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캐스트 어웨이 (Cast Away, 2000)(감독:로버트 저메키스 / 주연: 톰 행크스, 헬렌 헌트) Movie_Review

봤는지 아닌지 헷갈려서 봤는데, 보다보니 예전에 본 영화다.
너무 오래전에 본 영화라 줄거리가 기억나지 않은 덕분에 다시 재미있게 감상했다.

제목 ‘Cast Away’를 번역하면 ‘조난자’다.
(다른 의미인 ‘버리다’로 해석해도, 나름 상징적인 느낌이 있다.)
실화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화는 아니고 유명한 이야기인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한다.


‘톰 행크스’는 오래전부터 배우로 활동했고, 수많은 작품들에서 명연기를 보여줬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그의 인지도를 넓힌(아마도) 영화는 ‘포레스트 검프(1994)’일 것이다.
약간 지능이 떨어지지만(아이큐 75) 순수한 모습의 ‘검프’를 연기한 ‘톰 행크스’의 연기가 빛을 발한 그 영화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작품이었고, 그 이후 다시 ‘저메키스’ 감독과 이 영화 ‘캐스트 어웨이’ 에서 만난다.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톰 행크스’의 연기력은 훌륭했다고 평가를 받았지만, 연출이 아쉬웠다는 평이 있는데, 다소 심심하고 정적인 면이 있지만 그것 나름의 독특한 느낌이 있다.
보통은 신파적이고 작위적인 영화가 ‘완성도가 높다’ 거나 ‘재미있다’라고 평가받는 편인데,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잔잔하게 스토리를 이어가지만 그 나름의 맛이 있고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무인도에서 돌아온 ‘척’(톰 행크스)이 ‘켈리’(헬렌 헌트)와 옛 감정을 되살리며 어쩔 줄 몰라 하는 후반부는 신파적이고 작위적인 면이 있지만, 그 역시도 차분하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 부분에서 ‘톰 행크스’와 ‘헬렌 헌트’의 명연기가 돋보이며 관객의 감정을 살짝 울컥하게 한다.

한 남자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조난을 당했으며, 무인도에서 어떻게 처절하게 살았고, 어떻게 돌아와서 옛 추억을 정리하는지를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조용하게 쫓아가고 있는데, 영화 엔딩 부분에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등장하는 묘령의 여자가, 실은 도입부에서 잠깐 등장했던 여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
척이 이 여자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는 이 영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고, 도입부에서 미리 복선을 깔았지만, 나처럼 처음 영화를 봤을 때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영화 초반부 좀 더 확실히 각인되도록 복선을 깔아주는 것을 좀 더 잘 연출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 아쉽다.

이 영화를 보면서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이하 스포일러 포함--------------------------------
대략의 줄거리.
‘척’은 물류배송 업체인 ‘페덱스(Fedex)’의 간부급 직원이다.
시간을 생명으로 하는 배송업체이기에 척은 항상 바쁘고, 여자 친구인 ‘켈리’와는 서로 스케줄을 맞춰가며 만나야 할 지경이다.
항상 바쁘게 살아가던 ‘척’이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서 살게 되고,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진다.
그가 할 일이라고는 살아남기 위해 물을 먹어야 하고, 식량을 구해야 한다.
친구가 없어 배구공에 사람 얼굴 모양을 그려 ‘윌슨’ 이라고 이름 붙이고, 계속 ‘윌슨’에게 중얼거린다.
바다 멀리 보이는 불빛을 발견하고는 탈출용 튜브로 노를 저어 섬을 빠져 나가려 하지만, 큰 파도에 휩쓸려 상처만 입고 만다.
아무것도 없는 작은 섬에서 큰 파도를 거스르고 탈출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켈리’가 선물로 준 시계 속 사진을 바라보며, ‘윌슨’을 친구 삼아 하루하루 살아가는 ‘척’.
섬을 벗어날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너무 힘들어서 자살을 할까도 하지만, 목각 인형으로 모의실험을 한 것이 실패했다는 핑계(?)로 그는 어떻게든 살아남기로 한다.
4년이 지난 어느 날.
처음에는 물고기 사냥도 서투르고 불도 피우지 못해 고생하지만, 무인도 생활에 점차 익숙해져서 정말 원시인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앞에 이동용 화장실 벽(플라스틱 판)이 떠내려 오고, 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는 도시의 물건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음을 알게 된다.
바람 방향이 바뀌었고, 플라스틱판을 돛 삼아 노를 저으면 섬을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은 직감에 부랴부랴 뗏목을 만들고, 어렵사리 끈도 만들어서 탈출을 감행하는데….
험난한 파도를 넘고, 폭풍우를 몇 번을 견디며 힘들게 버티던 어느 날, ‘윌슨’(배구공)이 떠내려 간 사실을 알고 슬퍼한다.
‘윌슨’이 그의 유일한 친구였기에, 마치 친한 (사람)친구를 잃은 것만큼 슬퍼하는 ‘척’.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진 ‘척’은 젓던 노도 버리고 자포자기 하는데, 그에게 물을 뿜었던 고래가 나타난 것처럼 그의 뗏목 옆을 지나가던 컨테이너선에 구조된다.
그를 환영하는 사람들과의 만찬.
불을 피우지 못해 어렵게 불을 피워야 했던 그에게, 쉽게 불을 켤 수 있는 라이터도 있고, 어렵게 잡아먹었던 자그만 게의 살보다도 엄청나게 큰 킹 크랩의 커다란 집게발.
문명 속에서 사는 사람과 무인도에서 살았던 때의 모습은 정말 다르다.
4주 후, 무인도에서 항상 그리워했던 ‘켈리’를 만나기로 한 날.
그녀는 그가 살아 있다고 믿으려 했지만 주위사람들은 그가 죽었다며 희망을 포기하게 했으며, 빈 관으로 장례식까지 치루고, ‘척’이 바빠서 가지 못했던 치과의 치과의사와 결혼을 해서 딸을 낳았다.
‘척’을 만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던 ‘켈리’는 남편의 저지로 ‘척’을 만나지 못하고 떠나고, 그 모습을 창가에서 지켜보는 ‘척’.
(사실, 그녀와 헤어져 비행기를 타기 전 그녀에게 12월 31일 날 열어보라고 주었던 작은 선물은 아마도 청혼 반지였던 것 같다.)
아직 ‘켈리’에 대한 사랑이 식지 않아 마음 아파하던 ‘척’은, 그녀가 선물로 준 시계를 돌려주기 위해 그녀의 집에 찾아간다.
남편과 아이가 자는 늦은 밤, ‘켈리’는 ‘척’을 집에 들어오게 해서 깊은 포옹과 키스를 한다.
‘켈리’ 역시 아직 그에 대한 사랑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떠나는 ‘척’을 바라보던 ‘켈리’는 ‘척’에게 달려온다.
그녀 역시 사랑하는 남자 ‘척’과 이미 결혼한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한다.
망설이는 ‘켈리’에게 집으로 돌아가라며 그녀를 다시 집에 데려다 준다.
무인도 생활 내내 생각했던 ‘켈리’를 더 이상 사랑해서는 안 되는 현실.
그녀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고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던 ‘척’은, 무인도에서 주웠던 페덱스 배송 물건 중 차마 뜯지 못했던 날개 그림이 있는 배송 물을 수신인에게 전달해 주기로 한다.
(아마도, 그 ‘날개’는 무인도를 자유롭게 떠나고 싶었던 척의 마음을 상징하는 것 같다. 그래서 ‘척’은 그 배송 물을 뜯지 않고 고이 보관했다.)
물건을 전해주러 간 집에는 사람이 없어 “이 소포가 절 살렸어요. 고마워요 ‘척 놀랜드’ ”
라는 메모를 적어두고 나오는데, 어떤 여자가 그에게 ‘길을 잃었어요?’ 라며 말을 걸어온다.
(등장할 때 ‘상당히 예쁘다’는 느낌이 든다.)
네 방향으로 곧게 뚫려 있는 길에 대해 설명해주고 떠나는 그녀의 트럭 뒷문에 그려져 있는 날개 그림.
그녀가 바로 소포의 주인이었던 것이다.
(이 부분이 도입부의 복선과 맞닿는 부분이다. 도입부에서 그녀가 보낸 소포가 도착한 곳이 러시아 인데, 그 남자는 다른 여자와 외도를 즐기고 있었다.)
갈림길에 서서 ‘어디로 가야할까?’ 라는 듯이 망설이던 ‘척’은, 그녀가 떠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며 옅은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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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해피엔딩인가?
도입부에서 얼굴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날개 그림이 나왔던 그 집이 바로 엔딩 부분에 나오는데, 다름 아니라 그 여자의 집이다.
그녀의 남편이 외도를 하는 장면이 나왔으니, 4년이 지난 현재의 그녀는 아마도 이혼을 한 상태일 것이고, 그녀의 소포를 간직했던(날개 그림이 ‘척’의 희망을 상징하듯이) ‘척’이 그녀와 만나게 된 것이다.
‘척’이 ‘켈리’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고 새롭게 만나게 되는 여자인 셈이다.

그러고 보면, 복선과 여러 가지 장치들이 제법 있는데, 그것이 ‘그래 그거야!’ 라는 느낌으로 인상적으로 연결이 되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연출력이 다소 아쉽다.
무인도에서의 장면이 꽤 길고, ‘톰 행크스’가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원맨쇼를 하는데다가,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정적인 스토리 진행.
후반부에서 재회한 척과 켈리의 애절한 연기가 가슴 뭉클하게 하고, 어렵게 마음을 정리한 ‘척’이 새로운 여자를 만나 새 출발을 하게 될 거라는 은유적인 결말.
‘톰 행크스’와 ‘헬렌 헌트’의 명연기로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영화에 들어간 여러 (영화적)장치들이 매끄럽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연출이 되었다면 훨씬 좋았을 영화라서 아쉽다.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바쁜 현대인들.
‘척’은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간다.
그랬던 ‘척’이 무인도에 떨어져 현대 문명의 모든 것과 차단되고, 사람들과의 교류도 차단된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고 있고, 우리 주변에 항상 있어 익숙하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람들과 물건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산다.
‘척’에게 ‘켈리’가, 그리고 쉽게 불을 켤 수 있는 라이터가, 그리고 편하게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이.
그는 무인도에 버려졌을 때 비로소 그런 평범하고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에 대한 고마움을 깨닫는다.
우리 역시, 우리에게 있는 것들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며 고마움을 잊고 산다.
그런 것들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영화.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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