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물 도착 안내서 Photo_Essay

2층 세입자가 음주운전 2회에 벌점 초과로 면허 취소.
통지서와는 별도로 지방 경찰청에서 등기로 뭘 보낸 모양인데, 요즘 통 집에 안 들어오는지 우편물도 그대로고, 우편물 도착 안내서도 그대로다.
사람이 살면서 이런저런 사고를 겪는 것이 보통이겠지만, 그동안 겪은 세입자들 혹은 그 가족들의 모습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전기세 몇 십 만원 밀리고는 짐도 버리고 월 셋방을 떠나버린 할아버지 세입자가 있었는데, 어렵게 연락이 되어 물어보니 그냥 짐을 버리라는 한다.
이사 왔다가 며칠 뒤에 자기가 술에 취해 실수했다며 다시 이사 나가겠다고 하는 아저씨도 있었고, 수도세 몇 백 원도 꼼꼼히 계산하던 어떤 아줌마는 이사 나갈 때 창고에 있던 우리 집 물건을 가져가 버렸고, 세 들어 살던 어떤 가족의 아들은 직장에서 도망쳐 나와 그 회사 사람들이 찾으러(잡으러?) 집에 찾아오기도 했다.
어떤 부부는 이사를 부랴부랴 나가서 한 달간 집을 비워두게 했고, 이사 후 주소지 이전을 하지 않아서(그 집만 아니라 그 이전의 몇 사람들도) 우편함에는 이전에 살던 사람들 앞으로 우편물이 계속 오고 있다.
지금 사는 남자는 항상 밤에 불을 켜놓고 잠을 자고, 더워서 그런지 자주 창문을 열어 놓고 자는 모양인데 코 드르렁 거리는 소리가 너무 커서 동네 민망할 정도이고, 어떤 날은 노래 연습을 하는 소리가 집 밖으로 크게 새어 나오고, 화가 난다고 걷어찼는지 구멍이 난 나무 밥상이 창고 앞에 놓여있었다.
하긴, 예전에 살던 누군가는 화가 난다고 방문을 손으로 쳤는지 문 한 가운데에 구멍이 나 있어서 새 세입자가 들어오기 전에 수리를 해야 했다.

별별 사람이 많은 세상, 그냥 알아도 모른 척 하는 게 조용히 사는 길이다.

PS.
위층에서 인기척이 나기에 이번 달 수도세를 받을게 있어 올라가 보니, 낯선 남자 둘이 있다.
무슨 일인지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이전에 살던 남자가 회사를 그만두고(그만둔다는 말도 없이) 나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신 살기 위해 왔다는데…
원래 어떤(하수도 등의 공사를 맡아 하는 하청) 회사의 사장이 월세 계약을 하고, 그 직원들이 직원숙소 비슷하게 사용하려고 계약을 했다.
월세(및 전기세, 정화조)만 내고 사는 것인데, 일주일전 쯤 작성한 글에도 썼듯이 새벽 2~3시경에 2층 사는 남자가 짐을 옮기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그때 야반도주를 한 모양이다.
현관문을 잠갔던 자물쇠도 그대로 걸어놓고 가버려서, 드라이버로 자물쇠 고정한 나사를 풀고 짐 옮기고 청소하는 중이었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고, 회사에는 그만둔다는 통보도 없이 몰래 짐을 싸서 야반도주한 것이다.
어머니 말에 의하면, 어느 날 경찰제복으로 보이는 옷을 입은 사람이 2층에 살던 그 남자이름을 대며 집에 있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무슨 사건에 연류 되었거나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

덧글

  • 2013/05/25 23:0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5/26 00:1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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