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배우(연기자), 좋은 연기란 어떤 것일까? Essay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 - 로버트 저메키스’ 편을 보다가, 그가 이번 신작영화 ‘플라이트’ 의 주인공 ‘덴젤 워싱턴’을 ‘놀라운 배우’ 라고 극찬한 대목에서 언뜻 떠오르는 부분이 있었다.
일전에도 이와 비슷한 주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연기’ 라는 것에 대한 내용이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TV프로그램과 영화들을 보며 살고 있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수많은 화면들 속에서 무언가를 연기하는 배우들.
우리는 그저 그들의 모습을 보며, 누가 연기를 못하네 어쩌네 하기도 하고, 혹은 어떤 배우의 연기에 푹 빠져 팬이 되기도 한다.
친구와 대화 하듯이 또는 주위 사람들과 대화 하듯이 편안히 말하면 될 것을, 그걸 그렇게 못하나 하며 비웃기도 한다.

‘연기’란, 일종의 ‘기술’ 이다.

이해하기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어떤 예술가가 있다고 치자.
그는 정말 훌륭한 감성을 가지고 있다.
그가 그 훌륭한 감성을 표현해내서 사람들을 감동시키려면, 감성을 표현하는 적절한 테크닉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타리스트가 자기 머릿속의 악상을 멋지게 표현해내려면, 기타 연주를 위한 갖가지 테크닉을 구사해야 한다.
악상을 표현해내는 방법을 익히고 지식을 습득할수록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더욱 많아진다.
화가가 멋진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붓을 다루는 방법, 물감을 섞는 방법 등 다양한 기술적 지식과 손재주가 필요하다.

좋은 배우란?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연기자’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여 TV나 대형스크린에 보일 모습을 찍는 사람이다.
즉, 우리가 일상에서 누군가와 대화할 때처럼 우리의 옆에서 보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카메라에 어떻게 비춰지는지가 중요하고, 마이크에 목소리가 어떻게 들어가는지가 중요하다.
사실, 이런 부분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 경험을 하면서 익히는 방법 밖에는 없다.
따라서 그런 현장에 임하게 되었을 때, 어떤 배우가 빨리 적응하고 자기만의 노하우를 익히느냐가 관건이다.
‘로버트 저메키스’가 말하는 ‘놀라운 배우’ 혹은 ‘천재적인 배우’는, 바로 이렇게 현장에 매우 빠르게 적응하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익히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기술은 연기학과나 학원에서 어느 정도 배울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카메라에 예쁘게 잡히는 법, 얼굴 각도를 맞추는 법, 카메라 앞에서 동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목소리는 어떻게 내는 게 좋은지 등을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누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터득한 요령이다.

좋은 연기란?
‘좋은 연기’ 라는 것은 바로 이렇게 카메라에 어떻게 모습을 보이느냐 하는 문제이다.

사실, 넓은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연기’를 하고 있다.
우리는 남들과 대화를 할 때, 무언가를 주장할 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할 때 연기(Performance)를 한다.
‘연기’란, ‘말하기’, ‘반응하기’, ‘표정’, ‘몸짓’, ‘소리내기’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모든 행동들을 포함한다.
즉, 말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말하기’ 부터, 몸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몸짓(Body Language)’을 모두 포함한다.
여기서 핵심은, 메시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정확하고 강렬하게 전달하느냐 하는 것이다.
웅변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기 위해 양손을 움켜쥐고 하늘로 손을 뻗어 가리키기도 하며, 자신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도록 우렁찬 목소리로 말하고 다소 과장된 몸짓을 하여 이야기를 전달한다.
강연하는 사람은 칠판에 글자를 적어 지시봉으로 가리키기도 하고, 동그라미를 몇 회전 그리거나 분필을 던지기도 하는 등의 행동을 하여 강의 내용을 강렬하게 전달하려고 한다.

‘좋은 연기자’란, 바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다.
그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면, 듣는 사람이 솔깃하게 되고, 그 사람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
논리적인 든 비합리적이든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의 매력 혹은 메시지의 전달 능력이 얼마나 탁월 하느냐 하는 것의 문제다.
‘타고난 배우’, ‘천생 배우’, ‘천재적인 배우’ 라는 것은, 그가 이미 일상에서부터 그렇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세한 얼굴표정, 말의 어조, 이야기의 흐름과 구성, 말할 때의 몸짓 등등 우리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기 위해 항상 연기를 한다.
그것은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것이고, 자기 나름의 표현 방식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지만, 그런 것들은 상대에게 ‘나’ 라는 존재가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크게 작용한다.
우리는 연기하는 것을 따로 훈련하지 않으며, 실제로 우리의 감정이나 의지를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데에 상당히 서툴다.
그것들은 관심을 가지고 훈련을 해서 보다 능숙하게 발전시킬 수 있다.

연극배우들이 정확한 대사 전달을 위해 ‘가갸고교구규그기’ 같은 발음을 또박또박 반복해서 큰소리로 연습하고, 대본의 지문에 맞게 몸동작을 연습하듯이, 우리는 일부러 그런 테크닉을 연습하여 보다 흡입력 있고 호감 가는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연기자는 카메라 앞에서, 카메라의 시각에 맞는 연기를 해내는 사람이다.
좋은 연기자란, 캐릭터의 성격에 맞게 카메라 앞에서 그 모습을 잘 전달해내기 위한 갖가지 기술을 얼마나 잘 구사하느냐 하는 것으로 판가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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