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009 사이보그 (009 Re: Cyborg, 2012) Animation

공각기동대의 감동.
‘공각기동대 S.A.C Solid State Society’의 연출·각본을 맡았던 ‘카미야마 켄지’ 감독의 영향인지 ‘공각기동대’의 분위기와 상당히 유사하다.
유모차 모양의 기계를 타고 다니는 갓난아기 형태의 캐릭터는 애니메이션 ‘아키라(Akira, 1988)’에 등장했던 캐릭터와 거의 일치하고, 푸짐한 덩치의 백발의 ‘길모아’ 박사는 ‘아톰’ 같은 만화에 등장했던 박사 캐릭터의 맥을 잇고 있다.
주인공 ‘009 (시마무라 죠)’는 아톰 머리를 하고 있다.
근육질 덩치로 적들을 제압하는 ‘005 제로니모’ 캐릭터는 공각기동대의 캐릭터 ‘바트’를 연상시킨다.
영화 후반부에, 팀원들이 모두 같은 팀 복장으로 갈아입는데, 상당히 올드한 디자인이다.
긴 머플러에 아톰머리를 한 ‘009’ 가 두 팔을 십자로 벌리고 우주에서 핵폭탄과 함께 터지는 장면은 ‘어린왕자’ 캐릭터가 생각나게 했다.
발에 추진기가 달린 ‘002 제트 링크’의 모습은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언맨’을 연상시키는데, 발바닥 부분이 갈라지면서 분사구가 나오는 형태는 이전에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했던 다른 로봇들의 구조와 비슷하다.
‘009’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003 프랑소와즈 아르누르’가 극적으로 재회를 하고, 기억을 되찾은 ‘009’ 가 비행기에서 ‘003 프랑소와즈’와 섹스를 나누는 컷이 있는데(행위 전까지만 묘사됨), 굳이 이런 에피소드는 필요 없었을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어렸을 적에 ‘009 사이보그’ 라는 만화를 본 것 같기도 하다.
옛날에 만들어진 만화라서 다소 촌스러운(?) 복장을 하고 있는데(가슴에 커다랗고 동그란 황금 징이 박혀 있는 옷), 원작의 느낌을 이어받기 위해 그 복장을 다시 그대로 착용(황금 징의 크기는 원작만화 보다 줄였지만) 하고 나오게 만든 것 같은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

그림체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최근에 본 ‘레지던트 이블: 댐네이션’이 최신 기술을 마음껏 활용한 3D 비주얼이라면, 이와 확연히 비교 되는 전형적인 2D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평면적인 2D 라기 보다는, 3D 를 2D 처럼 보이게 만드는 그 기술을 이용한 것 같기도 한데, 정확한 것은 모르겠다.
2D 지만, 평면적이지 않고 상당히 자연스러워서 마치 예쁜 동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카툰렌더링’ 참조)

전체적으로 무난한 스토리 전개와 깔끔한 영상미로 평균 이상의 재미는 주지만, 우주에서 핵탄두와 함께 폭발한 ‘009’가 영화 막판에 다시 등장하여 죽은 줄 알았던 다른 팀원들과 만나는 결말은 단지 ‘열린 결말’ 이라고 얼버무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영화를 쭉 보고난 이후 다시 앞부분을 돌려보고서야 뒤늦게 알게 된 것이 있는데, 영화 초반 기억을 잃은 ‘009’가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남들의 시각에서 보면 옆에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미 영화 초반에 복선처럼 이렇게 깔아 놓았었는데, 처음에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009’ 에게 나타나는 그 여자아이는 ‘009’ 가 상상으로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
인간들 혹은 사이보그들에게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들은 ‘그 목소리’를 ‘신’이거나 혹은 ‘친구’라고 생각하여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된다.
세계 각 지역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하는데, 유일한 공통점은 바로 '그의 목소리' 라는 것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신(神)’의 목소리로 여겨지지만, 외톨이 고등학생인 ‘009’ 에게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로 등장한다.(‘009’는 늙지 않기 때문에 항상 ‘고등학생’이다.)
영화 후반부 밝혀지듯이 ‘002 제트 링크’ 역시 자신도 모른 채 이상 행동을 하고 있었고, ‘펜타곤’(미 국방부) 내부에서 자신이 잠시 기억을 잃은 사이 자신이 폭주를 하는 모습이 찍힌 영상으로 보고 충격을 받게 된다.
사이보그를 포함하여, 인간이면 누구나 자신 내면의 목소리가 있고, 그것을 신의 목소리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친구라고 여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공각기동대’ 스토리의 가장 주요 테마인 ‘전뇌 해킹’ 스토리와도 닮은 점이 있다.

‘009’는 순간가속장치(시간을 매우 천천히 흐르게 하고 자신은 빨리 움직일 수 있음)를 이용해서 전투를 할 수 있지만, ‘002 제트링크’처럼 하늘을 날 수는 없다.
‘001 이원 위스키’의 ‘텔레포트’ 기술을 이용해, 날아가는 핵탄두 근처에 떨어져 총을 쏴서 위치를 잡은 후 핵탄두에 안착하지만, 핵탄두 겉 케이스가 열리면서 떨어져버리고 만다.
그때 나타난 ‘002 제트 링크’의 도움으로 다시 핵탄두에 안착하고, ‘002 제트 링크’는 무리한 비행으로 인해 다리의 부스터가 망가져 버리고 만다.
(즉, ‘002 제트 링크’는 더 이상 부스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지구로 불시착하면서 불타 버렸을 것으로 추정)

아래는 핵탄두 위에서 ‘009’가 외치는 대사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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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간은 어리석은 생물입니다.
언제나 인간들은 서로 모이면 저항할 수 없는 집단적 무의식에 사로잡혀 너무 쉽게 타락해 버립니다.
그러나 개별적인 인간에게 이런 불완전함은 우리가 뜻밖의 놀라움과 새로운 발견으로 가득 찬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놀라운 이유!
당신은 정말 당신의 부름에 답하는 모든 이들의 희망을 짓밟고 세상을 구하려는 이들의 생명을 빼앗으려 하십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신은 인류를 말살하려 하십니까? 전 세계를?
대답해 주세요!
신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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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철학적인 의미를 담아내려는 시도가 보이는 부분으로, 영화 전반부부터 이런 주제의식에 대해 언급은 하고 있지만, 깊이감이 얕게 느껴지는 아쉬움이 있다.
무난한 스토리 진행과 화려한 볼거리들이 보기 좋지만, 철학적 깊이감에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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