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 혼자 산다' (13회, 2013.06.21) - 식사와 사료, 어른, 대인관계의 진정성 TV_etc

요즘 ‘나 혼자 산다’ 라는 TV프로그램을 재미나게 보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처량함(?)을 리얼하게 보여준다는 재미 외에 사실 크게 와 닿는 부분은 없었는데, 13회 차 '제1회 무지개 워크숍' 편에서 '강신주' 교수의 철학 강의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몇 개의 주제를 다루었는데, 내가 개인적으로도 관심을 가지는 주제들에 대해 다루고 있어 마음에 들었다.
그 중에서 3가지를 언급해보자.

1. 식사와 사료.
단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먹은 음식은 ‘사료’ 다.
누군가와 함께 행복하게 밥을 먹을 때 비로소 ‘식사’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혼자 먹더라도 행복하게 먹는다면 ‘식사’ 이기도 하다.

자취생활을 꽤 오래 하면서 ‘식사’ 이기보다는 단지 때 되면 먹어야 하는 ‘사료’로써 밥을 먹었다.
혼자라도, 맛있는 음식을 해먹거나 맛있는 음식을 사서 행복해하며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혼자 밥을 먹는 것은 무미건조하게 음식물을 입에 넣는 단순한 행위에 그칠 때가 많다.
그런 외로움 때문에 특별히 더 힘들었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자취생활을 접고 집에서 생활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어머니’ 때문이다.
그때까지 집에서 생활하신 어머니는, 작은 밥상에 대충 음식을 챙겨서 식사를 하셨다.
옛날 사람들이 그랬듯이, 어머니는 ‘식사’ 라기보다는 단지 끼니를 때우며 살아 오셨다.
그런 어머니지만, 나와 함께 식사를 하실 때면 반찬을 정성스레 준비하고, 밥그릇과 국그릇, 반찬그릇을 잘 구분해서 커다란 밥상에 놓고 식사를 하시게 되었다.
식사를 할 때는, 되도록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어머니 드시는 것을 챙겨 드리기도 한다.
강신주 교수의 강의를 들은 적은 없지만, 나는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런 정의가 매우 설득력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 생각해보면 반론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갖가지 요리와 와인을 곁들이며 몇 시간 동안이나 식사를 즐긴다.
반면,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한국은 모든 물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미국의 원조에 의존해야 했기 때문에 제대로 끼니를 챙기기도 힘들었다.
식사 중 소리를 내지 말라는 유교적 분위기 속에서 그저 묵묵히 밥을 먹어야 했다.
남아 선호사상 때문에 여자들은 다른 밥상에서 밥을 먹거나 또는 방에도 들어오지 못한 채 부엌 한 귀퉁이에서 끼니를 해결하기도 했다.
한국의 전통적 관습에 의한 문화적 차이와 어려웠던 시절의 생활 모습을 이런 논리로 단순 해석하면 식사가 아니라 사료를 먹어왔다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PS.(내용 추가)
‘다이어트’에 관한 것에서도,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단정을 짓는데, 엄밀한 의미에서 ‘다이어트’는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즉, 남에게 멋지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위한 것인데, 한국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상업화 되었을 뿐이다.
이런 점에서 강신주 교수의 논리에 허점이 있다.

‘철학’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과 현상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하는 것이다.
다소 궤변도 있고, 일명 ‘개똥철학’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2. 어른.
배우 ‘이성재’는 요즘 ‘키덜트(kidult)’ 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면 어른 행세를 했던 옛날과 달리, 요즘은 시대적 변화 때문에 30, 40대가 되어도 아이처럼 사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과연 ‘어른’이 되는 시점은 언제일까?
혹은, ‘어른’이 되었다고 규정지을 수 있는 구분 기준이 있을까?
‘강신주’교수는 이 질문에서 벗어나서, ‘타인의 시선과 평판을 의식하지 않는 삶이 성숙한 삶’ 이라는 명제로 결론을 짓고 있다.

개인적으로, ‘어른’을 규정하는 방법에 대해 정의 내린 적은 있지만, ‘강신주’ 교수의 강의 내용과는 다른 의미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3. 대인관계의 진정성.
‘김태원’은 예능에서 활동을 하게 되면서 사람들을 만날 때 ‘진정성’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된다고 한다.
성격상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대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연예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일적으로 가깝게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멀어지게 된다.
또한,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 테고, 진정성 없이 대하는 사람이 있고, 단지 이용해 먹으려고 접근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강신주’ 교수는 ‘나에게 진정성 없이 대하는 사람에게 진실을 얘기할 필요는 없다’ 라고 정의 내린다.
즉, 진정성 있게 만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고, 나에게 진심으로 다가오는 사람과 진정성 있는 관계를 가지면 된다는 얘기다.

단순 명확한 이 결론은 상당히 유효하고 간결하다.
실제로, 나도 그런 구분에 의해 대인관계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런 냉철함(?)은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한 면이 있다.
사실, 사람간의 관계라는 것이 그렇게 단번에 확실하게 구분을 지어서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와 마음을 터놓고 친해지려면, 어느 누군가가 반드시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 사람이 나를 이용해 먹으려고 일부러 친한 척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도움을 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사귀어 봐야 알 수 있다.
그런데, 처음 몇 번 보고 친하게 지낼 사람과 멀리할 사람을 구분해 놓고 마음을 열지 않으면, 마음을 열고 지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아니 아무도 없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하는데, 상대가 내 마음에 완전히 들지 않고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그런 점들을 이해하고 포용하여 내 마음을 열어야 할 필요가 있다.
내가 마음을 열지 않고 타인이 신호를 보내기를 기다리는 것은 상당히 이기적인 발상이다.
단순 명확한 결론이기는 하지만, 약간의 허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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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퍼피 2013/06/23 19:32 # 삭제 답글

    이 포스팅을 보고 나두 밨슴...
    일단 좋아하는 김광민 뮤지션을 봐서 좋았고.
    특히 강신주 박사의 강의도 좋았슴..<- 대부분 애매한 결과를 도출하는 철학강의보다 단순명퀘해서 좋았슴.
  • fendee 2013/06/23 20:23 #

    김광민 형님 피아노 연주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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