작년에 비해서 계곡물이 적다.
여기뿐 아니라 다른 계곡들과 강, 저수지의 물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물이 마른건 처음들 보신다고.


벌초를 마치고 오는 길에 길 옆 과수원에서 파는 사과를 구입했는데,
위 사진에 보이는 사과는 과수원 주인의 말에 의하자면 '꽃사과(애기사과)' 라고 한다.
멀리서 보면 앵두나무에 앵두 열매가 달린것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사과와 똑같이 생겼다.
크기는 엄지손톱 정도의 크기로 매우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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