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성형수술을 잘 하는 나라로 소문이 나서, 이웃 나라의 사람들이 성형관광을 위해 입국하는 숫자가 많이 늘어 났다는 얘기를 듣고 떠오른 생각이다.
타고난 미남미녀가 많은게 아니라 성형으로 미인(美人)을 만들어 내는 나라.
처음에는 명예라도 훼손 당한 듯 수치스럽게 느껴지다가, 어느 순간 놀라움으로 바뀐다.
안좋게만 여겨졌던 그 이미지가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 이라도 된 듯, 타 국의 사람들은 '성형대국' 이라며 은근히 놀려 대다가도 '그래 성형수술 하면 대한민국이지' 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일까.
이런 상황을 즐겨야 하는 건지 당황스럽다.
덕분에 강남일대(및 부산 번화가 일대)에는 엄청난 숫자의 성형외과가 대로변에 자리 잡아 럭셔리(!)한 인테리어와 환자를 위한 풀(!) 서비스로 국내 고객뿐 아니라 이웃 나라들의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10억에 이르는 개업비용과 큰 유지비용 때문에 열에 아홉은 문을 닫아도, 유명 연예인들 공짜로 수술시켜주고 홍보하면 대박을 친다.
사이보그 만들듯, 완전히 새로운 얼굴로(본인 확인 불가) 바꾼 사례자들을 광고에 사용하며 그들의 기술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증명한다.
과연 이들에게 문제의식과 윤리의식이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
'돈 많이 버는 놈이 왕이다' 라는 삐뚫어진 관념이 첨예하게 달리고 있는 현장이다.
요즘 '렛미인' 이라는 케이블 채널의 쇼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 한두번 본 에피소드는 꽤 감동적이었다.
온갖 컴플렉스로 구렁텅이에 빠져 있던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하고 연예인 메이크업과 화려한 의상으로 갈아 입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해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는 스토리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이어서, 그들의 기술력(?)에 경배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 들 지경이지만, 사람들이 얼마나 외모컴플렉스에 시달리면 성형수술이라도 해서 인생역전을 꿈꾸는 사회가 되었을까 싶어 안타깝다.
워낙 인기가 있어서 중국판도 만들어져 히트를 쳤다고.
과연, '성형수술' 없이는 그들의 삶은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우리는 수천만원의 비용을 그 고귀한 '기술자' 들에게 헌납하고, 새 삶을 찾아야 하는 걸까?
외모가 아니라 그 사람의 본질을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해야지, 성형수술이라도 해서 인생역전 하자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대한민국 사회에 왜곡된 의식구조를 선사하고 있다.
덧글
때론 생각이 너무 많아서 탈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