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빵뽀그리(건빵죽) Food_Cooking

굳이 다이어트라기 보다는 단지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아서 가볍게 먹을때가 있다.마침 집에 건빵 몇봉지가 들어와서 이걸 먹기는 먹어야 하는데, 그다지 맛은 없는지라.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물에 불려서 먹기로 했다.

라면뽀그리(생라면을 따뜻한 물에 불려서 먹는 군대음식)는 유명하지만, 건빵뽀그리(건빵죽)은 그다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것 같은데, 이것도 군인들이 많이 해먹는 음식중 하나다.
군인 규율에는 음식물을 내무반에 보관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칙이 있다.
때문에 군것질 거리나 보급받은 음식물을 관물대(사물함)에 놓아두면 안 되는데, 건빵과 우유는 꽤 자주 나오는 간식거리여서 이것을 몰래 관물대 뒷쪽에 숨겨 두었다가 건빵뽀그리를 해먹곤 했다.
(군대에서 라면은 보급품으로 나오지 않는다.)

군대에서는 항시 온수가 나오는데, 각 막사에는 라지에이터가 있어서 밤이면 뜨끈뜨끈한 온기가 나온다.라면뽀그리를 하는 방법은, 먼저 라면을 잘게 부순 후 스프를 적당량 넣어주고, 라면 봉지에 이 온수를 넣은 뒤 밀봉하여 라지에이터 옆에 짧게는 20~30분 길게는 몇시간 놓아두었다가 불면 먹는 것이다.
내무반(요즘엔 생활관이라고 부른다)에는 부탄가스나 본드 같은 인화성 물질을 놔둘 수 없기 때문에, 조리를 할 수 없는 환경에서 나름의 조리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사실, 라면뽀그리가 맛있어서 먹었다기 보다는 라면은 먹고 싶은데 먹을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해서 먹는 것이다.
한때 부대에 컵라면 자판기가 있어서 라면뽀그리를 먹지 않고 밤에 야간근무 서고 나면 컵라면 자판기에서 뽑아서 먹곤 했는데, 자판기가 없어지면서 다시 라면뽀그리를 먹어야 했던 기억이 있다.

건빵뽀그리를 하는 방법은 라면뽀그리와 비슷하다.때되면 보급되는 우유(팩)를 입구를 열어서 그 안에 우유가 넘치지 않을 만큼의 건빵을 넣는다.
그리고 입구를 닫고 관물대 뒤에 숨겨 두거나 라지에이터 옆에 따뜻하게 둔다.
(신형 막사는 라지에이터가 통로에 보이도록 있지만, 구형 막사에는 통로에만 있는게 아니라 관물대 뒤쪽 눈에 잘 안 보이는 곳으로도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건빵은 그냥 먹기에는 퍽퍽하고 그다지 맛이 없지만, 당분과 나트륨이 어느 정도 들어 있어서 우유에 불려 먹으면 꽤 달달한 맛이 난다.라지에이터 옆에 두어서 따뜻하게 두면 금세 불어서 따뜻하기도 하고 잘 불어서 먹기 좋지만, 그런 상황이 안되면 그냥 찬물에 불려서 먹어도 먹을 만 하다.
오래 불리면 쉽게 으깨져서 죽처럼 되고, 짧게 불리면 건빵 모양은 유지되면서도 우유가 스며들어서 마치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는 콘푸레이크 같은 느낌으로 먹을 수 있다.
군대 규율 중 또 하나가, 보급 받은 음식을 남기거나 버리지 말고 다 먹어야 한다는 것인데, 정말 지칠 정도로 자주 많이 나오는 건빵을 조금이라도 맛있게 먹어보려는 나름의 해결책이 아니었을까.

간만에 생각나서 그냥 찬물에 불렸는데, 15분 정도 불리니 먹을 만 하다.우유에 불리지 않아서 단맛은 별로 없고 밍밍하지만, 맨 건빵의 텁텁함 없이 그냥 먹을만한 맛.
건빵을 그냥 먹으면 목 넘김도 불편하고 나중에 약간 신물이 오르는데, 이런 식으로 먹으면 그런 부작용(?)이 거의 없다.
우유 대신 요구르트에 불려서 먹으면 더욱 달달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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