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 개봉작 '저지 드레드(Judge Dredd, 1985, 실베스터 스탤론)' 의 후속작인가 싶은데, 이 영화는 그 영화와 전혀 상관이 없다.
리메이크 혹은 리부트 정도로 볼 수 있으며, 실베스터 스탤론의 스타성을 의식해서인지 헬멧을 썼을때 보이는 하관(턱)이 비슷한 배우를 골랐는지, 영화 내내 한번도 헬멧을 벗지 않는 주인공 드레드 역에 칼 어번이라는 배우를 기용했다.
헬멧을 쓰고 있을때 보이는 하관은 제법 실베스터 스탤론과 닮았는데, 영화 내내 한번도 헬멧을 벗지 않는다.
주인공 '저지 드레드(Judge Dredd)' 는 1977년 영국에서 출간된 만화 '2000 AD' 에서 탄생한 캐릭터로, 1985년에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으로 영화화 되었고, 이번에는 새로운 배우들과 새로운 스토리로 제작되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는 미래의 미국.
방사능에 피폭된 도시는 황무지가 되어, 벽 바깥은 사막이고, 벽 안쪽에는 폐허가 된 건물들과 새로 지어진 고층 빌딩들로 이루어진 도시가 있다.
메가 빌딩, 메가 고속도로로 이루어진 이 도시를 '메가시티 원' 이라 불리운다.
8억명이나 모여 사는 이 도시는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이 많고, 분당 12건의 강력 범죄가 신고되며, 하루에만 17,000건의 범죄가 발생한다.
경찰이자, 심판관이자 처형자인 '저지' 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죄는 전체 건수의 6%.
저주받은 미래 도시에서는 아마도 엄청나게 발생하는 강력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저지' 라는 특수한 신분이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저지' 는 사건이 발생하면 출동해서 사건을 조사하고 범죄자를 잡는 경찰관인 동시에 상황에 따라 사건을 즉석에서 재판하는 심판관이며, 긴급 상황에서는 즉결처분(처형)도 할 수 있는 특수한 집행자이다.
'저지' 중에서도 가장 강하고 모범적인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드레드(Dredd)인 것이다.
'저지(Judge)' 라는 특수한 신분의 인물이 사건을 맞닥뜨려서 해결해 과는 과정을 보는 것이 주요한 스토리이다.
아마도 원작자인 존 왜그너(웨그너)는 대략 2000년도 쯤 되면 이런 미래 세상이 올수도 있겠구나 싶어 만화를 그렸기에 '2000 AD' 라는 제목을 지었으리라 생각된다.
60~80년대 SF 영화와 만화가 많이 양산될 시기에는 2000년도쯤 되면 인류 역사에 대단한 변화가 생길꺼라고 예상한 경우가 많았던듯 하다.
인류 대재앙을 다룬 영화 '2012' 에서 지목한 2012년도도 지나고, 우리는 2013년도를 살고 있다.
과거의 SF 영화에서 지목한 2천년대 초를 지나가고 있고, 예상과 달리 과학의 발전은 더디지만, 대재앙의 징조는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는것 같다.
1995년 작품의 설정에서는 서기 2139년에 6500만명의 인구를 가진 도시라고 설정을 하고 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정확한 년도는 없고 인구가 8억으로 늘어났다.
그 작품의 드레드는 '야누스 프로젝트' 라는 비밀 실험에서 유전자 결합으로 만들어진 인간으로 강직한 드레드와는 정 반대의 인물인 '리코' 도 태어나게 되고, 대법관과 공모한 리코가 드레드에게 누명을 씌우고, 누명을 쓴 드레드가 혐의를 벗고 악당들을 물리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었지만, 이번 작품의 드레드는 아주 단편적인 모습만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저 '에피소드' 격의 영화 줄거리인데, 거대 빌딩 중 '피치트리스' 라는 건물에 살며 마약 솔로모를 제작하고 건물을 지배하고 있는 마마('마델린 마드리걸' 을 줄여 부르는 별명) 와 그 조직원들을 소탕하는 내용이다.
신참 저지 앤더슨(올리비아 썰비)의 자격검증을 하는 줄거리도 병행되는데, 돌연변이인 앤더슨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피치트리스에서 3명이 가죽이 벗겨진체 고층에서 떨어져 죽은 사건이 신고되고, 신참 앤더슨의 자격을 시험하기 위해 함께 동행한 저지 드레드는 마마 조직원중 하나가 3명의 피살 사건에서 가죽을 벗긴 인물이라는 앤더슨의 말에 체포해서 돌아가려 하는데, 마마는 건물의 방어 시스템을 작동시켜 앤더슨과 드레드가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은 뒤 건물 내의 조직원들에게 두 저지를 처단하라고 명령한다.
숫적으로 열세이지만 특유의 용맹함과 명석함으로 적들을 제압해 나가는 드레드와 앤더슨.
연락을 받고 새로 도착한 4명의 저지는 마마에게 매수된 저지들이다.
드레드를 도와주는척 하며 나타나 처치하려는 것.
남자 3인조 저지는 드레드와 싸우고, 마마 일당에게 잡혀갔던 앤더슨은 유전자를 인식하는 총의 도움으로 도망친후 자신을 도우려는척 접근한 여자 저지의 마음을 읽어 단번에 처치한다.
3인조 저지와 싸우던 드레드는 철갑탄에 맞고 죽을 위험에 처하지만, 탈출한 앤더슨이 악당 저지를 처치하고 둘은 다시 마마를 찾아 고층으로 올라간다.
심장박동기와 연결하여 엄청난 폭탄에 연결된 리모콘을 팔에 장착한 마마를 찾아낸 드레드는, 마마에게 솔로모를 먹인후 고층에서 떨어뜨려 리모콘의 주파수가 멀어 폭탄은 터지지 않는다.
마마 조직을 일망타진하고 건물을 나서는 드레드는 앤더슨에게 합격점을 주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전작(1985년 작)은 나름 등장인물간 갈등도 있고,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었지만, 이번 작품은 단순 킬링타임용 스토리다.
저지가 쏜 총알이 범죄자들의 얼굴과 몸통을 관통하는 모습을 아주 느린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욕조에서 물을 튀기는 장면에서는 불빛에 반짝이는 물방울을 멋지게 그려내기도 했으며, 환각상태에 빠져 모든 사물이 느리게 움직이는것 처럼 느끼는 등장인물의 상태를 다양한 색감과 비쥬얼한 영상으로 그려내고 있다.
미국 영화 중에는 드물게 '마약' 을 복용했을때 오는 환각상태를 비쥬얼하게 포장해서 보여주곤 하는데,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신종 마약 '솔로모' 를 복용하면 시간이 매우 느리게 가는 듯한 환각상태에 빠지는 모습을 고속카메라(혹은 CG)로 촬영하여 몽환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전작에서는 드레드가 유전자 결합에 의해 만들어진 스토리를 다루고 있는 반면, 이번 편에서는 앤더슨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초능력을 가진 '돌연변이' 라는 설정을 하고는 있으며, 마음을 읽는 능력으로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었다'라는 스토리 외에는 별다른 흥미로운 점은 없다.
작품성 자체를 논하기는 힘들고, SF적인 설정에 총 쏘고 터트리는 시원시원한 액션이 전부인 영화.
혹자들은 그런점에서 혹평을 하는것 같지만 아무생각 없이 가볍게 즐기기에는 제법 볼만한 영화다.

거친 수염에 앙다문 입술.
절대로 헬멧을 벗지 않는 칼 어번의 하관은 실베스터 스탤론을 그대로 닮았다.
덧글
마마가 매수한 4명의 저지가 와서 여니까 그 4명이 드레드가 부른 두명을 다시 돌려 보냈죠 ㅇㅅㅇ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