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블리비언 (Oblivion, 2013)(톰 크루즈, 모건 프리먼, 올가 쿠릴렌코,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Movie_Review

상당히 기대했던 영화.
기대와는 달리 다소 정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긴장감 넘치고 역동적인 SF 액션영화를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느리고 정적인 스토리 전개가 불만스러울 수 있다.
로맨스 비중이 높아서 여성 관객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영화.
완벽에 가까운 멋진 CG 와 현실감 넘치는 장면들은 SF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이 영화는 영화 중반부에 큰 반전이 있다.
따라서 영화를 재미있기 감상하려면 이하 영화 내용을 담고 있는 리뷰를 읽지 않는 것이 좋다.
웬만하면 반전 부분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 게 좋겠지만, 반전 부분에 관해 언급할 내용이 많다.

총 2시간 4분의 런닝타임.
전반 40분경, ‘잭 하퍼(톰 크루즈)’가 ‘줄리아(올가 크릴렌코)’를 만날 때 까지만 해도 이 영화의 반전에 대해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기억을 지운 채 폐허가 된 지구에 ‘빅토리아(안드레아 라이즈보로)’ 와 팀을 이뤄 남아 있는 외계인 ‘스캐빈져’를 살상하는 드론을 유지보수 하는 임무를 수행중인 ‘Tech-49 잭 하퍼’.
그는 매일 밤 이름도 모르는 여자의 꿈을 꾼다.
그러다가 영화 40분경에 비행체가 지구에 불시착 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어 조사를 가보니 꿈속에 나오던 그녀가 동면중인 상태로 있다.
그녀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의 인간들도 함께 불시착 했으나, 드론은 ‘스캐빈져’가 아닌 인간을 살상해버린다.
드론 앞에 막아서서 그녀를 지킨 ‘잭’은 기지로 그녀를 데려오고, ‘빅토리아’는 불길한 예감을 느낀다.
기운을 차린 그녀의 이름은 ‘빅토리아’.
‘빅토리아’는 ‘잭’을 알아 본 듯하지만, ‘잭’의 기억 속에는 그녀가 없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그녀가 타고 온 불시착한 비행선의 블랙박스를 꺼내러 가는데, 블랙박스를 꺼내지만 낯선 생명체에게 기습을 받아 붙잡히는 ‘잭’ 일행.
‘스캐빈져’가 아니라 인간들이다.
이때부터 반전이 시작된다.
잭을 공격한 생명체가 지구를 공격했다는 외계인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급선회 한다.

우선, 서두에서 ‘잭 하퍼’가 처한 상황에 대해 독백으로 처리된 내용을 그대로 스크랩 했다.

주인공 ‘잭 하퍼’의 독백-----------------
2077년 3월 14일.
기억력을 지운지 5년째 되어도 아직도 이 꿈을 꾼다.
빅토리아와 난 재계약에 들어가고, 2주안에 임무를 마무리 하고, 새로운 임무가 주어진다.
그녀에게 질문을 해도 말이 없고, 그러는 그녀가 납득이 안갈 뿐이다.
‘스캐빈져(외계인)’들은 강력한 힘을 이용해 달을 폭파시킨 지 반세기가 흘렀고, 지구는 황폐해져 가며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간다.
달이 사라진 후, 지구의 회전지축에 혼란이 왔다.
시간별로 도시는 지진 충격파를 겪으며 그로 인해 쓰나미도 발생했다.
이후 외계인들의 침략이 시작됐다.
핵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는데, 우리가 할 수 있었던 마지막 수단이었다.
전쟁에는 승리를 했지만 지구는 황패해져만 갔다.
방사능 오염으로 대부분의 지역이 황폐해져 갔다.
남은 인류는 지구를 떠날 준비를 했으며, 중요인물을 타이탄으로 이주시키기 위해 ‘테트’ 우주비행관제센터 임시정거장을 건립했다.
토성 최대 위성 ‘타이탄’에 많은 사람들이 이주했다고 한다.
전부 이주했다 한다.
우리는 남아있는 ‘스캐빈져’를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스캐빈져’들은 밤을 이용해 드론을 공격하고, 낮에는 나를 공격한다.
왜 이렇게까지 싸우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우릴 매우 효율적인 팀이라며 상부에서는 칭찬이 대단하다.
‘비카’는 통신요원이고, 그녀 감시 아래 난 드론들을 수리한다.
드론은 모든 걸 파괴한다.
‘비카’는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어 한다.
난, 확실치 않다.
나는 이 천국도 마다하고 지구에 대한 나의 연관성을 떨칠 수가 없다.
지구는 여전히 내 고향이기 때문이다.
잭 하퍼, Tech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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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하퍼’의 독백에 따르면(단지, ‘잭 하퍼’가 믿고 있는 현실),
현재 2077년, ‘잭 하퍼’는 ‘비카’(빅토리아의 애칭)와 팀을 이뤄 지구에 남아 있는 ‘스캐빈져’를 소탕하는 드론을 수리하는 임무를 수행중이다.
2017년.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일명 ‘스캐빈져’).
외계인들이 달을 폭파시켜서 지구의 지축이 흔들리며 혼란이 발생했다고 한다.
최근에 본 다큐 중에서 이와 관련한 내용이 있다.
지구멸망 시나리오 중에 비교적 최근에 언급되기 시작한 내용이 바로 달 폭파설이다.
외부 혜성 따위가 달과 충돌하여 달이 파괴될 경우 지구의 지축이 흔들려 지구의 생물체가 멸망한다는 이론인데, 현재 지구의 대기가 안정적인 것은 지구와 똑같이 자전을(달 입장에서는 공전) 하고 있는 ‘달’ 때문이라고 한다.
달이 있기 때문에 지구의 지축이 안정되어 기후가 안정되어 있고, 대기가 잘 순환하고 있다는 가설이다.
따라서 ‘달’이 파괴되어 없어지게 되면 지구의 지축이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지구에 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이 가설을 영화적 배경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무튼, 외계인들은 먼저 ‘달’을 폭파시켜 혼란을 발생시켰고, 이를 틈타 지구를 침공한다.
막강한 외계인의 침공에 지구인들은 최후의 선택으로 핵무기를 사용한다.
간신히 외계인을 물리치기는 했지만, 핵무기 사용으로 인해 방사능이 곳곳에 누출되었고, 인간들은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토성의 최대 위성인 ‘타이탄’으로 이주했다는 것이다.
토성의 위성 ‘타이탄’은 지구와 매우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간이 살기 적당한 환경은 아니다.


‘잭’ 과 ‘빅토리아’는 관제센터와 계약을 맺고, 기억을 지운 채 지구에 남아 ‘스캐빈져’를 소탕하는 드론(무인 살상무기)을 수리하는 임무를 수행중이라고 한다.
‘빅토리아’는 기지에서 통신을 담당하고, ‘잭’은 직접 출동하여 드론을 수리하거나 수색을 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방사능 위험 지역을 제외하고, 잭은 지구 이곳저곳을 비행한다.
통신이 두절되는 협곡의 어느 곳에는 그 만이 알고 있는 오두막도 있다.
왜 그는 모두 떠난 지구에 남아서 이렇게까지 외계인과 전투를 치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관제센터의 ‘셀리’는 아무런 대답을 주지 않는다.
오직 계약을 마치는 2주가 빨리 지나 관제센터로 돌아가서 재계약을 하고 새로운 임무를 수행하고 싶기도 하다.

나중에 밝혀지듯이, ‘Tech-59 잭 하퍼’는 ‘복제인간’이다.
복제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망각(oblivion)한 채 임무를 수행하다가 진실을 알게 된다는 설정은 상당히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이미 다른 영화에서 똑같은 설정을 사용한 적이 있다.
바로 영국영화 ‘더 문(The Moon, 2009)’ 이다.

‘더 문(The Moon)’ 영화정보: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3902#

영화 ‘더 문(The Moon)’ 에서 주인공 ‘샘 벨’은 회사와 계약을 맺고 달에서 자원을 채취하며 3년째 일하고 있다.
외부와 통신하는 위성이 고장 나서 오직 사랑하는 가족을 만날 기대와 희망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2주 후면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 ‘샘’.
그러나 어느 날 자기와 똑같이 생긴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진실이 밝혀진다는 얘기다.
‘샘’은 복제인간이고 그의 기억은 조작되었으며,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해 기업에서 그를 복제하여 계속 달에서 자원을 채취하는 일을 시키고 있었다.
3년이 지나면 복제인간의 수명이 다하게 되어, 새로운 복제한 ‘샘’이 이어서 계속 일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샘’이 자기 이전에 일했던 ‘샘’을 발견하게 되어 모든 진실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헐리웃 블록버스터에 비하면 저예산 영화에 속할지 모르지만, 내용은 상당히 신선했다.

영화 ‘오블리비언’의 앞부분은 2009년 영화 ‘더 문’의 설정을 거의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주인공 ‘잭 하퍼’가 실은 복제인간이고, 외계인을 소탕하기 위해 드론을 수리하는 임무를 수행중인 것이 아니라, 사실은 인간들을 소탕하는 ‘드론’을 수리하는 것이었으며, 오히려 외계인이 인간인 그를 복제하여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명확하지 않아서 좀 모호하기는 한데, 내용의 흐름상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이 승리했고, 인간 잔당들을 소탕하기 위해 드론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드론을 수리하는 것과 더불어 일종의 실험 목적으로 복제인간을 이용하여 거짓말로 조종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인간 레지스탕스의 지도자인 ‘말콤 비치’(모건 프리먼)를 만나면서,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것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알게 되는 ‘잭’.
반신반의 하던 그는 자기와 똑같이 생긴 ‘Tech-52’ 를 만나게 되면서 모든 사실이 조작되었음을 알게 된다.
드론 한 기에 핵폭탄을 실어 관제센터로 돌려보내서 관제센터를 날려 버리려는 노력은, 드론들이 급작스럽게 그들의 기지를 공격하면서 물거품이 되고 만다.
어쩔 수 없이 직접 비행선을 타고 관제센터에 가서 폭탄을 터트려야 하는 상황.
진실을 알게 된 ‘잭’을 관제센터에서 들여보낼 리가 없기 때문에, ‘줄리아’는 지구인 생존자를 관제센터로 후송하라는 지시를 핑계 삼아 함께 관제센터에 가자고 한다.
‘잭’은 ‘줄리아’를 동면시켜 오두막에 보내고, ‘말콤 비치’ 와 함께 관제센터에 가서 핵폭탄을 터트려 관제센터를 날려 버린다.
외계인과 지구인의 기나긴 싸움은 그렇게 끝을 맺는다.

‘잭’이 관제센터에 가서 기계로 보이는 물체와 만나는 장면은 영화 ‘매트릭스3 - 레볼루션(2003)’의 엔딩부분을 연상시킨다.

‘줄리아’ 와 ‘잭’의 로맨스, 그리고 ‘빅토리아’와의 묘한 삼각관계가 흥미로운 가운데, ‘잭’이 죽기 때문에 슬픈 결말 같았지만, ‘잭’과 만나서 싸움에 져 묶여 있었던 다른 복제인간 ‘Tech-52’ 가(그 역시 ‘잭’) 오두막에서 혼자 딸을 낳아 키우며 살던 그녀를 찾아오며 행복한 결말로 끝을 맺는다.

비록 복제인간이지만, 아마도 뇌 어딘가에는 옛 기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양인지, ‘Tech-52’ 역시 ‘줄리아’에 대한 기억을 다시 되살렸고, 관제센터에서 자폭한 ‘잭 하퍼(Tech-59)’ 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지구 곳곳에는 ‘잭 하퍼’ 와 같은 복제 인간들이 여러 곳에서 같은 임무를 수행 중이었던 셈이다.
총에 맞은 ‘줄리아’를 치료할 장비를 구하기 위해 ‘Tech-52’ 의 기지로 간 ‘잭(Tech-59)’은 그곳에서 드론의 총에 맞아 산화한 ‘빅토리아’의 다른 복제인간을 만나게 된다.
외계인(?)들은 여러 커플을 조합해 보던 중 ‘잭 & 빅토리아’ 조합이 꽤 효율적이라 생각해서 같은 복제인간들을 팀을 이뤄 세계 곳곳에 배치했을 것이다.
‘말콤 비치’는 여러 명의 ‘잭 하퍼’를 관찰하던 중 ‘Tech-59’ 가 꽤 인간적이고 기억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강하다는 것을 주목했을 것이고, 그를 포섭해서 관제센터를 폭파시키려는 계획을 꾸몄던 것이다.

굳이 끼워 맞추자면 내용이 이러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도 있다.
60년 동안 동면중이던 ‘줄리아’는 갑자기 어디서 나타나 비행선을 타고 지구에 불시착 하게 된 것일까?
설정대로라면 지구인들은 외계인의 공격에 초토화되었기 때문에(토성의 타이탄으로 이주했다는 얘기는 외계인들이 ‘잭 하퍼’ 와 ‘빅토리아’를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 우주에 근거지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녀는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걸까.
후반부 ‘잭 하퍼’가 ‘빅토리아’ 와 임무 재계약을 위해 관제센터에 돌아가던 중 뭔가 이상한 느낌을 직감하고 ‘줄리아 와 몇 명의 동면중인 인간들을 지구로 방출시킨다.
그녀는 관제센터에 있던 ‘잭 하퍼’가 지구로 돌려보냈다는 얘기가 된다.
지구에 있던 다른 복제인간 ‘잭 하퍼’는 우주에서 불시착 하던 ‘줄리아’를 그렇게 발견한 셈이다.
‘잭 하퍼’는 관제센터를 폭파하기 위해 가던 중 ‘줄리아’가 중요하다며 찾아온 블랙박스의 내용에서 그런 진실을 확인하는 것이다.

‘말콤 비치’(모건 프리먼)는 계획적으로 ‘Tech-59’ 를 포섭한 것인데, 지구 곳곳이 외계인의 감시 아래에 있는 상황에서 ‘Tech-59’ 의 모든 행동을 세밀히 추적하여 관찰하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전반적으로 스토리가 꽤 신선하고 반전도 나름 쇼킹했지만, 어디선가 따온 듯 한 설정들이 있어서 아주 독창적인 영화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줄리아’ 역을 연기한 ‘올가 쿠릴렌코’는 단정한 모습에 이목구비가 뚜렷한데, 마치 전성기 시절의 ‘소피 마르소’의 모습이 얼핏얼핏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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