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갤럭시 퀘스트 (Galaxy Quest, 1999) Movie_Review

본 영화인지 아닌지 가물가물 해서 봤는데, 보다보니 스토리가 다시 기억났다.
1999년 작품으로 14년 전에 나온 영화지만, 우주복이 다소 올드한 점을 빼고 특수효과는 여전히 볼만하다.
당시의 ‘시고니 위버’는 한국 나이로 이미 51세(1949년생)지만, 여전히 팽팽한 피부에 금발의 미녀다.
한국에 개봉된 영화에서는 자주 보기 힘들지만 서글서글한 얼굴이 제법 익숙한 ‘팀 알렌’, 이제는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자주 봐서 익숙해진 ‘앨런 릭맨’(해리포터 시리즈의 ‘스네이프’ 교수 역), 국내에서는 미국 드라마 ‘탐정 몽크’ 로 익숙한 ‘토니 샬호브’ 등등.
친숙한 배우들이 나오는데다가 이들이 배우로써의 평판과 인지도도 높은 편이라서 그냥 쉽게 넘길 영화는 아니다.

옛날에 봤을 때는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부분을 다시 보게 되었고, 생각할 것들을 많이 던져 주는 영화다.
SF 영화의 마니아로써 봤을 때, 이 영화는 참 기분 좋고 훈훈한 내용의 영화다.
어떤 면에서 보면, SF영화 팬들에게 바쳐진 헌정영화 같은 느낌이랄까.

영화 정보 및 줄거리는 아래의 링크 참조:

한국에서는 SF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 보다는 로맨스나 코믹물, 막장 스토리가 인기를 끌지만, 미국은 전통적으로 SF소재의 콘텐츠들이 강세를 띈다.
PS.(2015.04)
최근 한국에서는 ‘로맨스’ 와 ‘코미디’를 합쳐 ‘로코물’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흥행요소인 ‘로맨스’ 와 ‘코미디’를 모두 한 작품에 뒤섞어 넣은 작품이 상품성이 있어 많이 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략의 스토리(스포일러)-------
영화 속 주인공들은 영화 속 시대의 20년 전에 TV에서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갤럭시 퀘스트(은하방위대)’ 라는 드라마의 주인공들이다.
그 중에서도 메인 주인공인 ‘피터 퀸시 타거트’ 함장을 연기했던 ‘제이슨 네스미스(팀 알렌)’는 드라마 속의 캐릭터에 몰입한 나머지 남들이 자신을 진짜 함장처럼 그리고 영웅처럼 대우해주는 게 좋다.
제이슨 외에 드라마에 함께 출연했던 동료들은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그에게 질투를 느끼기도 하고, 진짜 영웅인양 허세를 부리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니아들에게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는 덕분에 이런저런 행사에 초대되어 사인을 해주며 지내는 한물간 배우들의 삶.
‘라자러스’ 박사 역을 했던 ‘알렉산더 데인(앨런 릭맨)’은 드라마에서 했던 대사인 ‘우리 어머니의 이름을 걸고…’ 라는 대사를 내뱉는 것이 창피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드라마 속 ‘라자러스’ 박사로써 좋아하기에 그는 싫지만 그 대사를 계속 반복해서 읊조릴 수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을 찾아온 이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드라마 속에서 운항했던 가상의 우주선에 열광하는 젊은이들, 그리고 자신들이 외계에서 온 ‘터마이안족’ 이라고 소개하는 이상한 복장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의 행사에는 매번 우주인 분장을 한 사람들과 그들의 드라마에 열광하는 팬들이 많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볼일을 보러 화장실에 간 ‘제이슨’은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모습을 바보 같다고 놀리는 얘기를 엿듣게 된다.
비참한 심정의 ‘제이슨’은 술에 취해 잠이 들고, 다음날 그의 집을 방문한 이들은 다름 아니라 자신들을 ‘터마이안족’ 이라고 소개했던 이상한 복장의 사람들이다.
자신들을 도와줄 사람은 ‘타거트’ 함장 뿐이라며 도움을 요청하자, 그는 ‘아, 또 무슨 행사에 자신을 초대하려는가 보다’ 하고 그들과 함께 길을 나서는데, 예상과 달리 제이슨은 진짜 우주선에 탑승하게 된다.
‘터마이안족’을 몰살하고 마지막 남은 그들마저 죽이려 한다는 ‘새리스’는 ‘오메가13’을 내놓으라고 한다.
아직 그 상황이 현실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제이슨은 ‘새리스’에게 총공격을 하라고 명령하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는데, 이상한 전송기에 탑승되어 지구로 돌아온 제이슨은 그제야 그들이 드라마 팬이 아니라 실제 외계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뒤늦게 행사장에 찾아간 ‘제이슨’은 그의 동료들을 만나 자신에게 어떤 일이 생겼는지를 자랑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다시 그를 찾아온 ‘터마이안족’에게 그들도 함께 할 거라고 얘기를 하자, 그의 동료들도 얼떨결에 전송되어 우주선에 탑승하게 된다.

실제 과학자나 군인이 아닌 그들이 우주선을 움직일 수 있을까?
여기서 바로 이 영화의 재미있는 상황이 시작된다.

‘터마이안족’들은 우연히 지구의 영상물을 접하게 되었고, 혼란에 빠졌던 그들은 지구의 영상물을 기반으로 해서 문명을 새롭게 다시 시작했다.
그때 그들에게 ‘참고서’ 같았던 기록물이 바로 드라마 ‘갤럭시 퀘스트’ 였던 것이다.
그들은 그것이 단지 ‘오락쇼’ 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지구인들이 기록한 ‘다큐’ 나 ‘역사 기록물’로 착각했던 것이다.
드라마 속에 나오는 우주선과 갖가지 장비들을 그대로 본 따서 만든 실제 우주선과 갖가지 장비들.
그렇기에 드라마에 출연했던 그들이 실제 과학자도 아니고 우주비행사도 아니지만, 외계인들이 만든 우주선과 무기들을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는 설정.

여기서 한 가지 짚어두고 가자면.
국내에서는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같은 것을 만들 때 아주 간단한 줄거리와 설정으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에서는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 때 아주 소소한 이야기와 상세한 설정까지 미리 정해두고, 그것에 입각해서 아주 상세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예를 들면,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들은 실제 작가가 이야기속의 배경이 되는 상상속의 세계에 대한 아주 상세한 설정과 가상세계의 역사를 미리 기획해서 짜 놓았고, 그것에 기반하여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일본의 초대박 애니메이션인 ‘건담(Gundam)’ 시리즈 역시 화면에 잠깐 등장하는 로봇들의 설계도 마저도 모두 삽화로 그려놓을 정도이고, 이야기 속에 나오는 각 세력들의 관계나 전쟁 역사에 대한 아주 상세한 설정들이 있다.
국내 롤플레잉 게임을 제작할 때도 이제는 게임 속 세계의 이야기를 나름 깊이 있게 설정해두기도 하는데,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 정도랄까.
아무튼, 이 영화에 등장하는 드라마 ‘갤럭시 퀘스트’ 역시 그렇게 상세한 설정이 그려져 있는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연기자 동료들도 얼떨결에 우주선에 탑승하게 되어, ‘터마이안족’의 적인 ‘새리스’에 맞서 싸우게 되는데, 드라마 줄거리에 익숙하다 보니 실제로 만들어진 우주선을 조작할 수 있다.
그러나 드라마와 현실은 다른 법.
‘새리스’의 공격을 피해 달아나다가 우주선의 주 연료인 ‘베릴륨’ 결정이 파손되어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자신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일이 커진다 싶어 ‘터마이안족’에게 자신들이 출연했던 드라마가 단지 ‘쇼’ 라고 말하려 하지만, 순수한 심성의 ‘터마이안족’들은 이해를 하지 못한다.
교체할 ‘베릴륨’을 구하기 위해 근처의 행성에 착륙한 이들은 광산에서 난쟁이 외계인들의 공격을 받지만, 다행히 ‘베릴륨’을 구해서 탈출을 하는데, 제이슨은 난쟁이들에게 잡혀 거대한 돌 괴물의 희생양이 될 위험에 빠진다.
아직 제대로 실험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디지털 전송기를 사용하여 겨우 우주선으로 복귀하는 ‘제이슨’.
(이런 전송기술은 미국의 유명한 SF드라마 ‘스타트렉’ 시리즈에 많이 등장하는 기술)

제이슨의 복귀를 축하하는 그 시각, 그들의 우주선에 잠입한 ‘새리스’ 일당은 ‘터마이안족’의 리더인 ‘메세서’를 인질로 잡고 ‘오메가 13’을 내놓으라고 협박한다.
하지만, 드라마에 잠깐 설명으로만 나오는 ‘오메가 13’이 무엇인지는 제이슨과 그의 동료 조차도 전혀 모른다.
결국, 제이슨은 그들이 출연했던 드라마를 화면에 틀도록 하여 그들이 실제로 은하방위대 출신의 영웅들이 아니라 그저 배우일 뿐이라고 실토를 하고, 그들이 별 볼일 없는 배우라는 사실을 알게 된 ‘새리스’는 부하들에게 그들을 죽이라고 명령한다.
제이슨과 데인은 함께 출연했던 드라마 스토리 중 어떤 장면을 떠올리며 둘이 싸우는 척 연기를 해서 탈출을 하고, 방에 갇혀 질식사할 위기에 놓인 ‘터마이안족’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행사장에서 외계인들과 부딪혀 무선 송신기가 뒤바뀌었던 우주선 마니아인 ‘브랜든(저스틴 롱)’에게 무전을 보내서 그들이 조종하고 있는 우주선의 상세한 구조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우주선의 자폭을 막기 위한 장소로 겨우 이동하고, 지나는 길에 ‘오메가 13’의 실체를 확인하게 된다.
‘오메가 13’은 13초 이전의 과거로 이동할 수 있는 타임머신 기술로, 대단한 무기는 아니지만 한 번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신기한 장비다.
‘제이슨’과 ‘디마코’는 ‘브랜든’과 친구들이 알고 있는 그들의 우주선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우주선의 자폭을 막고, ‘데인’은 ‘제이슨’을 위협했던 외계행성의 돌 괴물을 소환하여 ‘새리스’의 부하들을 처치하게 한다.
제이슨 일행이 자신의 부하들을 제압하고 우주선을 탈취한 사실을 알게 된 ‘새리스’는 그들의 뒤를 추격하는데, 제이슨과 동료들은 우주지뢰를 끌어당겨 새리스의 우주선 쪽으로 보내어 폭파시킨다.
죽은 줄 알았던 ‘새리스’가 ‘프레드 콴(드라마 상에서 첸 상사)’의 모습으로 우주선에 잠입하여 제이슨을 비롯하여 그의 동료들과 ‘터마이안족’들에게 총을 난사한다.
제이슨은 ‘오메가 13’을 작동하게 하여 ‘콴’의 모습으로 들어오는 ‘새리스’를 먼저 제압하고, 우주선을 분리하여 지구로 귀환을 하게 되는데.
지구에서 그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브랜든’이 보내오는 무전과 폭죽을 향하여 동체 착륙을 한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니라 그들이 출연하기로 했던 행사장.

매번 초라한 등장을 했던 제이슨과 동료들이 진짜 우주선에서 멋지게 등장하자 사람들은 환호하고, 아직 살아서 그들을 위협하는 ‘새리스’를 광선총으로 쏘아 증발시키자 사람들은 진짜가 되어 나타난 은하방위대의 모습에 열광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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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개연성을 따지자면 이치에 안 맞는 허술한 설정들이 있다.
아무리 드라마에 등장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실제 우주선과 갖가지 장비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학기술에 무지한 일개 배우들이 실제로 그것들을 능숙하게 조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베릴륨’을 구하기 위해 찾아간 행성은 지구와 똑같이 산소가 있어서 우주복 없이 활동한다. 중력도 지구와 똑같은가 보다.
문어 형태의 외계인이지만, 인간과 비슷한 형상으로 보이도록 하는 장치를 이용해서 인간과 똑같은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그들도 인간과 같이 산소를 마시고 사는가 보다.

드라마와 영화 속의 캐릭터. 그들의 모습에 열광하는 마니아들.
어떤 이는 진짜인줄 착각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가짜인줄 알지만 좋아하기도 한다.
영화 ‘매트릭스(1999)’ 개봉 이후에, 일부 사람들은 영화와 현실을 착각해서 현실세계가 ‘매트릭스’ 라고 생각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마니아들도 이렇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한때 히트했던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써 추억을 팔아 살아가는 배우들, 그리고 드라마의 마니아가 되어 그들을 계속 드라마 속 주인공으로 착각하는 일부 팬들, 그들을 바보라며 비웃는 사람들.
영화 속의 사람들과 진짜 현실에서의 사람들은 같은 모습이다.
은하방위대 역할을 했던 배우들이 실제로 우주선을 타고 나타난다면, 그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환상적이고 짜릿한 반전인가.
SF 마니아들은 자신들이 믿는 영화나 드라마 속의 이야기들이 ‘진짜였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마니아들에게 일종의 ‘대리만족’을 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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