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KBS 수목드라마 - 전우치 (24부작)(2012.11.21~2013.02.07) Drama_Series

우선, 이하 언급되는 비평들은 비전문가로써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임을 밝혀둔다.

차태현이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작품.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그냥저냥 무난하면서도 아쉬운 작품이다.
몇몇 연기자들의 어설픈 연기가 상당히 거슬렸는데, 그 부분이 너무 아쉽게 다가오다 보니 전체적인 평가에서도 낮은 점수를 주게 되는것 같다.
이미 강동원 주연의 영화 '전우치(2009)' 가 있었기에 아주 신선한 소재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사극 드라마가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는 시점에서도 이런 독특한 인물을 소재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의 신선함은 꽤 인정해줄만 하다.
그늘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항상 밝고 쾌활한 분위기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차태현이 주인공 전우치 도사 역을 맡았기에 주연 캐스팅에 있어서는 꽤 유효했다.
하지만, 2012년 개봉 영화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의 리뷰 에서도 언급했듯이, 너무 밝기만한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랄까.
물론, 차태현 본인이 마음고생을 한적이 없는것도 아니고, 진지한 구석이 없는것도 아니지만, 성격상 절대로 어두운 면을 보이기 싫어하고 상황이 진지해지는걸 어색해 하는 성향이다보니 너무 밝게만 보여지는 캐릭터가 단점으로 보이기도 한다.

홍길동의 후예, 율도국에서 온 도사 전우치 일행.
홍길동의 후예들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사실 이 드라마는 홍길동전에 꽤 가깝다.
전우치(차태현)와 홍무연(유이)의 그다지 애절하게 느껴지지 않는 러브스토리에 강림과의 삼각관계를 그려내며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로맨스' 와 '삼각관계' 요소를 우겨넣고는 있지만, 유이의 안타까운 연기 때문에 로맨스의 힘이 떨어진다.
한발 더 나아가 전우치, 홍무연, 이혜령(백진희)의 삼각관계도 그려내는듯 했지만, 냄새만 살짝 풍기고 말아버린 허무함.
총 24부 중에 10부에 이르기까지 독충에 감염된 홍무연이 마숙(김갑수)에게 조종당하며 악행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다가, 은광에서의 사건 이후 급속도로 이야기의 흐름이 바뀐다.
이후 몇부 동안은 홍길동전을 연상시키는데...
부패한 관리들의 재산을 훔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다는 스토리는 우리에게 상당히 익숙한 홍길동전을 연상시키면서도 흐뭇한 기분이 들게하는 스토리였다.
이후 임금과 중전의 러브스토리, 내금위 종사관 서찬휘(홍종현)와 다모 은우(주연)의 러브스토리 등이 뒤범벅이 되기 시작하는데, 무엇하나 임펙트가 없다.
뭔가 스토리가 다양하고 복잡한것 같으면서도 무엇하나 임펙트 있는 에피소드가 없다.
그렇게 짜집기식 횡설수설 스토리가 뒤엉키다가, 20부에 이르르기 시작하자 좌의정 오용(김병세)이 마강림(이희준)과 역모를 꾀하다가 잡히면서 드라마 내내 악당의 한 축이었던 좌의정이 없어지고, 마지막 23,24부에서 마강림 문제를 해결지으면서 드라마가 마무리 되었다.
전반적으로 큰 줄기의 메인 스토리가 주는 주제의식과 강한 임펙트가 없고 산만한 스토리 전개를 보이고 있다.

첫 1회 방영분을 보고 상당한 우려를 하게 되었다.
도술을 쓰는 마강림과 전우치의 액션 장면이 기대수준 이하였기 때문이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도사들이기에 와이어 액션으로 사람이 날아다니는 장면은 꽤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장풍 같은걸 쏘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낸 연기를 쏘는 장면이 너무 느릿느릿 해서 박진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드라마에 제법 자주 등장하는 CG 장면들은 그리 어색하지는 않고 자연스러운 편이지만, 박진감이 느껴져야 하는 장풍 장면들이 너무 느릿느릿 해서 피식 웃음이 나올 정도.
회를 거듭하면서 액션 장면의 허술함은 조금씩 보완되어 가는듯 하기는 했지만, 박진감이 떨어지는 액션 장면들은 상당히 아쉽다.

이 드라마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의 가장 큰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다.
중견 배우와 신인 연기자들, 그리고 드라마에 진출하고 있는 아이돌들의 실험(?)의 장.
아이돌 붐이 불고 있는 분위기 속에, 해외에 수출이라도 하려면 아이돌 하나 둘쯤은 출연을 해줘야 장사가 된다고는 하지만, 중견 배우들과 나란히 연기를 하기에는 너무 수준 낮은 연기력의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연기는 보기에 안타까울 정도였다.
제법 많은 드라마에 출연한 경력의 유이의 캐스팅은 다소 파격적이게 느껴졌는데, 기대치 만큼의 연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원과 이서진 주연의 드라마 '다모(2003)' 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온듯한 서찬휘(홍종현)+은우(주연) 커플의 매칭은 이 드라마 최악의 에피소드 중 하나다.
극 전체의 분위기와 전혀 다른 분위기의 진지한 얼굴로 시종일관 연기하는 홍종현의 모습은, 그 자체로는 크게 나무랄데가 없었지만, 전체 분위기와 미스 매칭되는 어색함이 있었고, 2010~2011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에서 철딱서니 없는 새색시 윤새영 역을 맡았던 주연의 연기는 역시 어색하고 어설픈 연기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웃어라 동해야' 에서의 윤새영 캐릭터와는 꽤 잘 어울려서, 앞으로 다른 드라마에서의 연기도 기대했었는데, 이번 드라마의 배역과는 너무 미스 매칭이었다.
너무 진지한 연기를 해서 어색했던 커플이 또 있었으니, 임금역을 연기한 안용준과 중전 역의 고주연.
너무 발음을 또박또박 하려는 모습이 오히려 웃기게 보였는데, 지나치게 근엄하고 무게감 있게 보이려는 안용준과 지나치게 인자하고 차분한 말투를 흉내내려는 고주연의 모습은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정도.
이 아이들을 욕하기 보다는 이 아이들을 이 정도 비중있는 배역에 섣불리 캐스팅한 제작진을 욕하고 싶다.
그 외에도 뉴이스트라는 아이돌 그룹의 백호, 렌 등이 조연급으로 출연했는데, 미소년 같은 외모가 너무 눈에 틔어서 이질감이 있었고, 기녀 사랑손 역의 김유현은 등장부터 과다 노출로 눈쌀을 찌뿌리게 하기는 했지만, 연기력 자체와는 별도로 톡톡튀는 캐릭터에 잘 매칭되어 나름 신선함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아이돌 출신과 신인 배우들이 꽤 많이 출연했다.
중견 연기자들과 거의 50대 50 비율정도로까지 보여질 정도로 꽤 많이 출연하고 있는데, 연기력 자체를 검증하지 않은체 이슈몰이나 스타성을 의식해서 무리하게 캐스팅을 한걸로 보여진다.
모든 책임을 제작진과 연출가에게 떠 넘기고 싶다.

신인연기자들 얘기는 이정도만 하고, 다시 주연급 배우들에 대해 몇마디 더.
요즘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중고신인(?!) 이희준이 마강림 역을 맡은건 꽤 신선했다.
하지만, 이게 또 미스매칭이다.
고정관념일수도 있겠는데, 캐릭터에 맞는 연기자를 어떻게 잘 매칭해서 캐스팅 하느냐가 작품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이희준이 새롭게 주목 받은 것은 코믹하고 유머러스함 때문으로 아는데, 뜬금없이 기존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악당 역에 캐스팅을 한것 자체가 모험인것 같고, 연기 자체는 크게 흠잡기 힘들지만 계속 배역이 미스매칭이라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악당 두목(!) 마숙 역의 김갑수 큰 형님의 무게감은 드라마 초반, 신인 연기자들로 인해 다소 가벼워질 수 있는 무게감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신인 연기자들의 무게감과의 괴리감이 너무 커서 다소 이질적이게 느껴지기도 한다.
명품 조연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성동일은 앞니에 가치를 끼워가며 넉살좋은 봉구를 연기하고 있는데, 극 초반 봉구가 쓰는 다소 뜬금없는 사투리 연기가 너무 이질적이라서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점점 익숙해지니 그냥 익숙해져버렸다.
더이상 할말 없다. 어색해도 넉살좋게 밀어부치니 그냥 익숙해져버렸다.
전우치에게 항상 핀잔을 듣고, 동네북처럼 굽신거리고 고생을 하는 캐릭터지만, 실제로는 가장 쎄보이는게 문제.
김병세의 주름살 가득한 얼굴은, 한때 삼각관계의 주인공이거나 로맨스 물의 주연을 연기했던 그가 어느덧 좌의정을 연기할 만큼 나이가 들어버렸다는 것을 되새기게 해주었다.
이재용, 신승환, 장정희, 김승욱, 김치국, 박주형, 김뢰하, 장원영, 김광규, 조재윤, 정수영, 이대연, 김병춘, 최덕문, 박길수 같은 명품 조연들의 연기는 굳이 칭찬을 하지 않아도 모두들 인정해줄 배우들이고.
특히, 이번 드라마에서는 철견 역의 조재윤을 주목할만 한데, 진지한 얼굴에서는 악함이 보이다가도, 김광규와 함께 코믹 연기를 할때는 정말 재미있는 사람으로 변하는 모습이, 앞으로 캐릭터만 잘 잡히면 제2의 전성기를 맞을것 같은 예감이다.

아쉽다.
소재 자체는 신선했지만, 이야기가 너무 산만하고 중구난방으로 흘러간데다가, 강한 임펙트가 없고, 신인 연기자들의 어설픈 연기에 중심이 휘청거릴때가 많았다.
차태현의 연기도 매우 좋았다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전우치라는 가상 캐릭터를 나름대로의 해석으로 창조해서 유쾌하게 이끌어낸 점이 좋았고, 중견 연기자들이 드라마 전체의 중심을 잡아주며 보조해 주는 가운데 신인 연기자들로 인해 너무 흔들린게 아쉽기는 하지만, 색다른 시도에 칭찬을 보낼만 하다.
특히, 요즘처럼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정치인들의 부패가 심한 세상에, 홍길동전이 가지고 있는 풍자성을 모사해서 풍자적인 코멘트들이 들어간 점도 나름 괜찮았다.

세트장이 산 중턱에 있다보니, 올 겨울 계속된 눈으로 드라마 후반부에서는 계속 눈이 내리는 장면을 배경으로 촬영이 이루어졌는데, 마강림의 수하들과 내금위 군사들이 싸우는 장면에서 눈에 젖어 질퍽한 땅에서 싸우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좌의정과 작당한 마강림 부하들이 궁궐에 침입하여 역모를 꾀하여 임금이 도피하고, 곤룡포를 입고 임금 행세를 하려는 좌의정 무리들을 내쫒기 위해 전우치 이하 군사들이 다시 전투를 벌이는 장면에서는, 동원된 엑스트라가 너무 적어서 마치 마당극을 보듯이 초라해보였다.

처음 몇회 보면서 이 드라마를 계속 봐야하나 하는 망설임이 있었지만, 리뷰를 쓰기 위해 끈질기게 보려고 했고, 부패한 관리들을 혼내주는 대목들이 유쾌해서 마지막회 까지 잘 버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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