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내리기, 논리적 사고와 감성적 사고 Essay

사람들은 무언가에 대해 정의 내리기를 좋아한다.
'정의 내리기' 는 일종의 논리적 사고의 방법이다.
새로운 상황에 맞닥뜨렸을때, 그것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결론을 내려 두려는 것이다.
인간은 무한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으며,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새롭게 경험한 것에 대해 분석하고,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결론을 내려 '이해' 했다고 생각하면 두려움은 줄어든다.
어떤 상황에 대해 판단을 하고, 이후 그 비슷한 상황이 닥쳤을때, 과거의 판단을 기준으로 보다 쉽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정의 내리기' 는 '판단(判斷)' 이며, judgment(judgement) 이다.
'judgment' 는 '의견', '견해' 같은 완곡한 의미도 있지만, '비판','비난','판결' 같은 강한 의미도 있다.

우리는 남 또는 사건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를 좋아하지만, 그에 반해 자기 자신은 남의 판단을 받는 것을 싫어한다.
인간과 인간의 삶은 사실 '단정' 지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복잡한 인과관계에 의해 상황이 발생하고, 그 사건 하나만으로 그 사람을 정의 내릴수는 없기 때문이다.

음악을 예로 들면, 어떤 음악가가 어떤 음악을 선보였을때, 우리는 흔히 그 음악이 어떤 '장르' 라고 결론을 내리려 한다.
'장르' 라는 분류된 테두리에 그 음악가의 음악성을 집어 넣어 판단을 내려 버리는 것이다.
누군가가 어떤 행위를 했을때도, 이전에 일어난 수많은 사건의 범주에 그 사람의 행위를 집어 넣어 그 사람을 판단한다.
막상 당사자는 당혹스럽다.
자신의 의도가 그렇지 않았을수도 있고, 맞다 하더라도 그것이 못내 불편할 것이다.

만약, 어떤 상황에나 새로운 사실에 대해 정의를 내리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스스로를 판단 받기를 원하지 않는 것처럼, 각 개인을 모두 이해해 줄수는 없을까?
감성적 사고는, 이렇게 '자기' 를 독특하고 개별적인 하나의 존재로써 인정받고 싶어한다.
누구나 '주목' 받고 싶어하고, 특별해지고 싶어하는 심리 때문이기도 할 이런 생각은, 다분히 감성적인 사고 방식이다.

하지만, 개념을 정의하지 않고 모호하게 놔두는 것은 논리적 사고에 크게 방해가 된다.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지', '다른 의미가 있을수도 있을꺼야' 처럼, 열린 사고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상황과 타인에 대해 좀더 아량을 배풀 수 있지만, 각각의 정의에 의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논리적 사고에 방해가 된다.

프로그램에는 각 상황을 순차적으로 판별하여 진행되는 절차 지향의 방식과 상황에 따라 필요한 객체를 불러와 처리하는 객체 지향의 방식이 있다.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메시지를 상호 교환하며 처리하는 객체 지향의 방식 보다는 대체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그대로 진행하는 절차 지향 방식의 논리적 사고에 익숙하다.
뭔가 미심쩍고 찜찜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신경이 쓰여서 도무지 다른 것에 집중할수가 없다.
굳이 따지자면, 객체 지향의 방식이 보다 융통성 있고 감성적 사고에 가깝다.

문명의 발전은 이렇게 '정의 내리기' 의 바탕 위에 하나둘씩 쌓여 온 것이다.
그러나, 모든 '정의' 는 완벽하지 않고,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결국, 문명은 마치 모래 위에 쌓아 올려진 성(城)과 같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1021890
11603
10024857

google_myblogSearch_side

▷검색어

Flag Counter styl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