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서유항마편 (Journey to the West: Conquering the Demons, 2013)(감독:주성치 / 주연:문장,서기,황보) Movie_Review

‘홍콩판 서유기’라면 많은 사람들이 주성치 주연의 영화 ‘서유쌍기(월광보합,선리기연)’를 떠올릴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서유기’ 관련하여 훌륭한 영화들이 제법 있었지만, ‘서유쌍기’ 만큼 한국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은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데, 주성치가 없는 ‘서유기’라면 과연 재미가 있을까?
마치 ‘앙꼬(속)’ 없는 찐빵 같은 느낌일 텐데 과연 재미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그런 실망이 들 무렵 제작진 정보를 보니 감독이 ‘주성치’다.

주성치의 영화들을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서유기 - 월광보합(1994)’ 과 2편에 해당하는 ‘서유기 - 선리기연(1994)’을 가장 좋아한다.
주성치 특유의 자잘한 코미디도 있지만, 영화 전반을 흐르는 진지한 스토리가 꽤 감동적이고, ‘자하선사’(반사대사)(배우: 주인)가 상당히 매력적이었고, ‘자하’와 ‘지존보’(손오공: 주성치)의 러브스토리가 인상적이었던 영화.
무려 20년이 거의 지나가는 이 시점에 갑작스레 서유기 영화라니.
주성치 본인 입장에서도 이 두 영화가 큰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요즘 헐리웃에서는 ‘리메이크’를 넘어 ‘리부트’, ‘스핀오프’, ‘프리퀄’ 영화들이 대세인데, 주성치도 이런 흐름에 합류한 셈이다.
이번 영화 ‘서유항마편’ 은 현장법사(삼장법사)가 손오공과 사오정, 저팔계 등을 만나는 시기를 다루기 때문에 ‘프리퀄’로 볼 수도 있지만, 소재만 같고 내용이 다르게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스핀오프로 볼 수도 있다.
이후 전혀 다른 내용의 후속 작품이 나오면 리부트로 볼 수도 있는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후속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감독이 ‘주성치’라고 해도, 과연 20년 전에 만들어졌던 그 작품의 완성도를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데…
보다보면 그런 우려는 말끔히 없어진다.
비록, 주성치가 주연으로 등장하지도 않고, 주성치 특유의 자잘한 개그와 코믹함은 없다 해도, 주성치가 연출을 했기 때문인지 ‘주성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주성치가 했던 자잘한 개그도 심심찮게 들어가 있고, 가벼운 것 같지만 진지한 스토리 전개도 그대로다.
주성치 영화의 특징 중 하나라면, ‘신파’ 적인 스토리 전개인데, 이 영화 역시 신파적인 정통 스타일의 스토리 전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상하게도 또 가슴을 울린다.
이번에는 손오공이 주인공이 아니라 ‘진현장’(현장법사)이 주인공이고, ‘진현장’을 돕다가 사랑에 빠진 퇴마사(서기)의 러브스토리가 스토리의 중심을 흐른다.

사실, ‘서기’에 대한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
국내에 막 알려지던 십여 년 전, 그녀는 영화가 아니라 음부를 노출한 누드사진으로 유명해졌기 때문에 너무 모든 것을 알아버린 듯한 가벼움이랄까.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의 그녀는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쾌활한 말괄량이면서도 현장에 대한 깊은 사랑이 느껴지는데, 그녀가 현장을 지키기 위해 손오공에 맞서다 죽게 되고, 그녀의 죽음에 슬퍼하던 현장이 득도하여 손오공을 제압한다는 스토리는 다소 신파적이지만, 그런 구태의연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편을 관통하는 진한 감동이 있다.
주성치의 멜로는 이렇게 정형적이지만, 진정성 있게 가슴에 전달되는 매력이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가슴 속에 소년(혹은 소녀) 같은 감성을 가지고 있다.
주성치 영화에 소년이나 소녀가 많이 등장하고, 진실한 사랑에 대한 메시지가 여전히 가슴을 두드리며 눈물짓게 하는 것은, 그런 순수함과 진정성을 잘 파고들기 때문인 것 같다.

CG가 과도하게 사용되었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의 영화에 다소 인위적인 느낌의 CG가 많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소림축구(2001)’ 부터이고, 중국식 CG 스타일이 리얼함은 다소 떨어지고 그림이나 게임화면 같은 인위적인 면이 있지만, 그 나름대로의 완성도는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주성치의 필모그래피를 보니, 국내 영화인 ‘반칙왕(2000)’ 홍콩 개봉 판의 주인공 ‘대호’ 목소리를 연기(더빙)했다고 한다.
2004년 영화 ’쿵푸허슬‘ 에서는 작위적이고 만화적인 CG가 절정에 도달했고(매트릭스를 패러디한 듯한), 주성치 스타일 영화의 일본판이라 할 수 있는 ’소림소녀(2008, 기획)‘ 도 있었으며, 판타지 영화인 ’장강7호(2008)‘ 에서는 ’쿵푸허슬‘에 이은 인위적인 CG로 인해 주성치의 영화에 등장한 CG의 한계를 보여준 것 같았다.
2009년에는 ‘드래곤볼 에볼루션’을 제작했지만, ‘졸작’이 되어버렸고, 그 이후 사실 이렇다  할 만한 신선한 작품이 없었는데, 이번 ‘서유항마편’의 시도는 주성치 스타일 영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2012년에는 ‘쿵푸 허슬 2’에서도 주연과 연출을 했지만,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봐서 흥행에 실패했거나 별로 재미가 없었는가 보다.
이전의 아기자기한 맛이 사라지고, 과도한 CG 사용으로 주성치 영화 특유의 스타일을 좋아했던 사람들에게는 반감이 생기는 아쉬움이 있지만, 새로운 기술을 영화에 도입하여 계속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중이고, 이번 영화에서처럼 특유의 감동을 잘 이끌어내는 영화를 만들어 낸다면 새로운 스타일로의 변신에 성공할지도 모르겠다.

‘손오공’ 역할로 나오는 ‘황보’는 첫 인상부터 다소 황당하다.
마치 ‘반지의 제왕’에 나온 ‘골룸’ 캐릭터를 패러디한 듯한 모습인데, 동굴을 빠져나와 원숭이 모습을 했을 때부터는 재미있다.
‘저팔계’는 완전 미소년의 얼굴인데, 외모 콤플렉스가 심한 저팔계가 미남으로 둔갑한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사오정’ 역할을 한 배우는 정말 사오정처럼 생겼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진현장’은 ‘현장법사’라는 인물로, 보통 ‘삼장법사’로 불리기도 했다.

주성치의 ‘서유기 - 월광보합’ 과 ‘서유기 - 선리기연’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보기를 권한다.

관련정보들:
삼장법사를 현장법사로 부르는 이유

서유기 [西遊記] - 중국문학


이하 스포일러 포함-------------------
대략의 스토리는 이렇다.
‘진현장(문장)’은 출가를 준비하며 사부에게서 ‘동요300수(동요 300곡이 담긴 책)’를 받아 퇴마사로 일하지만, 매번 고생만 하는 순진한 인물이다.
어느 날 강가 마을에 커다란 물고기 괴물(사오정)이 나타나 마을이 혼란에 빠지는데, ‘현장’은 갓난아기를 구하고 물고기 요괴도 물 위로 올려놓아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게 한다.
인간에게 상처받은 요괴에게 동요를 불러주어 다친 마음을 치유하려 하지만 오히려 구타만 당하는데, 진짜 퇴마사 ‘단(서기)’이 나타나 가볍게 처리한다.
퇴마사는 진기한 기술로 가볍게 요괴를 퇴하는데, 자신은 별로 힘을 쓰지 못했다며 사부에게 울분을 토하는데, 사부의 신념은 달랐다.
모든 인간은 선하다. 그 요괴는 본디 인간이었다는 것이다.
어느 날 물가에서 한 아이를 구해주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를 유괴범으로 오해하여 때려죽이고 그 시신을 강에 버렸다.
물고기가 그 시신을 뜯어먹고, 야생 동물들이 그 자의 피를 마시자 분노한 마음이 ‘반은 물고기요 반은 야수인 요괴’로 변하여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찾아 왔다는 것이다.
다른 퇴마사들처럼 간단히 칼로 베어 제압할 수 있지만, 그것은 요괴를 없애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며, 인간의 마음이 마귀에게 점령당하였으니 악마의 마성(악한마음)을 쫒아내고 선성(선한마음)을 남겨두면 요괴를 퇴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순수한 동심을 일깨우는 ‘동요300수’를 불러주라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돼지 요괴(주강레이, 저팔계)가 나타나 사람들을 무참히 죽이고 인육을 먹는다.
일반인들에게는 진실이 보이지 않아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의 눈으로 보는 현장의 눈에는 죽은 사람들과 날카로운 창이 보이는데…
또다시 나타난 퇴마사 ‘단’은 집안에서 내려오는 요괴를 퇴치하는 법기(법력이 깃든 무기)인 ‘무정비환’으로 맞서 싸우고, ‘단’이 돼지 요괴를 잡고 있는 사이 ‘현장’이 입으로 돼지 요괴의 정기를 빨아낸다.
현장의 몸에 들어간 정기를 ‘단’이 현장과 입맞춤을 해서 빨아들여 요괴를 봉인하지만, 돼지 요괴의 힘이 워낙 강력하여 탈출을 하고 만다.
거대한 멧돼지 요괴에 맞서기 힘들어 도망을 치는 ‘단’과 ‘현장’.
‘단’은 다친 상처의 혈 자리를 누르라며 자신의 몸에 손을 대게하고, 눈을 감으며 ‘여자가 눈을 감았으면 키스를 원한다는 뜻이라’ 라며 ‘현장’을 유혹하지만, 출가를 결심한 ‘현장’은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난다.

돼지 요괴를 잡을 방법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 현장은 덫에 걸리고, 산적들이 나타나 그가 퇴마사냐며 윽박지르는데, 이미 ‘단’도 잡혀 와서 포박되어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은 ‘단’이 ‘현장’을 유혹하기 위해 부하들을 동원한 것.
‘단’은 부하의 도움을 받아 ‘현장’과 합방을 하려 하지만 일이 꼬여서 실패하고, 때마침 다시 등장한 돼지 요괴 때문에 ‘단’이 타고 있던 특수마차가 부서진다.
‘단’이 크게 다친 것 같아 놀란 현장은 그녀를 안지만, ‘단’은 멀쩡히 깨어나 그 역시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며 좋아한다.
또 다른 퇴마사들이 등장하여 성난 돼지 요괴에 맞서 싸우자 돼지 요괴는 도망을 친다.
사부의 말에 의하자면, 그 돼지 요괴는 ‘주강레이’ 라는 사람으로, 얼굴이 돼지처럼 못생겼지만 정이 많고 아내에게 엄청 사랑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아내는 남편이 못 생긴 것을 참지 못하고 잘 생긴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고, 그 남자와 공모하여 남편을 ‘구치고리’로 때려 죽였다는 것이다.
이후 아내에 대한 사랑은 증오로 바뀌고 그 분노를 이기지 못해 요괴가 되었으며, 잘 생긴 사내만 좋아하는 세상의 모든 여자를 죽이겠다고 맹세했다고 한다.
‘현장’이 돼지 요괴를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을 묻자, 요괴 중에서 가장 센 ‘왕중지왕’ 이라는 녀석을 찾아 방법을 물어보라고 한다.
그 자는 바로 500년 전에 부처님이 ‘오지산’ 아래에 가둬둔 ‘손오공’이다.
사람들은 그 이야기가 전설일 뿐이라고 하지만, 사부는 ‘현장’에게 ‘오지산’에 가서 오래된 절을 찾으라고 한다.
그 절 앞에는 높이가 ‘1300장’에 넓이가 ‘256장’인 커다란 불상이 있다고 한다.
험준한 산을 지나 사부가 얘기한 절에 도착하지만, 그렇게 큰 불상은 없다.
우물물에 거꾸로 비친 글씨가 제대로 보이는 것을 본 ‘현장’은 마음의 눈으로 먼 산을 보니, 커다란 부처 형상이 옆으로 누워 있는 모습이 보인다.
돌산을 올라 이상하게 연꽃이 피어 있는 장소에 도달한 ‘현장’은, 구덩이 아래에서 이상한 남자를 만난다.
그가 ‘손오공’이라는 것을 알게 된 ‘현장’이 도움을 청하자, 그는 돼지 요괴를 그곳까지 데려오면 해결된다고 말한다.

‘현장’을 쫓아온 단이 합세하여 달밤에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자 돼지 요괴가 나타나고, ‘주강레이’를 부르는 ‘손오공’의 목소리에 돼지 요괴가 구멍 속을 들여다 보다가 빨려 들어간다.
조그만 새끼 돼지가 된 돼지 요괴를 쉽게 포획하고, 단은 현장에게 청혼을 하며 ‘무정비환’(고리형 무기)을 작게 줄여 그에게 반지로 끼워준다.
‘단’ 외에는 빼지 못하는 그 반지를 빼기 위해 손가락이라도 잘라 내겠다는 ‘현장’의 말에 ‘단’은 그가 자기와 결혼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떠나고, 달빛을 본지 오래 되었다는 ‘손오공’의 말에 ‘현장’이 구멍을 가린 연꽃을 치워주기 위해 연꽃을 꺾으니 모든 연꽃이 불타 없어진다.
‘손오공’을 가두고 있던 법력은 바로 연꽃에서 나왔던 것.
‘현장’을 속여 구덩이에서 탈출하게 된 손오공은 자신을 잡기 위해 등장한 세 명의 강력한 퇴마사를 가볍게 물리치지만, 그래봐야 부처님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하는 ‘현장’을 욕보인다.
그의 머리털을 쥐어뜯고, 그가 보는 앞에서 ‘현장’을 지키기 위해 나타난 ‘단’도 무참히 죽여 버린다.
(이 부분이 상당히 상투적이고 신파적이지만, 뻔히 알면서도 눈물이 나는 부분이다.)
현장이 보는 앞에서 단의 시신을 공중으로 던져 태워 버리는 손오공.
그런데…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 앞에서 깨달음을 얻은 ‘현장’.
‘단’이 찢어 버렸다가 다시 짜 맞춘 ‘동요300수’가 ‘동일여래진장’이 되고, 현장은 엄청난 법력을 가지게 된다.
손오공은 커다란 돌 불상을 깨부수지만, 대기권 저 밖에서 부터 생겨난 오로라 빛의 커다란 부처가 여래 신장을 구현.
(커다란 손바닥 신공은 주성치의 영화 ‘쿵푸허슬’ 의 마지막에도 등장한다.)
손오공은 고릴라 괴물로 변하여 부처님 손바닥을 막으려 하지만 제압당하고 만다.
그리고 천국과 같은 아름다운 장면으로 바뀌고, 인간의 모습을 한 손오공의 머리에 머리띠(‘단’이 ‘현장’의 손가락에 끼워 주었던 ‘무정비환’)를 채워주고, 현장과 사오정, 저팔계, 손오공은 불경을 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된다는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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