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철권을 가진 사나이 (The Man With The Iron Fists, 2011)(쿠엔틴 타란티노 제작 / RZA 감독,주연) Movie_Review

포스터만 봐서는 이게 무슨 영화인가 싶다.
게임 ‘철권’ 의 실사판 이라도 되는가 싶었는데, 그 게임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이름이 보이고, ‘러셀 크로우’에 ‘루시 리우’와 ‘릭 윤’ 까지.
‘데이브 바티스타’는 2010년 WWE(프로레슬링) 챔피언이라는데 그쪽에 관심이 없다보니 잘 모르겠고, 주인공인 대장장이 역을 맡은 ‘RZA(감독 및 주연)’는 ‘킬빌’ 1편과 2편의 음악을 맡았었다고 하는데 역시 잘 모르겠다.
대장장이의 애인으로 나오는 ‘제이미 정’은 한국계라고 한다.
‘릭 윤’의 영화 데뷔작이고, 한국계 여배우 ‘제이미 정’도 나와서 친근감은 있지만, 이 영화의 정체성이 다소 애매하다.

일단, ‘러셀 크로우’가 나오기에 그 이름값 때문이라도 어느 정도 작품의 완성도에 신뢰는 갔지만, 이런 종류의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 그 느낌은 영화를 보고난 이후에도 역시나 그렇다.
혹자들은 최악의 배역이라고 하는데, 그가 연기를 잘 못한 것도 아니고 캐릭터도 나름 멋지지만, 혼자 서양인인데다가 왠지 이질감이 들고 따로 노는 느낌.
미스 캐스팅의 역사에 기록될 것 같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이름이 보이기에 그가 감독한 영화인줄 알았으나, 실제로는 제작만 하고 감독 및 주연은 ‘RZA’ 가 했다고 한다.
그가 감독한 걸로 착각하고 영화를 감상했는데, 그의 영화 스타일과 많이 닮아 있어서 계속 착각을 했다.
이 영화는 ‘쿠엔틴 타란티노’를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으로 만들어준 영화 ‘킬빌 1(2003)’, ‘킬빌 2(2004)’ 의 스타일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있다.
‘루시 리우’까지 등장하니 분위기가 더 비슷하다.
다른 점을 찾자면, ‘킬빌’ 시리즈가 동서양 문화가 믹스된 느낌이 강하다면, 이 영화는 오리지널 홍콩 고전무술 영화에 더 가깝다.
B급 영화를 좋아하고, 그런 스타일을 개성 넘치게 화면에 담아온 ‘쿠엔틴 타란티노’가 이제는 중국 무술영화의 오리지널함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랄까.
감독 및 주연을 ‘RZA’가 했다고는 하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스타일이 그대로 느껴지는 영화다.
타란티노가 단지 제작자로 이름을 올라 있지만, 어쩌면 연출은 물론 영화 전반적인 부분에 관여하지 않았을까 싶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저수지의 개들(1992)’ 인데, 친한 후배가 적극 추천해서 보게 되었었다.
타란티노가 1991년에 ‘한밤의 침입자’ 라는 작품으로 데뷔를 했으니, 시기적으로 보면 그의 초창기 영화인 셈이며, 그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이라면, 시크한 살인 장면과 엉뚱한 스토리 전개다.
보통 영화 속에서의 결투나 액션장면에는 배우들이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장면이 많은데,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이런 법칙을 깼다.
이런 시크함을 닮은 또 다른 감독이 있었으니, 배우이자 감독인 ‘기타노 다케시’다.

타란티노의 영화 몇 편을 더 꼽아보자면.
1993년 ‘트루 로맨스’, 1994년 ‘펄프 픽션’, 1995년 ‘데스페라도’, 1996년 ‘황혼에서 새벽까지’, 1997년 ‘재키 브라운’, 1999년 ‘황혼에서 새벽까지’ 2편과 3편, 2003년 ‘킬빌 - 1부’, 2004년 ‘킬빌 - 2부’, 2005년 ‘씬 시티’, 2007년 ‘플래닛 테러’.
그리고 2012년 작품인 ‘장고 : 분노의 추적자’ 정도를 꼽아본다.
그의 영화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국내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작품도 많고, 보지 않은 작품도 많아서 여기에 언급하지 않은 작품들도 꽤 있다.
위에서 언급된 영화들은 독특하면서도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재키 브라운’ 이라는 영화는 애초에 주인공 ‘재키 브라운’ 역을 맡은 ‘팸(팜) 그리어’를 위한 영화라고 한다.
일종의 ‘트리뷰트’ 같은 영화인데, ‘팸 그리어’를 존경해서 만든 영화라지만 한국 관객으로써는 생소한 여배우라서 그런지 그리 관심이 가지는 않는다.
그런 영화를 빼면 그의 영화들은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며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 왔다.


재미있는 점은, 이번 영화에도 ‘팸 그리어’가 대장장이의 어머니 역할로 등장한다.
‘RZA’는 영화 ‘킬빌’에서 음악을 담당했었고, 2012년 작품인 ‘장고 : 분노의 추적자’ 에서 주인공을 역할을 맡았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영화를 만들며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 계속 작업을 해오고 있는 듯하다.

이번 영화의 느낌은 영화 ‘킬빌’ 의 짝퉁 같은 느낌이다.
‘킬빌’의 스토리 전개 방식을 꽤 닮아 있고, 연출 기법도 상당히 비슷하다.
‘짝퉁’ 이라고 붙인 이유는, 이야기의 흐름이 다소 산만하고 중심이 명확하지 않아 어수선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을 리얼하게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황혼에서 새벽까지’ 같은 영화의 느낌도 있다.
흑인 연예인들에게서 느껴지는 ‘허세’ 가 ‘RZA’ 에게서도 그대로 느껴지는데, 그런 부분은 개인적으로 다소 불만스럽다.
이런 영화들이 산만해지는 이유는, 등장하는 배우들의 이름값이 높을 때다.
유명한 배우들을 기용했으니, 그들에게 어느 정도 출연 분량을 할당해 줘야 하고, 캐릭터의 비중을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높여주려다 보니, 메인 캐릭터에 대한 집중도가 분산되어 산만해지기 쉽다.

주인공이 대장장이(RZA)인데, 제목에 있는 ‘철권을 가진 사나이’는 바로 대장장이를 의미한다.
하지만, 그가 영화 초반부터 내레이터로 나오기는 하지만,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은 영화 후반부에나 가서야 시작하고, 분량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주인공인 대장장이가 전면에 나설 때까지 사전 이야기로 잡다하게 보따리를 푸는 시간이 너무 길다.
‘그게 너였어?’ 같은 느낌이고, 주인공으로써의 강렬함도 약하다.
관객들은 아마도 ‘철권을 가진 사나이’가 도대체 누구인지 계속 기다리다가 지쳐버렸을지도 모른다.

각각 독특한 무기를 가졌으며 저마다의 색깔을 가진 배역들이 ‘다자(여러 명) 주연’ 같은 느낌으로 각각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릭 윤’이 맡은 ‘첸이’가 주인공이라고 착각을 했지만, 흑인 대장장이가 주인공(?!)이라니 갑자기 삼천포로 빠지는 느낌.

‘쿠엔틴 타란티노’가 ‘B무비’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는지, 이 영화도 지금은 유행이 지나버린 옛날 ‘B무비’의 스타일을 많이 가지고 있다.
‘서양인이 만든 전통 중국 무술영화’ 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야기가 좀 산만하기는 해도 킬링타임용으로는 볼거리가 풍성하다.
다만, 마니아들을 제외하고 일반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기는 힘들고, 작품성 자체도 그리 높게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줄거리)
주인공인 ‘대장장이’는 원래 노예였지만, 평생 주인을 간호하고 잠자리도 함께 한 어머니 ‘제인(팜 그리어)’이 주인에게 아들을 해방시켜 달라고 부탁하여, 노예 신분에서 해방된다.
‘테디우스(RZA)’는 노예에서 해방이 되기는 했으나, 흑인이기에 백인들의 멸시를 견디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자기를 멸시하는 백인에게 그가 노예가 아니라는 문서를 보여주지만, 백인남자는 그를 무시하고 문서를 구겨버린다.
종이를 주우려다가 그만 백인을 죽이게 되고, 도망치듯 배에 오른다.
그가 탄 배가 난파되고, 중국의 어느 해변에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한 소림사 중들이 그를 살려낸다.
소림사에서 무술을 연마하고, 마을에서 대장장이로 살아가는 그는, 홍등가에서 일하는 애인(제이미 정)을 빼내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어 그녀에게 준다.

그 마을을 지배하고 있는 사자 부족의 우두머리 ‘황금사자’가 부하인 ‘은사자’ 일당에게 암살을 당하게 되고, ‘은사자’는 스스로 사자 부족의 우두머리가 된다.
황제는 그 사실을 모른 채 ‘황금사자’에게 그들의 황금을 맡기려 하는데…
총독(?)의 측근인 ‘독비수(포이즌 대거: 오언조)’와 결탁한 ‘은사자’는 황제의 황금을 훔치려 계획하고, 마을에 황금이 온다는 소식이 퍼지자 다양한 사람들이 그곳으로 몰려든다.

아버지 ‘황금사자’가 암살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엑스 블레이드(릭 윤)’는 연인을 두고 마을로 돌아오지만, ‘은사자’가 고용한 ‘브라스 바디(데이브 바티스타)’에게 공격당해 죽을 위험에 놓이고, 악한 ‘은사자’ 와는 달리 마을을 잘 다스렸던 ‘황금사자’를 알고 있던 ‘대장장이’는 ‘엑스 블레이드’를 몰래 숨겨준다.

홍등가에 찾아온 외국인 중 ‘잭나이프(잭 C. 웨일스: 러셀 크로우)’가 유독 눈에 띄는데, 홍등가 여자를 괴롭히는 ‘미친 하마’를 난도질 하고, 포주인 ‘블로썸(루시 리우)’은 그를 극진히 대접한다.

대장장이는 복수를 꿈꾸는 ‘첸이’에게 ‘브라스 바디’(순식간에 강철처럼 변하는 몸을 가진 전사)를 이길 수 있는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 준다.
‘은사자’ 일당은 대장장이가 ‘엑스 블레이드’를 숨겨준 것으로 의심하여 그의 두 팔을 잘라버리고, ‘잭나이프’와 ‘첸이’는 대장장이를 구한다.
홍등가의 창녀와 함께 떠나려 했던 대장장이는 그의 일생일대의 최고의 무기를 만드는데…
강철로 만든 주먹을 만들고 자신의 몸에 직접 착용한다.
소림사에서 배운 수련으로 강철 주먹의 손가락들도 움직이는 놀라움.
(팔이 잘려 나갔는데, 소림사에서 배운 수련으로 강철 주먹의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황당하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식의 영화에서는 이런 설정이 흔하다. 게다가, 소림사를 들먹이며 한때 스님이 되려 했다는 식으로 묘사를 하는데, 그런 그가 창녀와 눈이 맞아서 떠나려 한다는 것도 다소 앞뒤 맥락이 안 맞는 부분이지만, 영화니까 그냥 넘어가자.)

한편, 황제의 황금을 호위하는 쌍둥이좌 부부를 처치한 ‘은사자’ 일당은 황제의 황금을 숨기기 위해 홍등가 ‘홍림촌(분화루)’의 포주인 ‘블러썸’과 계약을 한다.
‘독비수(포이즌 대거)’의 속셈은, 일단 황금을 숨겼으니 아침이 되면 홍림촌의 모든 여자들을 도살하려는 것.
하지만, 홍림촌 여자들이 그저 창녀가 아니었던 것이었으니, 그녀들은 미모와 섹스를 무기로 남자들을 홀려 목적을 이루는 ‘독거미’ 일당이었던 것이다.
(‘황금사자’ 및 ‘쌍둥이좌 부부’를 수은이 뭍은 독침으로 독살한 것은 그녀들이 아니라 ‘독비수’였으며, ‘잭나이프’는 대장장이에게 그 비밀 무기를 누구에게 제조해 주었는지 물어서 ‘독비수’가 이 사건의 배후에 있음을 알아챈다.)
사자 일당에게 황홀한 밤을 보내게 해주던 여인들은 독침으로 그들을 살해하고, 본격적으로 사자 일당과 전쟁이 일어나는데, 복수를 위해 찾아온 ‘엑스 블레이드’와 강철 주먹을 장착한 대장장이도 싸움에 가세한다.
‘동사자’와 결투를 벌이던 ‘블로썸’은 아이를 구하려다 ‘동사자’의 칼에 맞고, ‘동사자’ 역시 죽음을 맞는다.
‘엑스 블레이드(릭윤)’가 ‘은사자’ 와 싸우는 장면에서 거울로 된 방이 나오는데, 이 장면은 그 유명한(!) 이소룡의 영화 ‘용쟁호투’의 거울로 된 방을 연상시킨다.
‘엑스 블레이드’는 결투 끝에 ‘은 사자’를 황금더미에 깔아버려 처단하고, ‘잭나이프’는 ‘독비수’와 맞서서 그를 거대 톱니바퀴에 넣어 버린다.
대장장이는 ‘브라스 바디’와 싸움 끝에 그를 강철 주먹으로 박살을 내버린다.
홍림촌 밖에서 기관총으로 겨누고 쳐들어갈 기회를 노리던 황제의 군대가 기관총을 쏘기 직전, ‘잭나이프’는 자신이 ‘잭 C. 웨일스’ 이며, 황제의 특사라고 밝힌다.
모든 일이 마무리 되고, 멋진 군복을 입은 ‘잭나이프’는 ‘테디우스(대장장이)’와 이별을 고하고 떠나고, ‘엑스 블레이드’도 떠난다.
홍림촌에는 평화가 왔지만, 앞으로는 강철 주먹을 가진 대장장이가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내레이션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PS.
영화상에서 ‘엑스 블레이드(릭 윤)’를 ‘첸이’ 라고 부르는데, 영화 정보에서는 ‘챈’ 이 다른 배역으로 되어 있어 혼동됨.
그냥 ‘엑스 블레이드’로 통칭했음.
포이즌 대거 = 독비수
엑스 블레이드 = 첸이
잭 나이브 = 잭 C. 웨일스
테디우스 = 대장장이 = 강철 주먹을 가진 사나이
블로썸 = 분화루 포주
황금사자 = 사자 족의 우두머리
은사자 = 사자 족의 2인자
동사자 = 사자 족의 3인자(은사자의 측근)
사자 부족의 1,2,3 인자를 칭하는 말로 금?은?동 을 붙인 호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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