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백설공주 (Mirror, Mirror, 2012)(줄리아 로버츠,릴리 콜린스,아미 해머) Movie_Review


동화 '백설공주' 의 재해석일까 단순 리메이크일까에 관심을 두었는데, 재해석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애매한 작품.
원작의 스토리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고, 스토리 또한 단순한 편이기 때문에 단순 실사화 할리는 없다고 예측하기는 했지만, 상당히 어정쩡한 재해석에 그친 영화.

간만에 모습을 볼 수 있는 줄리아 로버츠가 계모로 나온다는 것이 나름 신선하기는 했지만, 워낙 헐리웃에서도 스타 배우이다 보니 그녀의 비중을 높이는 와중에 작품 자체가 애매해진게 아닌가 싶다.
계모(줄리아 로버츠), 백설공주(릴리 콜린스), 왕자(아미 해머)의 캐릭터를 잡기는 했는데, 각 캐릭터의 성격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

이하 스포일러 포함------------------

동화속의 계모는 사악한 마녀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계모는 그냥 좀 단순하고, 요즘 표현으로 치자면 약간 4차원 소녀 같은 느낌 정도랄까.
사악하기 보다는 약간 엉뚱하다 못해 귀여운듯 하게 묘사된게 실수.
비밀의 방을 통해 왕비(계모)의 비밀의 공간으로 가서 거울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의 묘사는 제법 신선했지만, 거울이 그다지 하는 역할도 없고 어떤 신비감을 주지는 못했다.
왕비와 거울의 대화는 다소 사악하고 음침한 느낌으로 묘사되는게 좋았을듯 하지만, 이 장면들도 그냥 가벼운 분위기.

백설공주 역의 릴리 콜린스 캐릭터는 정말 동화속 캐릭터인것 처럼 잘 어울리기는 했는데, 궁에 갇혀 지내서 얼굴이 하얗고 머리털이 까맣다는 설정 때문인지 눈썹을 지나치게 까맣고 크게 그린게 너무 이상하게 보였다.
이 실사영화가 동화 '백설공주' 의 재해석이라 불릴 수 있는 근거는 백설공주 캐릭터의 설정에 있다.
백설(Snow White)은 순수한 소녀이고, 18살 생일이 되던 해에 왕비(계모)가 나라를 어떻게 다스리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몰래 궁을 빠져나간다.
아버지가 통치할때는 노래와 춤이 끊이지 않았다는 풍요로운 나라는 높은 세금으로 인해 궁핍해져 있고, 노래와 춤이 끊긴지 오래다.
하인에게 백설공주를 죽이라고 시키지만, 하인은 괴물이 나온다는 숲에서 백설을 풀어주고 왕비에게는 죽였다고 거짓으로 고한다.
백설은 숲에서 두려움에 떨며 뛰어가다 나무가지에 부딪혀 정신을 잃고, 깨어나보니 일곱 난장이들이 사는 집에 누워있다.
일곱난장이들은 동화속의 이야기처럼 순수하고 착한 난장이들이 아니라, 사람들에게서 모욕을 당하다가 숲으로 은신해서 도둑질을 일삼는 악당들이다.
각 분야에 능통한 난장이들에게 칼싸움 및 갖가지 기술을 익힌 백설공주는 숲에서 만났던 왕자(아미 해머)에게 반하고, 후일 왕자와 결혼하려는 왕비에게 개(dog)처럼 왕비를 좋아하게 만드는 사랑의 묘약에 취한 왕자를 구해낸다.
숲속의 도적을 토벌하기 위해 자기 나라의 병사들과 함께 온 왕자와 칼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백설공주 캐릭터가 좀더 적극적이고 말괄량이 같은 성격으로 묘사되었다.
마법약에 취한 왕자의 마법을 풀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키스를 해서 마법이 풀리는데, 동양의 전설속의 '용(龍)' 을 모티브로 만든 듯한 괴물을 데리고 등장한 왕비에 맞서 싸워 그 괴물이 마법에 걸린 백설의 아버지(왕)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왕비를 몰아내고 왕자와 결혼 하게 된 백설이 흥에 겨워 아라비안(혹은 인도) 느낌의 이상한 노래를 부르는데...
그 장면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고, 왜 그런걸 넣었는지 의아하다.

백설의 캐릭터는 동화속의 '순수한 공주' 이미지가 아니다.
영화 초반에는 동화속의 백설공주 캐릭터처럼 순수하게 나오지만, 난장이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기술을 배우며 와일드한 신여성(?)의 느낌으로 변모한다.
왕자와의 결혼식에서 이상한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그런 신여성 느낌의 연장선상에 있다.
원작 동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모티브중 하나는 '독사과' 이다.
독사과 이야기는 백설이 난장이 집에 있을때 나와야 하지만, 이 영화는 백설공주의 모험담에 촛점을 맞추다가 독사과 이야기를 넣기가 애매해진듯 하다.
그래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인 '독사과' 가 영화의 마지막에 잠깐 등장하는데, 마법을 지나치게 사용한 댓가로 늙은 노파가 되어버린 왕비가 백설공주와 왕자의 결혼식에 망또를 쓰고 찾아와 독사과를 건넨다.
하지만, 공주는 노파의 말을 듣다가 그 노파가 왕비(줄리아 로버츠)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사과를 잘라서 오히려 노파에게 건넨다.
백설이 건넨 독사과 조각을 받아든 노파는 사라져 없어지고, 비밀의 방에 있던 거울도 깨져 버린다.
원작과 달리 백설은 현명하고 능동적인 신여성으로 묘사되었다고 느껴지게 하는 부분이다.

왕자(아미 해머) 캐릭터는 정말 어정쩡하게 잡았다.
약간 어설픈 허당 캐릭터인데, 처음 등장해서 난장이들에게 습격을 받아 묶여 있을때, 처음으로 궁을 나선 백설과 마주쳐 서로 첫눈에 반한다.
죽었다던 백설공주가 난장이들과 함께 등장해서 도둑질을 하려 할때, 화려한 칼솜씨로 백설을 희롱하지만, 결국 또 정신을 잃고 웃옷을 벗기는 수모를 당한다.
이후 왕비의 마법약에 취해 결혼식을 하게 될 위기에 놓이지만, 사랑하는 왕자를 구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백설공주가 난장이들과 함께 결혼식장을 급습해 왕자를 구해낸다.
왕자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이미지에 허당 캐릭터로만 묘사되어서 좀 애매해졌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의상과 궁전의 장식들을 보면 돈 좀 들었겠다 싶지만, 장면 세트가 몇개 없다.
궁전, 비밀의 방, 어둠의 숲, 난장이 집, 마을 정도의 장면들이 계속 반복해서 나오는데, 처음에는 '꽤 멋진데' 하며 보다가, 같은 장소들이 계속 나오면서 이내 식상해졌다.
전반적으로 무난하기는 하지만, 주요 캐릭터들을 잘못 잡고 스토리도 어설프게 진행한게 아쉽다.
그리고, 미국식 유머 코드가 제법 많이 들어가 있는데,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 면에서는 좋았지만, 진지함과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효과만 난것 같다.

작품성은 5점 만점에 3.5점 정도, 오락성 역시 그 정도 점수.
백설공주 역의 릴리 콜린스는 정말 예쁘게 나온다.
단, 크고 검은 눈썹은 미스 매칭.
절벽에 지어진 왕궁이 참 이상한 형태인데, 마치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든것 같은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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