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펜더 ST-57 78TX, VOX TONELAB SE 처분, RG550XH (30프렛), 프렛와이어 교체.





전기기타를 몇대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 쓸만한 기타는 첫 기타인 중고 펜더(USA American Standard) 뿐이다.
이래저래 음악관련 장비를 제법 샀지만, 매번 돈이 아쉬워 저렴한 장비를 구입하다보니 마음에 안든다.
미제 펜더는 20년전에 낙원상가에서 50만원(당시 신제품 70만원대)에 구입을 했는데,
전기기타에 대해 전혀 모를때라서 그저 주변에서 펜더기타가 좋다더라는 얘기만 듣고 구입.
하지만, 당시 하던 음악이 하드락과 헤비메탈이라서 음악 장르에 맞는 강력한 사운드를 내주지 않아 불만이 생겼고,
픽업교체와 스켈럽, 바디 깎아내기, 헤드 깎아내기 등을 해버려 펜더 본래의 모양을 잃어버렸다.
당시 잉위맘스틴(잉베이 말름스틴)이 한창 유행이던 때라서 잉위의 스켈럽된 펜더기타가 마냥 부러워 스켈럽을 해보기로 작정했는데, 실제로는 지판을 깎아내는 거지만, 차마 그럴 용기가 없어 사포로 갈아서 오목하게 만들었다.
이후, 전기기타좀 만진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대로 픽업 교체를 감행.
픽업은 기타줄의 울림을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장치로, 그것을 교체하면 음색과 드라이브 스타일이 많이 바뀌기는 하지만, 펜더 바디가 가진 고유한 울림이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싱글 스타일의 디마지오 험버커를 장착하면서, 악기가게 주인이 오리지널 펜더 픽업을 훔치는 바람에 영원히 오리지널 리어 픽업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한동안 그걸로 연주를 했다.
하지만, 원래 험버커 용으로 나온 모델이 아니라 그런지 픽업을 교체했으나 여전히 오버드라이브와 디스토션 사운드는 부족함이 느껴져서 아쉬움이 남았다.
당시는 지금처럼 음악하는 사람들이 부유한 시절이 아니라서, 다트(Dart) 라는 아무데나 막쓰는 스피커를 사용했는데, 요즘은 처음 음악 입문하는 아이들도 마샬 앰프를 곧잘 쓰더라.

오리지널 펜더기타를 사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펜더 기타는 하나 더 가지고 싶은 와중에, 친구가 기타넷에서 일제 펜더를 싸게 판다길래 같이 구입.
(현재 펜더 아메리칸 스탠다드 모델은 최저 1,680,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당시 70~75만원 정도에 판매를 했지만(일본 직수입), 이벤트 가격으로 70만원 정도에 구입.
일제펜더 ST-57 78TX 는 바디 색깔은 잉위 맘스틴이 즐겨써서 유명한 옅은 노란색(빈티지 화이트)에다가 픽업은 텍사스 픽업으로 스티비 레이본(SRV)이 쓰던 픽업으로 유명해서 관심이 갔는데, 전반적으로 기타 바디의 마감이 깔끔하고 나무의 무늬와 마감도 훌륭해서 구매했다.
처음 샀을 당시에는 오리지널 미제 펜더 못지 않게 펜더 다운 소리를 낸다며 다들 좋아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펜더 기타의 모양을 흉내낸 기타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듯이, 일본에서도 오래전부터 펜더나 깁슨 스타일의 기타를 많이 만들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미국으로부터 판권(?)을 사서 펜더 로고를 넣어 만든 펜더 기타를 판매하고 있다.
20년 정도 전에는 제펜 펜더의 소리는 오리지널과는 전혀 다른 이상한 싸구려 소리였지만, 근래에 들어와서는 소리가 많이 비슷(?!)해졌고 껍데기(!)는 오리지널과 거의 똑같다.
그 이후 실제로 녹음에 사용해보니 노이즈가 엄청 심한데다가 프렛이 21프렛이어서(올드모델 시그니처여서) 연주할때 프렛이 부족해서 불편하고, 텍사스 픽업은 생각보다는 보편적인 녹음에 부적합해서 여러 장르를 소화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았다.
실제 녹음에서는 음질이 그다지 깔끔하지 않고 딱 50만원 짜리 정도의 소리를 내어서 2곡 녹음하고 사용 포기.
계속 묵혀두다가 이번에 55만원에 처분을 했다.
평소 생각이, 악기(및 장비)는 팔지 말자는 주의지만, 가지고 있어봐야 쓰지도 않고 그저 관상용으로만 쓰기에는 애물단지이니 마음이 조금 쓰리긴 해도 그냥 팔아버리기로 한 것.

후배에게서 25만원 정도에 구입한 VOX TONELAB SE (이펙터)도 이번에 같이 20만원에 처분했다.
사실, 기타와 이펙터를 판건 다소 즉흥적인 결정이었는데, 친구가 최근에 새로 나온 기타인 30프렛 짜리 Ibanez 'RG550XH 30 frets' 를 샀다며 자랑했기 때문이다.
현재 기타넷에서는 624,000원(정가)에 판매하고 있고, 프리버드에서는 56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베이(e-bay)에서는 599달러에 판매하고 있는데, 환율을 1,110원으로 계산하면 664,890원쯤 된다.

제품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크롬으로 들어가면 동영상이 안 나오지만, 인터넷 익스플로러(IE)로 접속하면 프리버드에서 자체제작한 동영상도 볼 수 있다.
동영상에서 클린톤과 디스토션 사운드를 모두 들어볼 수 있다.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링크로 들어가면 3만원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판매가가 564,000원인데, 53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고.
아무튼, 평소에 아이바네즈 같은 타입의 기타에 별 흥미를 못 느꼈고, 중저가 기타는 '싼게 비지떡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이 기타를 이번에 사려고 한 이유는 바로 프렛이 30프렛까지 있다는 점 때문이다.
기존에도 30프렛 기타는 드물게 나와 있는데, 국내에서는 다소 찾아보기 힘들지만 사려고 마음 먹으면 언제든지 살수는 있을것 같다.
'Ibanez RG2011' 같은 모델은 이미 판매되고 있고, 그 외에도 커스텀(주문자 제작방식)으로 30프렛 기타를 구입할수는 있다.
하지만, 이번에 판매되는 RG550XH 는 아이바네즈(Ibanez) 사에서 보급형(중저가로 일반인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가격)으로 나온 제품인데다가(숫자 550은 아마도 550달러 정도를 의미하는듯) 국내에 들어온 물량도 많지 않고, 나중에 이런 30프렛 짜리 기타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더 조바심이 났다.
사실, 소리는 마음에 안들 가능성이 꽤 높다.
프리버드에서 제작해 올려놓은 영상에서는 비교적 기타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지만, 연주실력이 부족해서 제대로 듣기에는 무리가 있고, 유튜브에서 RG550XH 를 검색해보면 몇가지 동영상을 볼 수 있다.

Ibanez RG550XH - Amazing 30 Fret Guitar - Chappers Shreds Out (& reviews it too!) - YouTube
위 영상에서는 아마도 악기판매점인 듯한 곳에서 두 남자가 엄청나게 수다를 떨며 기타 소리를 들려주는데, 디스토션 소리는 잘 들을 수 있지만, 클린톤을 들려주는 부분이 아쉽다.
오버드라이브가 걸린 상태로 들려주기 때문에(실제로 이 기타는 배터리를 장착해서 사용하는 Active 형태의 픽업이기 때문에, 클린톤에서도 약간 드라이브가 걸리게 들린다) 볼륨을 약간 낮춰서 드라이브가 거의 안걸린 느낌의 소리를 들려줬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

Ibanez RG550XH 30 frets
위 영상에서는 역시 기타숍(판매점) 직원인듯한 사람이 나와서 연주를 하는데, 하이프렛에서 속주를 하는데에 촛점이 맞춰져 있어 정확한 사운드를 들어보기는 힘들다.
어찌되었건, 후배에게 위탁해서 물건을 처분했는데, 후배가 이미 프리버드에 기타를 주문해서 내일이면 도착한다고 하니, 소리가 어떤지는 물건을 직접 받아서 써보면 알테고, 이미 샀으니 마음에 안들어도 어쩔수 없다.
아직 실제 물건을 사용해보지는 않은 상태에서 영상속의 사운드를 분석해보자면,
기존의 아이바네즈 고유의 기타 소리와는 약간 다르게 다소 거친 소리가 나는듯 하다.
보통 아이바네즈에서 제작된 기타들은 소리가 깔끔하고 약간은 붕뜬 듯한(그런걸 현대적인 사운드라고도 말하기도 하지만) 특유의 소리색이 있는데, RG550XH 는 붕뜬 듯한 느낌은 그대로지만, 소리가 더 거칠게 들려서 다소 아쉬울것 같다.
픽업이 소리를 예쁘게 받아서 예쁘게 뱉는게 아니라 소리를 잘 먹지 못해서 다소 소화불량이 난듯한 거친 소리가 나지 않을까 싶다.
(사실, 그런게 싸구려 기타소리의 특징이기도 하다.)
자세한건 이펙터 세팅을 해봐야 알겠지만, 저렴한 가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감수해야할 부분.
이번에 기타와 이펙터를 팔기로 한건,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처음에는 그냥 일제 펜더를 더 망가지기 전에 처분하자는 의도도 있었지만, RG550XH 를 구매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미제 펜더의 프렛이 너무 닳아서 매번 녹음할때마다 튜닝이 안맞아 고생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프렛을 교체해야 하는데, 현재 낙원상가 악기 수리점에서 프렛을 교체(리프렛,refret, refretting) 하면 프렛 1개당 1만원이라고 한다.
보통 기타의 프렛이 22프렛이기 때문에 프렛 교체하는 비용만 22만원이 들고, 프렛 가격이 현재 아메리칸 스탠다드 용으로 나온 프렛 제품이 38,000원(할인해서 3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프렛 교체를 맡기면 대략 25만원 정도가 필요하게 된다.
저가형 기타가 20~30만원인걸 생각하면, 프렛 갈겠다고 그 돈을 쓰는게 아깝게 느껴진다.
물론, 기타 장인들이 기타 프렛을 갈기 위해 수시간에서 몇일을 작업할걸 생각하면 큰 돈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가난한 기타쟁이 입장에서는 부담이 가는 금액인건 사실이다.
그래서, 이래저래 고민하다가 프렛 교체를 직접 해보기로 한것.
3만원에 프렛을 사고, 옥집게(프렛 뺄때 쓰는 니퍼), 사각줄, 우레탄 망치(고무망치) 등만 구입하면, 장인만큼 완벽하지는 않아도 대략 7~8만원으로 직접 프렛 교체가 가능할거라는 계산이다.
후배가 대신 기타와 이펙터 팔아주느라 고생했으니 10만원 정도 주고, 프렛 교체하기 위해 필요한 공구사고 남은 돈은 같이 밥이나 먹어야겠다.
그와 관련해서는 별도로 포스팅을 하기로 하고, 나중에 프렛을 교체할때 사진을 찍어서 공정을 포스팅으로 남겨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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