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7번방의 선물 (2012)(류승룡, 박신혜, 갈소원) Movie_Review

오랜만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웰메이드 한국 영화가 나왔다.
누적 관객수 1,274만명(CJ CGV). 여러 매체를 통해 실제로 이 영화를 본 사람의 숫자는 더 많을 것이다.
극장 개봉 이후, 각 단체에서 무료 상영을 하기도 해서, 실제로 이 영화를 본 사람의 숫자는 훨씬 많을 것이고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저능아 아빠와 귀여운 딸의 조합은 '아이 엠 샘(2001)' 을 떠올리게 하고, 착한 재소자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을 당한다는 이야기는 '그린 마일(1999)' 을 떠올리게 하는 등, 이미 작품성도 인정 받고 관객 동원에도 성공한 헐리웃 흥행작들의 소재가 뒤섞인듯한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굳이 그런 영화들과 비교할 필요 없이 이 영화 자체로 몰입하여 볼 수 있는 개연성 있는 전개와 잘 짜여진 스토리는 감동과 안타까움을 선사한다.

지난해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에서 느끼한 카사노바 캐릭터를 연기하고, 이번에는 전혀 다른 느낌의 지적 장애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낸 류승룡의 연기력이 놀라울 정도다.
대본이 너덜너덜 해지도록 연구를 했다고 하는데, 본인 스스로 얘기했듯이 희화화된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로 '단지 지능이 좀 떨어질 뿐' 인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로 잘 표현되었다.
연기를 잘못하면 그냥 바보스럽고 웃긴 캐릭터가 될 수 있지만, 류승룡은 웃기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잘 표현해 낸것 같다.
주로 눈을 크게 뜨고 얼굴 표정이 쉴새 없이 바뀌는데, 표정을 어떻게 짓고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커다란 풍선(열기구)에 타고 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잠깐 류승룡 원래의 진지한 얼굴이 나오는데, 그 장면에서 만큼은 저능아가 아닌 딸 예승이를 사랑하는 평범한 아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그런 모습 역시 스토리 전개상 연출된 대로의 표정일 것이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교도소에 아이를 몰래 들여온다?
같은 감방에서 생활하는 방장 소양호(오달수)가 다른 조직의 두목 빠박이(박상면)가 칼에 찔릴 위기에서 처하자 이를 지켜보던 용구(류승룡)가 대신 칼에 찔리며 양호를 구하게 된다.
목숨을 구한 댓가로 선물을 주겠다고 하자, 용구는 딸 예승(갈소원)이가 보고 싶다고 하고, 감방에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선물을 하게 된다.
그 선물은 바로 '예승' 이.
교도소 위문 행사에 참석한 예승이를 잠깐 납치(?)하여 용구와 만나게 해주고, 성가대원들이 떠나기 전에 되돌려 놓는것.
하지만, 이별을 아쉬워 하는 둘을 간신히 떼어 놓고 보내려 하지만 이미 버스는 떠나버리고, 어쩔 수 없이 다음 위문행사 때까지 예승이는 숨어서 지내기로 한다.
그러나, 그 다음 종교행사는 교회 사람들이 아니라 스님들이 온 것.
아슬아슬한 예승이와의 동거가 시작되지만 오래가지 않아 들통이 나고 만다.
믿었던 재소자에게 아들을 잃은 교도과장은 한없이 순수하고 착하기만 용구의 모습에 반신반의 하다가 화재사고에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용구를 다시 한번 믿어보기로 한다.
아빠와 떨어져서 마음의 병을 앓는 예승이를 다시 용구에게 선물하고, 양호의 재판에 문제점은 없었는지 조사를 시작한다.
그가 형사의 겁박에 거짓 자백을 하고, 진술서도 위조 되었음을 알게 된 교도과장 장민환(정진영)은 예승이가 교도소에서 용구와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고, 예승이와 함께 생활하는 감방 동료들 역시 착한 예승이와 용구 덕분에 교화되어 간다.

교도소에 재소자의 딸아이가 선물로 들어온다는 설정은 다소 개연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주변인물들의 그럴듯한 상황 설정과 코믹한 스토리 전개로 나름 개연성을 부여한다.

최종 선고에 앞서 감방 동료들은 용구가 검사의 겁박과 유도심문에 넘어가지 않도록 용구를 교육하지만, 세일러문 가방을 사려던 가게에서 싸운 적이 있던 용구가 딸아이의 사건 현장에서 함께 발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확실한 범인으로 생각한 경찰청장 지영부(조덕현)는 용구를 겁박하고, 용구를 변호해야 할 국선 변호인 역시 용구가 죽어야 예승이를 지킬 수 있다며 거짓으로 꼬드겨 용구는 연습한것과는 달리 자신이 지영(강예서)를 죽였다고 대답하고 만다.
경찰청장이 용구에게 거짓 자백을 강요한 것은, 용구가 자신의 딸을 죽였다고 심증으로 확신하는 것일수도 있고, 딸아이가 죽음을누구든 책임져 주기를 바라는 삐뚫어진 보상심리일수도 있다.

용구가 억울하게 사형을 선고받자, 감방 동료들은 예승이가 그린 그림처럼 용구와 예승이를 풍선(열기구)에 태워 교도소 밖으로 떠나 보내려 하지만, 밧줄이 철조망에 걸려 실패한다.
이 부분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동화적인 상상력이 더해진 부분이지만, 열기구를 잡기 위해 달려가는 교도관들을 재소자들이 붙잡는 등 소란을 피우다가도 막상 열기구가 철조망에 걸려 탈옥이 실패하자  그 모습을 안타깝게 쳐다보는 교도관들의 모습은 '못 이기는 척' 그가 떠나기를 바랬던 아쉬움이 배어 있다.
심지어 초소에서 총을 들고 있던 근무자도 용구와 예승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은 현실성이 떨어지기는 한다.

정권말기, 특별사면도 있지만, 사형 집행도 급히 이루어지게 되고, 경찰청장의 미움을 사고 있는 양호의 사형도 급하게 날짜가 잡히게 되고, 미심쩍은 부분이 많은 재판 과정에도 불구하고 용구의 사형은 집행되고 만다.
사형장으로 떠나가는 용구, 예승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골목을 지나고 3초면 아빠가 다시 돌아올거라 믿지만, 이제 더이상 용구는 돌아올 수 없다.
예승이도 알고 용구도 알기에, 털썩 주저앉았던 용구는 되돌아와 예승이를 두고 가는 슬픔의 눈물을 흘린다.
이 부분은 다소 작위적인 부분으로,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천연덕 스럽게 연기하는 예승이의 모습이 정형적이기는 하지만, 뻔히 알고서도 감동을 받게 되는 부분.

교도과장의 손에서 자란 예승이는 훗날 사법연수생이 되어 모의재판정에서 아빠 용구의 재판을 재현한다.
현직 경찰청장의 분노로 피의자를 겁박하여 엉터리로 이루어진 재판을 재조명 하고, 국민참여 재판으로 참석한 배심원들에게 그 당시 선고가 엉터리 였음을 인정 받고, 용구의 무죄를 선고 받게 된다.

성인이 된 예승이(박신혜)가 하늘을 바라보고, 눈이 꽃가루 처럼 내리는 장면은 연관성은 없지만 영화 '러브레터(1995)' 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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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흠잡을것 없는 동화같은 이야기.
예승이가 감방에 들어오는 것과, 용구와 예승이를 열기구에 태워 탈옥을 시키려는 설정이 동화 같은 느낌을 주는데, 다소 작위적이기는 해도 전체적으로 훈훈한 감동을 주는 매끄러운 스토리 진행이다.
감동을 이끌어 내기 위해 작위적인 부분이 아예 없을수는 없는데, 전체적으로 너무 작위적이지 않게 잘 연출한것 같다.

일부 관객은 이 영화를 졸작이라고 평을 하는데, 아마도 이런 사람들은 헐리웃의 좀비물이나 액션물이라야 흡족할 모양이다.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한데, 다소 쌩뚱맞은 캐릭터는 예승이 담임 정한비.
이 캐릭터의 개연성이 전혀 없는데, 그냥 예쁜 여배우를 끼워 넣기로 집어 넣은것 같다.

예승이 역의 아역배우 갈소원은, 처음 등장했을때는 약간 이상했지만, 볼수록 조그맣고 귀엽다.
연기도 수준급이어서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데, 최근에 드라마 '출생의 비밀' 에서 홍해듬으로 출연중이다.

'갈' 씨 성은 처음 보는데, '제갈' 성씨는 원래 중국의 복성(두자짜리 이름)으로 중국에서 유래하는데, 제갈량의 아버지 제갈규가 시조라고 한다.
그의 20대손 제갈공순이 신라 흥덕왕 때 귀화하여 우리나라 제갈씨의 시조가 되었으며, 고려 고종 때 형제인 제갈홍과 제갈형 두 형제가 복씨성인 '제' 와 '갈' 을 나눠쓰기로 하여 형인 제갈홍은 '제(諸)' 씨가 되고, 동생인 제갈형은 '갈(葛)' 씨가 되었다고 한다.
하긴, 외자 성씨를 쓰는 당시 환경에서 성씨가 두자인 복씨 성을 계속 쓰는게 여러모로 불편했을 것이다.
한국도 오래전에는 복씨 성을 썻다고 하던데, 어느때부턴가 외자 성씨가 되었고, 일제시대에는 창씨개명으로 복씨 성을 쓰기도 했다.

덧글

  • 이르에 2013/06/11 05:19 # 삭제 답글

    정말 펑펑 울면서 봤던 7번방의 선물이네요 어머니와 둘이 함께 가서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팠었던 기억이 나요...
    fendee님도 기억에 많이 남으셨던 것 같아요
    근데 여기 극중 용구의 부분이 자꾸 양호(7번방 방장재소자)로 표기가 되어 있네요^^;
  • fendee 2013/06/11 11:22 #

    '용구' 를 모두 '양호' 라고 적었네요...글 작성시에 뭔가 착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수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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